구태훈, 김진만, 김윤아, 이선규(좌로부터)
구태훈, 김진만, 김윤아, 이선규(좌로부터)
구태훈, 김진만, 김윤아, 이선규(좌로부터)

자우림은 통과의례와 같은 밴드다. 한국에서 록 음악을 좋아하게 되면 반드시 듣게 되는 밴드. 한때 아마추어 밴드들이 남성 보컬이면 YB(윤도현 밴드)를, 여성 보컬이면 자우림을 무조건 카피하던 시절이 있었다. 2013년 현재에도 여성을 프론트로 내세운 많은 밴드들이 자우림을 레퍼런스로 삼는다. 오랜 세월 바지런히 달려온 결과인 셈이다. 실제로 인터뷰를 통해 만난 수많은 여성 뮤지션들이 자우림 내지 김윤아를 롤 모델로 꼽곤 한다. 그만큼 하나의 표상으로 남은 상징적인 팀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정말로 중요한 사실은 자우림이 자신들에게 영감을 받은 후배들과 동시대를 함께 걸어가고 있는 현재진행형 밴드라는 것이다. ‘결성 16년차에 9집’은 자우림에게 단지 숫자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이 땅에서 록밴드가 16년 동안 동일한 멤버를 유지하면서 9집까지 발표했다는 것은 자랑할 만한 일이다. 대중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사랑해달라고 애원하지도 않은 자우림과 같은 팀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이미 밴드 초기에 자신들의 이름처럼 오묘한 색을 완성해낸 자우림은 한결같은 음악으로 우리 곁을 지켰다. 최근 유행어처럼 남용되는 ‘레전드 급’이라는 단어는 아직 시기상조. 실제로 만나보니 그들은 풋풋한 청춘의 모습이었으며 장난기도 느껴졌다. 사견을 밝히자면, 새 앨범 ‘굿바이 그리프(Goodbye Grief)’를 처음 듣고 과거 초창기의 색(팬들에게 각인된)이 많이 옅어진 것 같아 조금 아쉽기도 했다. 하지만 자세히 들어보니 이것은 9집 밴드다운 면모였다. 비교하자면 레드 제플린(Led Zeppelin)이 1집에서 날 것의 로큰롤을 들려주다가 9집 ‘인 쓰루 디 아웃 도어(In Through The Out Door)’에 이르러 견고하게 짜여진 음악을 선보이는 것과 같은 변화랄까? 오는 12월 28일 코엑스 D홀에서 단독콘서트를 여는 자우림을 만났다.

Q. 이례적으로 예능프로그램 ‘SNL코리아’를 통해 컴백을 했다. 방송에서 망가지는 모습도 서슴지 않고 보여줬다.
김윤아: 데뷔 초기인 1997~1998년에 ‘테마게임’이란 MBC 예능 프로그램에 자주 나갔었다. 그때도 망가지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었다. ‘SNL’은 정말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다. ‘SNL코리아’, 미국의 오리지널 ‘새터데이 나잇 라이브’ 둘 다 재밌게 봤다.
이선규: ‘SNL코리아’ 출연을 앞두고 사전미팅을 했을 때 제작진이 스팅, 마룬 파이브와 같은 팀들이 출연한 미국 오리지널 ‘새터데이 나잇 라이브’를 보여줬다. 그걸 보고 마음이 열렸다. 제작진이 우리 캐릭터를 잘 간파를 해주셔서 즐겁게 촬영했다.

Q. 이제 자우림을 레전드 급 밴드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예능프로그램에 나가는 것이 부담이 될 수도 있었을 것 같다.
김윤아: 레전드라니? 에이, 그렇지 않다. 시기상조인 것 같다. 자우림에 대해 차갑고 세 보이는 이미지가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실제로 우리 네 명이 되게 ‘허당’이다. 그런 면에서 ‘SNL코리아’는 우리에게 잘 맞는 옷이었다. 17년 동안 방송을 하면서 이번 프로그램이 가장 재밌었다. 특히 피콜로 변장을 한 것은 오랜 덕후의 꿈을 이뤘다고나 할까? 내 평생에 피콜로가 될 줄이야.

Q. 맞다. 자우림에게는 강한 이미지가 있는 것 같다. 우울하고, 몽환적인 느낌?
김윤아: 그런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우리에게 왜 ‘스물다섯, 스물하나’와 같은 곡을 하느냐고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하나의 이미지에 갇히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자우림은 어떤 특정한 음악이 어울린다는 말은 듣고 싶지 않다. 우리는 앞으로도 우리가 가고 싶은 길을 갈 거니까. 그런 관점에서 ‘SNL코리아’는 평소 무대에서 할 수 없는 우리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서 즐거웠다.
jaurim_champion_3
jaurim_champion_3
Q. 이번 앨범 준비하면서 정말 힘들어서 죽을 뻔했다고 말한 것을 들었다. 뭐가 그렇게 힘들던가?
김진만: 아, 몸과 마음이 정말 힘들었다.
구태훈: 9집까지 냈으면 이제 앨범을 수월하게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우리는 정말 치열하게 작업을 했다. 만족스런 소리를 찾으려니 당연히 힘들 수밖에.
김윤아: 여태까지는 앨범을 만들 때 연주자 각자의 파트를 굉장히 존중하는 스타일의 작업을 해왔다. 보통 곡을 만든 사람이 프로듀싱을 하는 입장이 되는데, 밴드의 작업이기 때문에 기타리스트, 베이시스트 각자의 의견을 존중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존의 방식과 달랐다.

Q.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이 달랐나?
김윤아: 1~3집을 만들 때에는 경우 스튜디오 경험이 적어서 빈틈을 보완하기 위해 소리를 꽉꽉 채워 넣는 작업을 했다. 이후 4집부터 지난 8집까지는 밴드 본연의 사운드에 충실하고자 여백을 주고 비우는 작업을 했다. 레코딩에서 불필요한 소리를 배제하고 멤버 각자가 가진 소리를 가지고 최소한의 것으로 만들어보려 한 것이다. 그런데 8집을 완성하고 난 후 멤버들끼리 비우는 작업은 일단락을 하자고 했다. 9집은 전과 다르게 해보고 싶은 열망이 컸다. 그래서 처음에 곡을 만들 때부터 그림을 다르게 그렸다. 보다 수학적인 접근을 했다고 할까? 머릿속에 그렸던 것을 실현하기 위해 멤버들을 들들 볶았다.(웃음) 어느 파트이건 간에 미리 생각했던 그림이 나올 때까지 재녹음을 반복했다. 가령 기타 연주 같은 경우도 마음에 드는 트랙이 나올 때까지 7~8번 다시 녹음을 했다. 어차피 다시 녹음할 것이니 대강 하자, 이런 자세가 아니고 매 트랙을 앨범에 싣는다는 생각으로 녹음을 했다. 정말 피 토하는 작업이었다.(웃음) 결과적으로 사운드가 그물망처럼 촘촘해졌다. 원하던 사운드였다.

Q. 다른 멤버들은 김윤아의 요구 때문에 혹시 섭섭하지는 않았나? 자신들의 색을 자제해야 하는 부분도 있었을 것 같다.
이선규: 오히려 진작 이렇게 해볼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8집까지는 멤버들이 즉흥적인 작업방식을 좋아했다. 이번에는 즉흥적인 것보다는 치밀한 작업을 했다. 예전에는 하나의 트랙을 녹음하면 이게 틀림없이 베스트일 거라 생각을 했는데, 이번에는 베스트가 아닐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기고 작업을 했다. 처음엔 정말 힘들었는데 역시 좋은 결과가 나왔다.
김진만: 녹음과정에도 공을 많이 들였다. 릴 테이프 레코더로 녹음을 했는데, 몇 개 트랙은 그 소리가 안 어울려서 아예 다시 녹음한 경우도 있다. 트랙 수도 예전보다 많아졌다. 많이 들어간 경우는 코러스만 약 40트랙 정도 들어간 것도 있다.

Q. 트랙 수가 많아져서 그런지 초창기 밴드 사운드에서 멀어지는 느낌도 받는다.
김윤아: 한국에서 밴드를 하는 사람들이 싸워야 하는 생각이 있다. ‘록은 이런 것이다’라는 정형화된 생각 말이다. 자우림은 아예 처음부터 그런 생각에서 자유로운 팀이었다. 가령 기타, 드럼이 강한 앙상블을 이뤄야 한다는 집착이 애초에 없었다. 그래서 매 앨범마다 다른 스타일의 음악을 해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이선규: 밴드 사운드에 대한 정의는 개개인이 다다른 것 같다. 개인적으로 마이클 잭슨의 앨범 ‘스릴러(Thriller)’는 정말 밴드 사운드가 충만한 앨범이라고 생각하는데 동의하지 않으시는 분들도 많을 거다.

Q. 그런 닫혀 있지 않은 생각이 자우림의 장수 비결이 아닐까?
일동: (웃음)

Q.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비롯해 곡들이 전보다 차분하다는 느낌도 받게 된다.
김진만: 그렇지는 않다. 디스토션 걸린 기타가 많지 않아서 그렇게 느끼는 걸 수도 있다. 이번에 진짜 격렬한 곡들이 많다.
이선규: 과거에 보여준 록 사운드와는 다르긴 한데, 이번 앨범이 오히려 내부로 깊게 들어가면서 격렬하다.
Jaurim_new_main
Jaurim_new_main
Q. 새 앨범에서는 ‘님아’의 한국적인 록이 기존의 자우림이 보여주지 않은 모습이 아닌가 한다.
김윤아: ‘님아’는 이번 앨범에서 가장 힘들게 작업한 곡이다. 한국적이면서도 우리와 어울리는 모습으로 앨범에 담길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 곡을 만들 때 내 머릿속에 있는 의도를 음원으로 딱 뽑아서 들려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이 곡은 특히 멤버들에게 설명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엄청 고생을 많이 한 곡이다.
김진만: 앨범 작업 종료 바로 전날에 오케이가 난 곡이다. 선규가 정말 애를 많이 썼다. 스튜디오 밖에서 담배를 피면서 “아 어떻게 쳐야 되는 거야? 아오!” 이랬다. 결국 미친 듯한 기타 연주가 나오게 됐다. 맨 정신엔 못 치는 연주 말이다.

Q. ‘디어 마더’의 경우 뮤지컬과 같은 전개를 가진 곡이다. 그래서일까? ‘나는 가수다’가 연상되기도 했다.
김윤아: 그렇게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사실 우리는 전부터 그런 구성의 곡들을 꽤 했다. 심지어 1집에 담긴 ‘마론 인형’에서도 그런 풍의 악곡을 보여준 적이 있다. ‘나는 가수다’에 나가기 전에 이미 자우림 안에 있던 음악이다. ‘나가수’에 대해 말하자면 우리는 일반적인 ‘나가수’ 편곡의 공식에서 벗어나 우리 마음대로 해보자는 주의였다. 백현진 선배와 듀엣을 했을 때도 일반적인 편곡 방식에서 매우 벗어나 있었다. 그런 것이 우리 역할이 아닌가싶다.

Q. 김윤아는 이제 본인이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가 됐다. ‘Dear Mother’는 혹시 자전적인 가사인가?
김윤아: 그것은 한국 교육제도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다. 주인공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생각했다. 그 가사의 주인공은 폭주족이었다. 고독하게 자랐고, 사랑을 받고 싶었던 어린 아이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이제 나이가 들었고 결국은 가족에게 돌아가려 한다는 내용이다. 난 음악이 내 개인의 이야기를 담는 일기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창작자들이 그렇다. 가령 무라카미 하루키도 작가 하루키와 일상의 하루키를 분리해서 생각하려 한다고 에세이를 쓴 적이 있다. 물론 작품에는 인생관, 생활습관이 어떻게든 표현되기 마련이지만. 친구들의 이야기나 뉴스를 통해 무거운 이야기를 전해 들으면 잠을 잘 못 자는 편이다. 주변의 이야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다. 그런 것이 바탕이 돼 결국은 음악으로 나온다.

Q. 타이틀곡은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어떻게 만들게 됐나?
김윤아: 우리 아가를 유치원 버스에 태우던 중 가로수에 만개한 꽃이 너무 예뻐 애틋했다. 갑자기 곡의 멜로디가 떠올랐고, 곡의 운율에 맞춰 ‘스물다섯, 스물하나’라는 가사를 쓰게 됐다.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굳이 의미를 부여하자면, 내가 스물넷에 데뷔를 했는데 그런 청춘을 떠올렸다고 우겨볼 수 있겠다. 특히 이 곡은 자우림으로서는 타이틀곡으로는 처음 해보는 스타일이다.

Q. ‘스물다섯, 스물하나’가 음원차트에 상당히 오랜 기간 정상권에 있더라. 음원강자들인 아이유, 버스커버스커, 샤이니 등과 함께 말이다.
김진만: 차트를 보니까 낮에는 순위가 떨어졌다가 새벽에 올라가더라. 역시 덕후 분들이 좋아하시는 것 같다.(웃음)
이선규: 차트에 계속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오래 들을 수 있는 곡이라는 방증인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쇼케이스 현장
쇼케이스 현장
쇼케이스 현장

Q. 각 멤버마다 애착이 가는 곡이 다를 것 같다. 어떤 곡들이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게 없겠지만, 특히 어떤 곡들이 뿌듯하던가?
이선규: 난 앨범 마지막 곡인 ‘슬픔이여 이제 안녕’을 들을 때 뿌듯했다. 총 11곡을 녹음하고 마스터링을 할 때 곡에서 곡으로 넘어가는 사이의 공백을 0.1초, 0.2초 앞으로 끌었다 뒤로 밀었다 하는 작업을 4~5시간을 한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사실 그게 무척 중요한 작업이다. 그 길이에 따라 11곡을 쭉 듣는데 있어서 호흡, 느낌이 다르기 때문이다. 앨범을 처음부터 들으면서 끝 곡인 ‘슬픔이여 이제 안녕’을 들었을 때 만족감을 느꼈다. ‘고생을 한 보람이 있구나’라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했다.
구태훈: 역시 타이틀곡 ‘스물다섯, 스물하나’가 뿌듯하다. 자우림을 새로운 팬들에게 더 많이 알릴 수 있는 곡이 된 계기가 된 곡이다.
김진만: 윤아가 만든 ‘이카루스’는 스케일이 매우 큰 곡이다. 이 곡을 녹음하면서 지구에서 태양의 거리만큼이나 커다란 장면이 음악에서 들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만큼의 곡이 나와 준 것 같다.
김윤아: 한 곡만 못 뽑겠다. 피를 토하면서 만들었기 때문에.(웃음) 굳이 한 곡을 꼽자면 ‘템페스트’ 꼽겠다. 내가 이상적으로 그리는 밴드 사운드가 담긴 곡이다.

Q. 이제 9집까지 오셨는데 자우림의 디스코그래피 중 중요한 지점이 된 앨범을 꼽는다면?
김윤아: 중요한 것은 물론 1집이겠지. 시작점이니까. 개인적으로는 4, 6집도 중요하다. 6집은 자우림의 디스코그래피 중 가장 아름다운 앨범이다. 6집은 자우림이 새로운 차원에 발을 디딘 앨범이었다. 마찬가지로 9집도 자우림이 새로운 세계로 향하는 관문과 같은 앨범이다. 그래서 9집 이후로는 예전의 작업방식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다.
이선규: 나도 비슷한 생각이다. 사실 모든 앨범이 그 순간에는 가장 중요하다. 그럼에도 9집은 자우림에게 매우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다.
김진만: 사운드적으로는 4집을 중요한 분기점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 4집부터 지금가지 쭉 일본인 엔지니어 요시무라 켄이치가 믹스를 맡아오고 있다. 우리와 음악적으로 말이 너무나 잘 통하는 친구다. 엔지니어라기보다는 동료와 같은 존재다.

Q. 자우림의 사운드는 특징적인 색을 가지고 있다. 어둡고 몽환적인 정서랄까? 대표적으로 신나는 곡인 ‘매직 카페트 라이드’도 자세히 들어보면 마냥 밝은 곡이 아니더라. 거기에 깔리는 피리 소리 때문에 음산한 느낌도 들고.
이선규: 글쎄, 그런 풍을 좋아한다기보다는 그런 음악이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닐까? 똑같이 신나는 곡을 해도 마냥 신나는 팀이 있고, 묘하게 신나는 팀이 있는데, 우리는 후자인 것 같다.

Q. 자우림은 홍대 라이브클럽에서 출발해서 메이저 시장으로 진출해 성공을 거둔 뒤 이제 어느덧 16년차 장수 밴드가 됐다. 록밴드로서는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이상적인 모델이라 할 수 있겠다. 밴드 초창기에 재머스, 블루데빌 등의 라이브클럽에서 공연하던 시절을 가끔 떠올리곤 하나?
김진만: 아, 그때 참 많이 (술을)마셨다.
이선규: 유앤미블루, 임현정, 황보령 등과 함께 공연을 했었던 기억이 난다. 최근 활동을 재개한 황신혜 밴드의 김형태 씨를 얼마 전에 만났는데 그 형이 그러더라. 자우림은 계속 하고 있으니까 너무나 좋고 반갑다고. 옛날 친구가 그대로 남아 있는 느낌이라고.
김윤아: 블루데빌에서는 목요일 밴드로 처음 시작을 했다. 관객이 한 명 있었던 시절도 있었다. 그런 건 아무것도 아닐 정도로 단련이 됐지. 지금 돌이켜보면, 그렇게 시작을 했기 때문에 우리가 평생 갈 수 있는 밴드가 된 것 같다. 그 시절이 우리에겐 큰 자산이다.

Q. 김윤아는 솔로 활동에 대한 향후 계획이 있나?
김윤아: 자우림 8집과 9집이 연달아 나와서 다음은 솔로앨범 차례가 아닐까 잠정적으로 생각 중이다. 아직 구체적인 그림이 나오지는 않았다. 다음 앨범은 정서적으로는 3집보다 2집에 더 가까울 것 같다. 전보다 더 성숙한 여자 버전이랄까?

Q. 이선규와 김진만이 함께 했던 밴드 초코크림롤스는 혹시 재결성 계획이 없나?
김윤아: 난 꼭 그들이 미니앨범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이선규: 초코크림롤스는 잠정 해체 중이다. 아주 한가하면 할 텐데…. 언젠간 재결성 공연을 할 날이 오지 않을까?

Q. 앞으로 자우림은 어떤 음악을 할까?
김윤아: 자우림이 데뷔 무렵에 했던 인터뷰 중 생생하게 기억나는 것들이 있다. 그때 질문 중에 “자우림은 10년 뒤에 어떤 음악을 하고 싶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에 대한 대답으로 “자우림은 계속 팬들을 배신하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말을 했었다. 우리는 정말 그 말대로 해온 것 같다. 팬들이 ‘이런 음악을 하겠지?’라고 예상했을 때 우리가 원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다른 쪽으로 갈 수 있는 밴드.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사운드홀릭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