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추석특집 2013 ‘아이돌스타 육상 양궁 풋살 선수권대회’ 풋살 예선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들과 송종국(왼쪽 끝), 유상철(오른쪽 끝) 일일 감독

2013 ‘아육대’ 풋살 예선 경기를 보러 가는 길에 목격한 희한한 광경 둘. 첫째, 교복을 입은 채 질서정연하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여고생들. 그리고 둘째, 갑자기 공활한 가을 하늘을 찢을 듯 들려오는 함성.

지난 3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에 위치한 고양체육관에서는 MBC 2013 추석특집 ‘아이돌스타 육상 양궁 풋살 선수권대회’(이하 ‘아육대’) 녹화가 진행됐다. 2013 ‘아육대’는 2AM, 미쓰에이, 헨리(슈퍼주니어M), 비스트, 인피니트, 엠블랙, 제국의 아이들, 시크릿, 레인보우, 걸스데이, 에이핑크, 달샤벳, 틴탑, B1A4, EXO, 크레용팝, 손진영 등 160여 명의 아이돌스타가 출연할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았다.

2013 ‘아육대’는 ‘아육대’ 최초로 남자 풋살 경기(미니축구)를 열며 전년도 대회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특히 풋살은 아이돌스타들의 남자다운 매력을 극대화하면서 일반적인 축구보다 좀 더 박진감 넘치고 속도감 있는 경기를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아육대’에 진정한 선수권대회의 이미지를 부여하는 계기가 될 터였다.

3일 공개된 남자 풋살 예선 경기에는 A, B, C, D 총 4개 조의 토너먼트 경기로 치러졌다. A팀에는 2AM의 슬옹과 창민, B1A4의 진영, 바로, 공찬, 백퍼센트의 상훈, AJAX의 승엽, MBC ‘위대한 탄생 시즌2’ 우승자 구자명 속했고, B팀은 EXO의 루한, 시우민, 수호, 백현과 인피니트의 호야, 우현, 테이스티의 소룡과 마이티 마우스 쇼리J가 포함됐다. C팀에는 제국의 아이들의 동준, 민우, 태현과 유키스 수현, 기섭, VIXX의 엔, 레오와 최근 MBC ‘일밤-진짜 사나이’로 예능대세로 급부상한 손진영이 자리했고, D팀에는 비스트의 두준, 기광, 요섭과 BTOB의 은광, B.A.P의 용국, 영재, 젤로와 MBC ‘위대한 탄생 시즌1’ 출신의 노지훈으로 이뤄졌다.

유상철(왼쪽), 송종국 감독의 지략 대결은 본 경기 만큼 관심을 모은 부분이었다.

이날 예선 경기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부분은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뤄낸 전 축구선수이자 감독, 해설위원에 이어 예능 프로그램에서까지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유상철, 송종국이 각각 C·D팀과 A·B팀의 일일감독을 맡았다는 점과 각 팀에 유소년 축구대표선수 경력을 지닌 선수와 ‘축구광’으로 알려진 선수들이 두루 포진해있다는 점이었다.

첫 경기는 B팀과 D팀의 경기였다. ‘아육대’ 사상 첫 풋살 경기이자, 두 감독의 명예 대결이기도 한 경기에서 D팀을 맡은 유상철 감독은 “선 수비, 후 역습”이라는 작전을 지시했고 주장 윤두준은 “경기 전 패싱 연습을 한 것은 기본기에 충실하자는 감독님의 뜻이었다”며 “경기를 통해 실력으로 보여드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D팀은 자칭·타칭 축구광이자 수원삼성 블루윙즈 소속 연예인 축구팀 소속의 윤두준과 청소년 대표 경력을 지닌 노지훈이 골키퍼로 출전해 기대를 모았다.

예선 첫 경기에 출전한 B·D팀 선수들은 후반전 이후 승부차기까지 가며 박진감 넘치는 대결을 펼쳤다.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고, 선수들은 분주히 움직였다. 그리고 얼마 뒤, 루한이 선취골을 터트리며 B팀의 초반 분위기를 주도했다. 전반 10분이 거의 다 되어갈 쯤, 이기광이 윤두준의 코너킥을 받아 넣으며 B팀을 바짝 추격했다. 후반 경기 또한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루한의 패스를 받은 호야가 침착하게 밀어 넣어 추가 득점을 올렸고, 이어 후반에 몸이 풀린 듯 종횡무진 코트를 누비던 윤두준이 골대 앞에서 왼쪽 상단으로 강슛을 날리며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B팀과 D팀의 대결은 승부차기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승부차기는 골키퍼의 영역이라 했던가. 노지훈이 버티고 있는 골문은 쉽사리 B팀에 골을 허용하지 않았다. 윤두준, 은광, 이기광이 차례로 키커로 나선 D팀은 모든 골을 넣은 반면, 우현, 루한, 호야가 키커로 나선 B팀은 세 번의 기회를 모두 놓치며 주저앉았다.

B·D팀이 치열한 접전을 펼친 만큼 A·C팀의 경기도 큰 기대를 모았다. 사실 A팀에 속한 구자명이 17세 이하 청소년 국가대표선수를 지냈던 만큼 경기 시작 전에는 C팀이 우세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경기 휘슬이 울리고 일분 만에 주장으로 나선 레오가 벼락같은 슈팅을 날리며 선취 득점에 성공했다. A팀의 수난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첫 골 이후 30초 만에 동준이 뛰어난 개인기를 자랑하며 2명을 제친 후 추가 득점을 올렸고, 텀블링 세러모니까지 선보이며 경기장 분위기를 달궜다. 손진영의 수비 활약도 대단했다. ‘진짜 사나이’를 통해 정말 사나이로 거듭난 듯 모든 슛과 패스를 머리로 받아내며 해설자에게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 수비수 리오 퍼디낸드 같다’는 찬사를 받았다.

이번 풋살 예선 경기에서는 MBC ‘위대한 탄생’ 출신의 선수들의 활약이 대단했다. 노지훈은 승부차기에서 모든 슛을 막아냈고, 구자명은 혼자 네 골을 넣으며 대역전 극을 썼다. 손진영은 모든 공을 헤딩으로 처리하며 구멍 병사답지 않은 철벽 수비를 펼쳤다.

후반에 접어들며 수현이 세 번째 골을 넣었고 C팀은 패색이 짙어갔다. 기대를 모았던 구자명도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 듯 과한 의욕으로 파울을 연발했다. 그때, 종료를 7분여 앞둔 시점에 구자명이 첫 골을 기록하며 추격의 불씨를 당겼다. 그리고 경기 종료 2분 30초 전, 새로 투입된 바로가 구자명에게 킬패스를 연결했고, 구자명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1분 30초 전, 경기장에 돌연 함성이 터졌다. 승엽의 크로스를 받은 구자명이 가슴 트레핑 후 하프 발리 슛으로 그물을 뚫을 듯한 슛을 하며 동점을 만든 것이다. 이어 구자명은 마지막 결승골까지 기록하며 예선 경기 대역전극을 썼다.

승리를 위해 태클도 불사하며 구슬땀을 흘린 그들의 모습은 ‘아육대’에서 만큼은 프로 선수에 가까웠다. 풋살 경기에 출전한 아이돌 선수들에게서는 몸을 사리거나, 적당히 명분을 세우는 식의 플레이는 찾아보기 힘들었고, 그런 열정은 경기를 지켜보는 기자의 가슴에도 뜨거운 무언가를 남겼다. 2013 ‘아육대’ 풋살 경기 예선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이렇다. “풋살? 운동은 남자의 자존심이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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