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간담회" />KBS2 <최고다 이순신> 기자간담회

12일 방송된 KBS2 드라마 <최고다 이순신>(극본 정유경, 연출 윤성식)의 시청률은 27.5%(닐슨미디어 제공)다. 지상파 3사의 월화드라마와 수목드라마의 시청률이 10% 안팎에 머무는 것을 본다면 <최고다 이순신>의 시청률은 엄청난 수치다. 그러나 <최고다 이순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는 아직도 시청률에 대한 갈증과 불안이 숨어 있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 <내딸 서영이> 등 전작들은 시청률 50%를 넘는 대박을 터트리며 KBS2 주말드라마의 흥행불패공식을 만들었다. 게다가 <최고다 이순신>은 아이유라는 아이돌 톱가수가 타이틀롤을 맡으면서 더욱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정작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건 아이유도 아니고 드라마의 내용도 아니었다. “어디 감히 이순신 장군의 이름을 사용 하는가”라는 제목에 대한 논란이었다. 제목 논란, 연기력 논란 그리고 시청률 부진 속에서 주인공 아이유가 가지는 부담감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13일 서울 청담동의 한 식당에서 열린 <최고다 이순신> 기자간담회에서 이미숙은 “연기는 잘 하는 거냐, 못 하는 거냐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에 들어가 있느냐 없느냐를 말한다. 아이유를 보면 그냥 이순신처럼 보이기 때문에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몰입하게 한다”라며 아이유를 응원했다. 극중 이순신은 주위를 둘러싼 난관을 거치며 스타로 성장하는 역할이다. 어찌 보면 스타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아이유의 과거와 많이 닮아있다. <최고다 이순신>은 이제는 어엿한 가수로 자리 매김한 아이유에게 연기자로서 제대로 성장하게 만드는 성장통일지도 모른다.

아이유 “아직은 이순신이 많이 성장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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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순신은 전작 <드림하이>에 비해 감정이 더 복잡한 캐릭터다. 감정연기에 힘든 점은?
아이유 : 감정이 다양한 캐릭터라서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주변에서 선배들과 동료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기 때문에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

Q. 전작들에 비해 시청률이 저조한데 사기가 떨어지거나 부담감을 느끼지는 않는지.
아이유 : 촬영장 분위기가 굉장히 좋아서 사기는 떨어지지 않았다. 가수로 활동할 때는 어린 친구들이 “아이유”라며 많이 알아봐주었는데 요즘은 어르신들이 “이순신”이라며 알아보셔서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 시청률은 토요일보다 일요일 시청률이 더 좋은데 그것을 보며 힘내고 있다.
이미숙 : 시청률 부진은 계절의 영향도 있다. 날씨가 좋아서 사람들이 나들이를 많이 가기 때문에 안방극장을 잘 찾지 않으시는 것 같다. 요즘은 주말마다 비가 오라고 빌고 있다. 그래도 어르신들이 나를 보고 “순신이 엄마”라고 하는 것을 보며 주말극의 힘을 느꼈다.

Q. <최고다 이순신>이라는 제목이 이순신 장군을 비하한다는 논란이 일었는데
윤성식 감독 : 전혀 예상치 못한 논란이었다. 당황스러웠다. 시련을 겪고 성취를 하는 이순신 장군 인생의 큰 줄기를 모티브로 삼아 제목을 정한 것인데 사람들이 의미부여를 지나치게 한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민감한 점을 생각하지 못한 실수였다. 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기 때문에 좋게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을 계속 가지고 있다. 아직도 신경을 쓰는 사람이 많아서 마음이 많이 아프다.
아이유 : 사실 조금 예상을 했다. ‘그렇게 비춰질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기분을 상하셔서 죄송한 마음이 컸다. 이순신 장군을 비하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는데 제목 논란 때문에 초반에 아버지와 이순신의 따뜻한 감정이 많이 묻혀서 아쉽다. 그때 상처받으신 분들에게 사과를 드리고 싶고, 비하 의도는 전혀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말하고 싶다

Q. 가수 출신 연기자에게는 항상 연기력 논란이 따라오는데 오히려 제목 논란이 이를 가린 것은 아닐까?
아이유 : 제목 논란이 워낙 초반에 생긴 일이고 나 자신도 연기력 논란을 신경 쓰기에 여유가 없었다. 요즘에서야 사람들이 내 연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고 있다. 드라마에서 연기하는 것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 신인 배우이기 때문에 저도 어색하고 시청자들도 연기자로서 아이유의 모습을 어색해 하실 것 같다. 최대한 신경을 쓰는 중이긴 한데 훨씬 더 노력할 것이다. <최고다 이순신>은 성장드라마이다. 아직은 이순신이 많이 성장하지 못했다. 남은 30회 안에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선에서 성장을 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다.

Q. 그래도 선배들에게 혼이 나거나 따로 배운 적은 없나?
아이유 : 혼난 적은 없다. 드라마 촬영 전에 ‘혼나지 않을까’가 가장 걱정이었다. 정말 신기하게도 무서운 선배들도 안 계시고 연기를 하다보면 거의 매 순간, 매 장면들을 선배들에게 배운다. 고두심 선생님과 같이 연기를 할 때, 잘 이해가 되지 않았던 장면이 있었는데 같이 연기를 하면서 ‘아, 이런 거구나’ 깨닫는 장면도 있었다.

Q. 아이유의 연기력은 타고난 끼 덕분인가. 아니면 노력 덕분인가.
아이유 : 우선 재미있으니깐 즐겁게 하고 있다. 타고난 건 이순신처럼 단순하고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된다.

Q. <최고다 이순신>에서 이순신도 신인이지만 송미령에 의해 억울한 일을 당한다. 신인 때 억울했던 경험은 없었나.
아이유 : 중학교 3학년 때 데뷔를 했는데 음악방송을 하게 되면 교복을 입고 리허설을 한 적이 많았다. 교복을 입고 방송국을 들어가려고 하면 경비실 아저씨들이 못 들어가게 막고 실제로 쫓겨난 적도 많이 있었다.
조정석 : 뮤지컬로 데뷔했을 때를 생각하면 뮤지컬은 전 시즌의 똑같은 역을 했던 선배님과 비교를 많이 당해서 서러웠다. 또 더블 캐스팅을 많이 하는데 선배님들과 함께 하게 되면 선배님에게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이미숙 : 요즘은 오히려 후배한테 혼난다. 그 전에는 선배들이 데려와 가르치고 하는데 요즘은 기본적으로 갖추고 나오기 때문에 많이 달라졌다. 잘 한다, 못 한다 평을 내리는 풍경은 이제 아닌 듯하다.

Q. 극중 이순신은 끊임없이 어려움에 처한다. 아이유도 실제로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극복했던 경험이 있었나.
아이유 : 우선 이순신은 현재 의지박약 상태이기 때문에 아직 벽을 넘으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제 극이 진행될수록 변할 것이다. 반면에 나는 아직 포기를 해야 하는 상황은 없었다. 굳이 극복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책임감이 강하기 때문에 노력할 것 같다.

Q. 극중 송미령이 이순신의 연기 선생님이 되었던 것처럼, 연기를 할 때 도움 받는 사람이 있다면?
아이유 : 항상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찍을 때 정동환 선생님(이순신 아버지 역)을 생각한다. 실제로도 아버지를 각별하게 여기는데 그것을 생각하며 감정을 잡는다. 정동환 선생님처럼 나도 누군가에 있어서 감정을 몰입시켜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 연기가 끝난 뒤에도 여운을 남기는 배우가 되고 싶다. 배우가 아닌 사람으로서는 유인나처럼 사랑스러운 생명체로 살고 싶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KB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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