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유리 / 사진=텐아시아DB


"출연료 42억 원설이요? 물어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얘기하고 싶었거든요. 출연료에 대해 자세히 얘기할 순 없지만, 42억은 살면서 만져본 적도 생각해본 적도 없는 돈이에요. 아니라고 확실히 얘기하고 싶었어요. 42억을 언제 만져볼지 모르겠지만 버는 그 날까지 열심히 하는 조유리 되겠습니다. 하하."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시즌2에 합류한 조유리는 자신의 출연료와 관련된 소문을 이같이 해명하며 웃었다. '오징어 게임2'는 게임 우승자 기훈(이정재 분)이 다시 게임에 참여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는 작품. 완성도를 두고 평가가 엇갈리지만 시즌1의 명성 덕에 시즌2도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오징어 게임' 시즌2 스틸. / 사진제공=넷플릭스


조유리가 연기한 준희는 잘못된 투자로 거액을 잃고 게임에 참가하게 된 인물이다. 남자친구 명기(임시완 분)의 아이를 임신했는데, 명기는 연락을 끊은 상태다. 잘못된 투자도 코인 방송 유튜버인 남자친구의 말을 들은 탓이다. 조유리는 "준희는 먹을 거 다 먹을 수 있는 행복한 임산부는 아닐 거라 생각해서, 오히려 촬영에 들어가고 살을 조금씩 뺐다"고 말했다. 또한 출산 경험이 없는 조유리는 실감나는 임산부 캐릭터 연기를 위해 "임신 경험이 있는 주변 분들에게 여쭤보며 캐릭터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엄마에게 많이 물어봤어요. 임신하면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감정 변화는 어떻게 겪는지 등이요. 아이를 보호하려고 계속 배를 만진다든가 무거운 배를 들어올린다든가, 또 쪼그려 앉을 수 있는지, 뛰는 게 가능한지, 이런 자세들에 대해서도 공부해봤어요. 임신에 너무 익숙한 느낌이 나면 안 돼서 일부러 아는 것들을 배제하기도 했죠."조유리는 이번 작품을 준비하며 어머니의 모성애도 느꼈다. 임산부 캐릭터 분석을 위해 어머니가 과거 썼던 육아일기를 보면서다.

"엄마가 저를 임신했을 때부터 3~4살이 될 쯤까지 육아일기를 썼더라고요. 읽어보면서 '엄마의 사랑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위대하구나, 절대적 사랑이구나' 느꼈어요. 내가 어떻게 설정하고 이럴 필요가 없겠다 싶었죠. 푹 빠져서 (뱃속 아이를) 사랑하면 되겠구나 싶었어요. 그러니 오히려 간단명료해졌어요."

조유리 / 사진제공=넷플릭스
조유리는 Mnet 걸그룹 오디션 '프로듀스48'을 통해 아이즈원으로 데뷔해 활동했다. 아이즈원 해체 후에도 솔로 가수로 활동해오다 현재는 연기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이번 '오징어 게임2'에는 4차에 걸친 오디션을 통해 발탁됐다고 한다.

"감독님한테 절 뽑은 이유가 뭔지 따로 여쭤보진 않았어요. 당시엔 봤던 오디션에 다 떨어진 상황이었고, '오징어 게임2' 하나가 남아있었죠. '이 작품을 하고 싶다, 이 역할을 꼭 따내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뱃속 아이와 게임장에 나가는 준희의 마음과 맞닿았던 게 아닐까요. 독기 가득한 눈빛에서 준희를 느끼셨을 것 같아요."

조유리에게 이병헌, 이정재를 비롯해 임시완, 강애심 등 여러 선배와 함께한 '오징어 게임2'는 배움의 현장이기도 했다. 그는 "모든 순간 배움의 연속이었다. '쉴 때는 이렇게 쉬고 준비는 이렇게 하는구나' 배웠다. 사소한 하나하나 신기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병헌은 '오징어 게임2'에서 인상적이었던 배우로 조유리를 꼽기도 했다. 이병헌의 칭찬에 조유리는 "짜릿했다. (기사 내용을) 캡처해서 갤러리에 보관해놨다"며 기뻐했다."선배님들과 하는 거의 첫 촬영이었어요. 모니터 뒤에 앉아있었어요. 그 앞에 병헌 선배님, 정재 선배님이 앉아계셨는데, 병헌 선배님이 휙 돌아보면서 '너 눈빛 좋더라'고 하시더라고요. 정재 선배님도 휙 돌아보며 '방금 신 좋았다'라고 하셨어요. 극 중 제가 배를 만지면서 팀에 끼워달라고 하는 신이었어요. 감사했죠."

사진=텐아시아DB


가수로 시작했지만 연기에도 점점 더 빠져들고 있는 조유리. 그는 "임신도 해봤다가 목숨 걸고 게임도 해봤다가. 현생에서 못 사는 인물로 살아볼 수 있는 게 큰 재미"라며 즐거워했다.

"다른 점보다 오히려 비슷한 점이 많다고 느껴요. 무언가를 표현해내는 거잖아요. 대중들에게 어떤 것을 보여주고 인정받아야 하는 것. 인정받았을 때 뿌듯함. 그런 걸 해내야한다는 것까지 다 비슷하게 닮아 있어요. 연기가 이유 없이 재밌어요. 명확한 이유가 있었다면 오히려 흥미를 금방 잃었을 것 같아요. 아무 이유 없이 노래가 재밌고 좋듯 연기도 아무 이유 없이 재밌고 좋아요. 직업 만족도가 놓습니다. 하하."

조유리는 앞으로도 배우와 가수 활동을 병행할 계획이다. 그는 "이번 연도에 새로운 앨범도 나올 예정이다. 하나에 치중하지 않고 둘 다 열심히 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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