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민서/사진제공=에이사이드컴퍼


가수 민서가 팀 90 project를 결성하며 그의 대표작 '좋아'를 넘어서기 위한 초석을 깔았다. 20대 전반에 걸쳐 다양한 음악적 콘셉트를 도전한 끝에 잘 어울리는 옷을 찾아 입었다는 평가가 업계서 나오고 있다.

8일 90 project(나인티 프로젝트)의 'Another Way'(어나더 웨이)가 발매됐다. 솔로 여성 아티스트로서 7년을 활동해온 만큼, 팀으로 활동하는 모습은 대중에게 낯설다. 그의 이러한 시도는 그간 그가 보여온 '좋아'로 대표되는 발라드 가수로서의 이미지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의도로 해석된다.
팀 나인티 프로젝트/사진제공=에이사이드컴퍼


지금까지 민서는 데뷔 이전이었던 2017년 발매한 '좋아'를 넘어서는 성적의 곡을 보여주지 못했다. 대신 그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자신에게 어울리는 음악과 이미지가 무엇인지 찾아 나갔다.

민서는 2018년 데뷔 앨범 '멋진 꿈'부터 미니 1집 'The Diary of Youth'(더 다이어리 오브 유스), 2022년 발매한 'mOS 2.74''까지 통통 튀는 소녀의 이미지를 내세웠다. 당시 그의 스타일링은 일반 여성 솔로 아티스트들과 같이 아이돌을 연상케 했다. 그러다 지난해 3월 발매한 'DEAD LOVE'(데드 러브)에서 민서는 복수를 결심한 강한 여성의 이미지를 도전하기도 했다.반면, 이번 'Another Way'에는 의도한 것으로 보이는 이미지랄 게 없다. 오히려 담백함을 내건 이번 곡의 콘셉트는 민서의 이미지 변신 차원에서 아주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있는 그대로 편안한 김민서(민서 본명)의 모습이 담겼고, 이는 이 곡을 감상하는 이들의 마음까지 편안하게 만들어 줬다.

가수 민서/사진=팀 90 project 'Another Way' 뮤직비디오 캡처


뮤직비디오를 보더라도 특별한 스타일링을 하지 않았다. 낙낙한 품의 니트 카디건을 걸치고 머리카락은 바람에 나부끼는 대로 두고 노래와 연주에 심취해 있다. 아이돌의 뮤직비디오처럼 스튜디오에서 촬영하지도 않았다. 바람 부는 해변에 서서 팀원들과 음악을 즐기는 모습에선 당장 여행을 떠나야 할 것만 같은 자유로움과 청량함이 느껴지기도 한다.민서가 직접 작사한 가사에도 가식이 없다. 올해로 한국 나이 30살을 맞이한 그가 20대 내내 해왔던 고민과 그 답이 잘 담겼다. 선택의 갈림길에서 뭘 선택하든 그게 정답이라는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창법 역시 감정을 덜어낸 담백한 느낌이다. 본인이 불편함 없이 잘 소화할 수 있는 음역대를 골라 시원시원한 발성을 선보였다. 또, 바이브레이션(음의 떨림), 다이내믹(발성 크기 차이) 등 감정을 표현할 요소들을 절제했다. 음을 꺾는 밴딩도 없이 담백하게 멜로디를 표현했다.

사진제공 = 에이사이드컴퍼니


이러한 민서의 변신은 그의 외관과도 무척 잘 어울린다. 이번에 ' Another Way'에서 그가 선보인 모습은 170cm가 넘는 훤칠한 키와 뚜렷한 이목구비로 보이는 시원한 인상에 걸맞은 콘셉트였다.

민서가 8년째 그의 이름 옆을 지키고 있는 '좋아'라는 프레임을 벗어던질 때가 다가오고 있다. '좋아'는 분명 그의 큰 성과이면서도 동시에 넘어야 할 높은 산과 같다. 꾸밈없이도 매력 넘치는 '김민서'의 모습으로 머지않은 미래 이 산을 뛰어넘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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