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 키즈/ 사진 제공=JYP
케이팝 한국풍 맛집 대결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스트레이 키즈다. '소리꾼'에 이어 한 번 더 전통 옷을 입었다.

16일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아이튠즈에 따르면 스트레이 키즈의 새 앨범 '合 (HOP)'(합)은 이날 오전까지 누적 기준 일본, 브라질 등 해외 28개 지역 아이튠즈 톱 앨범 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더불어 발매 당일 음반 집계 사이트 한터차트 기준 142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하루 만에 밀리언셀링을 이뤘다.

타이틀곡 '워킨 온 워터'는 고전적인 멋과 트렌디한 힙합 에너지가 어우러진 콘셉트가 특징적인 노래다. 멤버들은 전통 크루 남사당패를 재해석한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큼직한 액세서리, 입술 피어싱 등 트렌디한 스타일링이 한옥의 고전적인 멋과 어우러져 이색적인 분위기를 풍겼다.뮤직비디오 속 멤버들은 전통미가 살아 있는 한옥 배경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당구를 치는 등 힙한 분위기를 뽐낸다. 우리나라 전통 놀이인 장기를 두는 모습도 나온다. 새 앨범 발매를 기념해 여는 팝업 스토어 진행 장소는 북촌 휘겸재로, 전통과 현대의 조화가 담긴 앨범 콘셉트를 강조하기에 제격인 장소다. 팝업 스토어에는 신곡 뮤직비디오 속 분위기가 고스란히 담겼다.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차량, 스피커 등이 한옥 공간에 배치됐다. 휘겸재는 서울특별시 민속문화재로 지정된 개량한옥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를 지닌다.

스트레이 키즈 'Walkin On Water' MV/ 사진 제공=JYP

사진=스트레이 키즈 '소리꾼' MV 갈무리

스트레이 키즈의 전통 콘셉트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들은 과거 국악과 결합된 사운드의 '소리꾼'을 선보였다. 전통적인 콘셉트를 트렌디하게 해석하며 '콘셉트 맛집'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소리꾼'으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만큼 다시 한번 한국풍으로 돌아오는 이들은 향한 기대가 컸다. 스트레이 키즈는 이번에도 기대에 부응하는 퍼포먼스로 돌아오며 '한국풍 맛집' 자리 굳히기에 들어갔다.

아이브 역시 지난 4월 발매된 '해야'에 전통적인 요소를 다방면으로 활용했다. 가사와 뮤직비디오 전반에 한국 설화를 녹여냈다. 한국풍 의상과 소품도 눈에 띈다. 노리개, 한복, 부채 등이 대표적이다. 뮤직비디오 2D 원화를 담당한 박지은 작가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해야의 공식 컨셉은 한국의 아름다움과 해를 사랑한 호랑이"라면서 "한지 위에 전통재료로 그린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동양미를 극대화할 수 있는 요소를 최대한으로 활용한 셈이다.

사진=아이브 '해야' MV 갈무리
사진=BTS 'IDOL' MV 갈무리

이전에도 케이팝 아이돌 그룹이 전통미를 강조한 콘셉트로 글로벌 시장에 나선 경우는 종종 있었다. 방탄소년단 '아이돌'(IDOL) 뮤직비디오에는 북청 사자놀이가 등장한다. 유로-아시안 건축 및 한국 전통 양식을 차용한 세트장을 사용했다. 블랙핑크도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 발매 당시 크롭 스타일의 한복으로 화제가 됐다. 한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을 두고 호평이 이어졌다.

케이팝 아이돌들은 앞장서 '가장 한국적인 게 세계적'이란 말을 증명했다. 단순히 전통을 계승하는 게 아닌, 재해석을 통해 트렌디한 새 장르로 개척하는 모습이다. 해외에서는 생소한 문화이기에 신선하게 느끼는 소비자가 대다수다. 그룹 차원에서는 성과를 도모하는 동시에 해외에 우리 문화를 알리며 긍정적인 영향력을 전파할 수 있다. '한국풍 맛집' 수식어를 얻으려는 이들은 앞으로도 속속 등장할 전망이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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