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기안이쎄오' 0%대 시청률로 시작, OTT 다시보기도 없어
사진=텐아시아DB


≪태유나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자신의 이름을 건 첫 예능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6년차 CEO' 기안84가 여러 분야의 CEO들을 만나 고민에 대한 해결 전략을 제시하고 소통하는 오피스 예능 '기안이쎄오'다. '나 혼자 산다' 주역들의 재회에도 아직 방향성이 제대로 잡히지 않은 어수선함이 재미를 반감시켰다는 평가다.

지난 5일 첫 방송된 '기안이쎄오'는 동병상련 CEO들을 위한 해결사가 된 기안84의 예측 불가 CEO 구출일지를 그리는 프로그램. 2021년까지 '나 혼자 산다'를 연출했던 황지영 PD가 기안84, 한혜진과 재회해 방송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무엇보다 연예계 진출 이후 '기안'이라는 이름을 내건 첫 번째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더욱 이목이 쏠렸다.
사진 제공 : ENA X LG유플러스 <기안이쎄오>

1회 방송에서 기안84는 한혜진 본부장과 함께 여의도에 위치한 'H' 백화점의 대표인 유희열 점장을 만났다. 유 점장은 발령 받은 지 1년 정도 된 상황으로, 매출 증가를 위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기안84는 여의도점이 매출 1위라고 생각했지만, 판교와 압구정점이 매출로는 훨씬 높았다. 유 점장은 여의도점은 매출도 중요하지만 문화적인 경험을 중요시하는 매장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기안84는 백화점을 돌아다니며 직원, 손님들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회의에서도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새로운 시각의 아이디어를 던지기도 했다. 꿈과 낭만을 키워드로 잡고 PT를 시작한 기안84는 명품관 앞에 찜질방 인테리어를 제안하고, 열기구를 타고 방문하는 등 엉뚱한 상상력을 발휘했다.
사진제공=ENA

제작발표회에서 한혜진이 "엄청 오랫동안 찍어서 트렌드와 많이 안 맞긴 하다"고 우스갯소리로 저격한 것처럼 기안84와 한혜진은 백화점 오픈 전부터 저녁까지 종일 스케줄을 소화했다. 그러나 이들의 노고와는 달리 1회 시청률은 0.7%에 그쳤다. ENA 방영이라는 핸디캡이 있지만, 최근 방영된 ENA 예능 '백종원의 레미제라블', '내 아이의 사생활' 등이 1%대 시청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도 낮은 수치다.

현재 '기안이쎄오'는 웨이브, 티빙, 넷플릭스 등의 OTT에 다시보기가 제공되지 않고 있다. 유일하게 볼 수 있는 곳은 LG유플러스 모바일 뿐이다. 넷플릭스에는 오는 19일이 되서야 공개된다. 첫 방송 후 2주 뒤부터 공개라는, 다소 이례적인 일이다. 예능의 경우 본방송보다 OTT를 통해 입문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안이쎄오'는 초반부터 너무도 폐쇄적인 플랫폼 탓에 새로운 시청자 유입이 쉽지 않다.
사진제공=ENA

'기안이쎄오' 구성 자체에도 아쉬운 부분이 있다. '기안이쎄오'는 회사를 돌아다니는 기안84, 한혜진과 스튜디오에서 이를 지켜보는 정용화, 미미, 한혜진의 영상이 번갈아 비친다. 그러나 한혜진이 두 영상 모두에 나오며 기안84와 맞먹는 분량을 가져가면서 집중도가 깨졌다. 기안84, 한혜진은 유튜브에서 자주 봐오던 케미라 익숙함은 있었지만, 새로운 재미는 없었다. '태어난김에 세계일주'에서 기안84를 감싸면서도 웃음을 줬던 장도연과 비교를 피할 수 없다. 2회부터는 매주 새로운 게스트가 나온다는 점은 다행스럽다.

기안84의 엉뚱한 매력과 CEO라는 점이 만나면서 부딪히는 점이 재미의 포인트지만, 첫회가 대형 백화점이라는 점에서 기안84의 상상력이 풍부하게 비치지는 못했다. 기안84를 중심으로 날것의 엉뚱함과 기발한 상상력에 조금 더 집중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기대 이하의 출발선에서 시작했지만, 남은 7회 동안 상승세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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