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아이들 소연/ 사진=텐아시아 사진 DB

(여자)아이들이 재계약을 발표했다. 리더 전소연의 파격 퍼포먼스로 해체설까지 불거졌지만, 멤버 전원이 함께하는 미래를 택하며 논란을 종식시켰다.

(여자)아이들은 지난달 30일 열린 멜론 뮤직 어워드(MMA) 시상식에서 대상 수상 소감을 밝히던 중 전원 재계약 소식을 깜짝 발표했다. 전소연은 자신의 SNS를 통해서도 "다섯 명이 함께 하자는 생각은 모두 같았다. 저는 앞으로 더 오래 아이들이라는 팀의 리더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너무 기쁘고 자랑스럽다"며 소감을 밝혔다.

앞서 전소연은 '계약 종료' 폭탄 개사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전소연은 지난 8월 3일 서울 송파구 KSPO DOME에서 (여자)아이들 단독 콘서트 '아이돌'(IDOL)에서 솔로 무대 중 "시X 눈치 따위 봐야 하나"라며 "11월 계약 종료. 누가 날 막아"라는 가사를 소화해 파장을 일으켰다. 전소연이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며 (여자)아이들이 해체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그는 유튜브 채널 'df 디에프'에 출연해 "거짓말을 적은 것도 아니고, 사실 이슈가 될지 몰랐다"고 밝혔다. 이어 "그 무대는 자기 얘기를 하는 무대였다. '나 요즘 뭐 하고 살지' 이런 생각을 하다가 '나 이제 계약 끝나지? 그러면 계약 종료' 이렇게 된 거다. 저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이슈가 돼서)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여자)아이들/ 사진=텐아시아 사진 DB

전소연은 멤버들과의 미래를 지속해서 언급하며 팬들을 안심시키고자 했지만, 불안감은 여전했다. 전소연의 계약 만료 자체는 사실이었고, 재계약 소식이 들려오지 않아서다. 아이돌 그룹에게 재계약은 중요한 이슈고, 전소연은 팀의 색깔을 책임지는 핵심 멤버다. (여자)아이들의 곡을 쓰고 콘셉트 등 다양한 부분에 의견을 내왔다. 구성원이자 프로듀서로서 팀을 이끈 전소연이기에, 그가 빠지면 그룹이 색을 잃게 된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예민한 사안을 두고 불필요한 잡음을 일으켰다는 지적이 나온 이유다. 멤버들 역시 듣지 않아도 됐을 말들을 들으며 부정적 이슈에 노출됐다.

잡음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영리한 전략이었다. 전소연이 선보였던 '계약 종료' 퍼포먼스 덕에 재계약 소식은 더 큰 주목을 받았다. 팬이 아닌 일반 대중들도 이들의 재계약 소식에 귀를 기울였다. 덕분에 이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추후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중소기획사 출신 그룹이 이 정도 관심을 받는 게 흔한 일은 아니다. 음악에도, 그룹의 서사에도 전소연의 역할이 컸다. 재계약 소식을 전한 날, (여자)아이들은 MMA에서 7년의 커리어가 담긴 무대를 펼쳤다. 모두 전소연이 써내려간 곡들로 구성됐다. 전소연은 전 멤버 수진의 탈퇴 이후 팀이 휘청일 뻔한 상황에서 '톰보이'(TOMBOY)를 내놓으며 입지를 탄탄하게 다졌다. 이후에도 팀에게 필요한 곡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직접 쓴 곡으로 대중의 귀를 사로잡았다. (여자)아이들은 위기를 딛고 도약해 첫 대상을 거머쥘 수 있었다.

(여자)아이들/ 사진 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전소연의 결정에는 팀 유지가 큰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전소연은 자신을 '아이들 엄마'라고 칭하는 등 멤버들을 향한 애정을 내비쳐 왔다. 수상 소감 당시 재계약 소식을 전할 때도 자신뿐만 아니라 타 멤버들도 언급하며 팀으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전소연은 수상 소감에서 "제가 계약이 끝나서 아이들이 해체한다느니 끝났다느니 하는 기사가 많이 났다. 저희 다섯 명이, 저 혼자가 아니라 다같이 재계약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저 혼자 아니고 저희 다같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여자)아이들은 재계약을 통해 끈끈한 의리를 증명했다. 소속사를 떠나도 그룹 활동은 지속할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뿔뿔이 흩어진 멤버들이 모여서 활동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모두 함께 기존처럼 활동하기 위해서는 큐브에 남는 게 최선이었을 테다. (여자)아이들은 멤버 다섯 명 중 세 명이 외국인이다. 자국에서 활동하길 택할 수도 있었겠지만, 한국에서 멤버들과 함께하길 선택했다.

소속사 큐브로서는 한시름 던 셈이다. (여자)아이들 외에는 내세울 만한 아티스트가 없는 상황이다. (여자)아이들 의존도가 높은 점은 여전히 숙제다. 아티스트 한 명의 거취에 회사 전체가 휘청이지 않기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해야 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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