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벨벳 아이린/ 사진 제공=SM

그룹 레드벨벳의 맏언니 아이린이 홀로서기에 나섰다. 데뷔 11년 차에 솔로 가수로 발돋움한 아이린이지만, 앨범에서 음악적 성장이 느껴지진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이린은 첫 미니 앨범을 발매하며 솔로 가수로 데뷔했다. 아이린 첫 번째 미니앨범 'Like A Flower'(라이크 어 플라워)는 아련하고 중독적인 멜로디가 인상적인 동명의 타이틀 곡을 포함해 팝을 기반으로 한 다채로운 장르의 총 8곡으로 구성됐다. 아이린 특유의 간질간질한 음색을 잘 살린 곡을 타이틀로 내세웠다. 아이린이 가장 매끄럽게 소화할 수 있는 음역대로 구성돼 듣기 편안하다. 이지리스닝의 성격이 두드러지는 트렌디한 곡이다. 솔로곡이지만 그룹의 색이 느껴졌다. 아이린이 속한 레드벨벳 특유의 밝으면서도 어딘가 스산한 느낌이 살아 있다.

레드벨벳 아이린/ 사진 제공=SM
레드벨벳 아이린/ 사진 제공=SM

아이린은 한국 나이로 34살이다. 곧 35살을 앞두고 있다. 이 정도 나이에 솔로로 데뷔하는 경우 흔하지 않다. 특히 여자 아이돌의 수명이 남자 아이돌 대비 짧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유의미한 행보다. 데뷔 11년 차이니, 그만큼 가수로서의 색채도 뚜렷해졌을 테다. 음악적 성장 또한 기대해 볼 수 있는 연차다.다만 솔로 역량을 갖췄는지는 의문이다. 아이린은 가창력이 뛰어난 가서는 아니다. 보컬적 역량이 제한적이다보니 타이틀곡을 포함해 앨범에 담긴 모든 곡들이 전반적으로 수록곡 같다는 느낌을 준다. 아이린은 그룹 내 비주얼 멤버로 통한다. 춤도, 보컬도 늘 중간 이상을 해냈지만 이 역시 다른 멤버들과 함께였을 때의 이야기다. 콘셉트라도 특색 있었다면 더 눈길을 사로잡았겠지만, 아이린은 무난한 길을 택했다. 데뷔 11년 차에 낸 솔로 치고 약하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이유다. 오랜 기간 활동한 가수인 만큼 그간 쌓인 음악적 내공을 발휘하고 자신만의 색채를 보여줄 수 있는 곡이었다면 어땠을지 아쉬움이 남는다.

레드벨벳 아이린/ 사진 제공=SM

갑질 논란은 여전히 꼬리표로 따라붙고 있다. 아이린은 지난 2020년 10월 한 에디터를 상대로 갑질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아이린과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의혹을 인정하고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아이린은 얼마간 자숙 기간을 보내기도 했다. 큰 논란이 있었던 만큼 대중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로 보여지긴 어렵다. 과거 사건은 여전히 대중적 수요를 끌어내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레드벨벳이라는 대중적인 그룹 멤버가 낸 솔로 음원임에도, 27일 음원차트에서 아이린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럼에도 음반 판매량 부문에서는 호성적을 냈다. 아이린의 첫 미니 앨범 'Like A Flower'는 발매 첫날 한터차트에서만 25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아이린의 솔로 데뷔를 기다린 팬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점이다. 아이유나 태연 등 팬덤과 대중 모두 꽉 잡은 솔로 가수보다는 팬덤 중심의 솔로가수 될 전망이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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