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경의 사이렌》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가 급속도로 발전하는 연예 산업에 사이렌을 울리겠습니다. 보이지 않는 문제를 지적하고, 연예계를 둘러싼 위협과 변화를 알리겠습니다.
그룹 (여자)아이들의 전소연이 무대 위 문제를 일으키고 그룹 소속사인 큐브엔터테인트가 그 문제를 키우는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전소연은 '2024 MAMA AWARDS' 무대 중 계약 종료와 탈퇴 멤버의 이름을 언급했고 소속사는 이후 회식에서 전소연만 소외시키면서 팬덤 내 재계약 불발 우려를 키웠다.
25일 온라인상에는 (여자)아이들 '2024 MAMA AWARDS'(마마 어워즈) 무대 중 전소연 솔로 무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 큐브엔터테인먼트가 무대 이후 보인 처신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앞서 전소연은 직접 쓴 랩으로 마마 어워즈 무대에 올랐다. 그는 지난 23일 이 무대에서 큐브엔터테인먼트와의 계약종료를 비롯해 2021년 2월 학교폭력 논란으로 팀을 탈퇴한 멤버 서수진의 이름을 언급했다. 그는 "넌 21년도 말했지 you said / '수진이 없이 너네가 뭐 되겠어?' / 계약 종료니 회사니 알아서 할 거래도 / 내가 그딴 거 영향 받으면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어" 등 내용을 담아 퍼포먼스를 했다.
대중을 비롯한 (여자)아이들의 팬들은 온라인 플랫폼 'X'와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무슨 말인지는 알겠지만, 마음 한쪽에는 묘한 감정이 생기는 퍼포먼스"라며 불편한 심정을 내비쳤다. 한 대중은 "서수진도 활동 중인데 이런 식의 언급이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예의가 아니다"라며 일갈했다.일부 팬은 "가사는 디스 랩이라는 무대 취지에 맞게 썼을 뿐이다. 담긴 메시지가 좋지 않으냐", "무대에서 하고 싶은 말 하는 게 진짜 아티스트 아니냐. 가감 없이 하고 싶은 말을 했을 뿐이다", "서수진 본인이 허락하지 않고서야 랩 가사에 이름을 언급했을 리 없다"며 반박에 나서기도 했다.
전소연이 이번 마마 어워즈 무대를 통해 계약 종료를 언급하긴 했으나, 그룹 활동을 오래 하겠다는 의지를 공연 중 내비쳐 팬들의 불안을 가라앉혔다. 그러나, 무대 다음날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가 그 불안에 다시 불을 지폈다.공연 다음 날인 지난 24일 (여자)아이들 그룹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게재된 한 릴스 영상이 문제가 됐다. 이날 영상은 MAMA 무대를 마친 뒤 진행된 회식으로 보이는 현장에서 소고기를 먹고 있는 멤버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미연, 민니, 우기, 슈화의 얼굴은 영상에 나타나지만, 전소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해당 게시글에 태그된 멤버들의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 중에도 전소연의 개인 계정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영상 댓글을 통해 "회식은 보기 좋지만, 소연은 어디 있냐"며 소연의 행방을 찾았다. 그러면서 한 팬은 "소연이 없다니, 태그도 안 하니까 불안하다. 재계약 안 하는 거냐"라고도 말했다. 앞으로 이뤄질 그룹 활동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전소연이 회식에 불참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전소연의 퍼포먼스 가사로 인해 빚어진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8월 3일 전소연은 (여자)아이들 콘서트 솔로 무대 'Is this bad b****** number?' 공연 중 "11월 계약 종료, 누가 날 막아"라는 개사된 가사로 랩을 했다. 대외비인 계약 만료 시기를 무대에서 공개해 재계약 불발 의혹 등 논란을 빚었던 바 있다.
큐브엔터테인먼트의 잘못된 처신으로 전소연과 관련한 문제를 키운 것 역시 처음이 아니다. 이들은 지난 8월 계약 종료 퍼포먼스 당시 "무대 퍼포먼스 관련 일부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며, 당사는 어떠한 공식 입장을 전달한 바가 없다. 회사와 합의되지 않은 퍼포먼스였다"고 주장해 문제를 키웠다. 하지만 이내 "당사는 'Is this bad b****** number?'의 무대 퍼포먼스와 가사를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며 "또한 언급된 시기는 계약 종료 시점이 맞으며, 재계약에 대해 원만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전소연과 큐브엔터테인먼트 사이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연차가 차면서 본인 의견을 강력하게 피력하기 시작한 아티스트를 소속사가 감당하지 못하고, 그에 따라 재계약 논의도 지지부진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전소연에게도 큐브엔터테인먼트에게도 잘못이 있다. 물론 아티스트로서 표현하고 싶은 메시지를 지나치게 검열해서는 안 될 일이다. 그렇다고 하여 회사 혹은 타 아티스트에 대한 예의를 저버려서는 더더욱 안 된다. 설령 당사자인 서수진이 본인 이름을 쓰길 전소연에게 허락했다 하더라도 문제다. 이런 식의 언급은 서수진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불쾌함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아직 재계약 협의도 채 이뤄지지 않은 아티스트 전소연에 대해 협의 불발 우려가 생길 여지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 무대가 끝난 아티스트의 회식 장면을 흔히 공개하는 그룹도 아니었다. 굳이 영상을 게재하며 모든 멤버를 태그하는 대신 자리에 불참한 전소연 계정만 빼놓는 것은 팬들의 불안만 더했다. 재계약 여부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팬들과 주주 모두를 위해 아티스트와 소속사 모두 자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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