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예지의 옐로카드>>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가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연예계 사건·사고를 제대로 파헤쳐봅니다.
술로 술술 풀리던 개그맨 박나래가 술독에 빠진 듯 슬럼프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예능이면 예능, 유튜브면 유튜브 계속되는 술 방송으로 인해 음주를 과도하게 조장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술과 밀접한 이미지를 구축해온 박나래에게는 악재가 되고 있다. 시대 흐름에 맞게 변화를 추구하지 못하면서 주류 개그맨에서 빠르게 밀려나고 있단 평가다.
지난 18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나 혼자 산다’에 대해 음주 장면을 반복적으로 내보냈다는 이유 등으로 법정 제재인 '주의'를 줬다. 방심위는 “15세 이상 시청가 프로그램에서 출연자의 음주 장면과 함께 ‘깔끔한 맛이 일품(?)인 깡소주’, ‘잔 가득 채운 행복’, ‘목젖을 때리는 청량감’ 등의 자막을 여러 회차로 반복 방송해 음주를 미화했다”고 지적했다.
방심위는 박나래가 복분자 컵에 소주잔을 넣어서 ‘노동주’를 제작해 마시는 장면과 출연자 샤이니 키가 치킨과 떡볶이를 데우고 나서 냉장고에서 소주와 맥주를 꺼내 마시는 장면 등이 문제가 됐다고 고지했다.
박나래가 '나혼산'에서 술방을 시작한 건 이미 오래전 일이다. 연예인들의 집합소가 되어버린 '나래바'를 시작으로 박나래는 방송인으로서 많은 인지도를 얻었다. '나래바'는 그의 대표적 아이템이었다. 한번 인기를 끌기 시작하자 박나래도, 제작진도 끝을 몰랐다. 매번 술로 시작해 술로 끝나는 회차가 거듭됐다.
이번 방심위 제재 전에도 박나래는 나래바를 통해 여러 출연진을 초대해 술자리를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여행을 가서도, 고향에 내려가서도, 친구들을 만나서도 끊임없이 술을 즐겼다.
새롭게 시작된 유튜브 '나래식'에서도 마찬가지다. 첫 화에서부터 한혜진과 샴페인을 곁들이며 술방을 선보였다. 다비치, NCT 127, 엄지윤, 풍자 등 게스트가 나왔을 때도 매번 다른 주류를 즐기며 술방을 이어갔다.
박나래의 경우 한때 19금 개그가 인기를 끌자 19금 개그를 하다 뭇매를 맞았다. 그때도 너무 과한 것이 문제였다. 그 다음 돌파구가 요리와 술방이었다. 처음엔 먹혀들었다. 나래바는 누구나 가보고 싶은 장소처럼 비쳐졌다. 술에 취한 연예인의 모습을 보며 친밀감을 느끼고 게스트와 거리감을 좁힐 수 있다는 술방만의 장점도 있었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 했다. 사회적 분위기도 달라졌다. 음주 문화 조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분위기는 달라졌지만 박나래는 음주 방송 컨셉을 놓지 않았다. 제작진도 술방을 계속했고, 결국 제재를 받았다.
박나래는 유명한 유행어가 없는 개그맨이다. 때문에 다양한 상황에서 재치있는 입담과 개그감으로 대중들에게 웃음을 줘왔다. 과거 '짠내투어' 등 프로그램에서 보여줬던 여행지에서의 좌충우돌 모습 등이 박나래의 전성기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하지만 지금은 19금과 술방이 대중 뇌리에 더 새겨졌다. 술방은 이영지 등 MZ 대표 연예인이나 성시경 등도 소비하는 콘텐츠다. 박나래는 얼마전 넷플릭스 개그프로그램 '코미디 리벤지'에서도 과감한 19금 개그를 선보였지만, 조용히 묻혔다. 고정프로그램 수도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누가봐도 위기다. 자신이 가장 사랑받았을 때의 모습을 떠올리고 새로운 도전에 나설 때 아닐까.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