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생 송승헌이 팬레터를 통해 마음가짐을 바꾸게 됐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지난 6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이하 '유퀴즈')에서는 '매직' 특집으로 카이스트 수리과학과 김재경 교수, 통산 열두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타이거즈의 양현종, 나성범 선수, 그리고 배우 송승헌이 출연했다.
송승헌은 드라마 '가을동화'로 한류 스타로 떠올랐지만, 20대 시절의 연기에 대해 "사실 연기가 재미가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그 당시 나에게 연기는 단지 직업이고, 돈벌이 수단에 불과했다. 욕을 먹더라도 하루만 버티면 또 출연료가 들어와 친구들과 맛있는 것을 사 먹을 수 있었다. 일할 때는 너무 힘들고 피곤했는데도 촬영이 딱 끝나면 기운이 다시 돌아와 피곤함이 사라졌다. 그래서 무슨 병이라도 있는 줄 알았다"고 고백했다.
송승헌은 "즐기면서 해야 했지만, 20대 때는 연기를 단지 일로만 생각했기 때문에 신이 나지도 않았고, 모든 면에서 그저 타의에 의해 '넌 이걸 해야 해'라는 느낌으로 연기했다. 사실 나는 별로 하고 싶지 않았는데도 분위기상 '안 할래요'라고 말하기엔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건넌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송승헌은 왜 이렇게 차가워",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싸가지가 없지?"라는 부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많은 오해도 받았다며, "사람들이 보기에는 내 삶이 화려하게 보였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20대가 그렇게 행복하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30대가 되면서 그는 연기에 대한 새로운 의욕이 생겼다며, 그 계기로 한 팬의 편지를 이야기했다. 송승헌은 "어느 날 팬레터를 보게 됐는데, '당신 덕분에 한국을 알게 되었고, 당신의 작품을 보고 웃고 울며 행복하다'며, 마지막에 '누군가에게 이런 기쁨과 감동을 줄 수 있는 당신 자신에게 감사하며 살아가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 그 편지를 보고 나 자신이 너무 창피해졌다. '아, 내가 남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직업을 가졌구나' 하고 깨달았고, 그때 이후로 마음가짐을 바꾸게 되었다"고 말했다.
송승헌은 "그 편지 한 통에 너무 스스로가 쪽팔렸고, 그때부터 나의 자세가 달라진 계기가 되었다"며, "10년 전 참여한 '인간중독'이라는 작품도 그렇다. 그 작품은 잘 나가는 대령이 부하의 아내를 사랑하게 되어 불륜을 저지르는 내용이다"고 설명했다. '인간중독'은 2014년 개봉한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다.
그는 "20대 때의 나였다면 그런 역할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당시엔 '굳이 불륜하는 역할을 할 필요가 있나? 멋지고 잘나가는 바른 생활의 사나이 역할이 얼마든지 있는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어떤 배우들은 자신의 영혼을 갈아 넣어 연기를 한다는데, 솔직히 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지금이라도 연기에 재미를 느끼고 있는 것에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