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생존왕' 자급자족 맞나, 주작 의심되는 상황들
시청률 1회(3.5%)→5회(2.0%) 매주 하락세
사진제공=TV조선


≪태유나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TV조선 예능 '생존왕'이 '주작왕'에 놓일 위기에 처했다. 생존 서바이벌을 내세워놓고 자급자곡이 의심되는 연출 장면이 대거 등장한 것. 시청률 역시 4주 연속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생존왕'은 12명의 멤버가 정글 오지에서 10일간 자급자족으로 살아남으며 '생존 최강자'를 가리는 서바이벌임을 내세웠다. 그러나 베일을 벗은 '생존왕'은 생존이 아닌 배신과 연합, 게임만이 난무했다. 또 게임 형식도 정글에서의 생존과는 거리가 먼 '강철부대'와 비슷했다. '강철부대'의 단골 게임인 참호격투를 굳이 정글에서 했어야 했는지도 의문이 따른다.
사진제공=TV조선


가장 큰 문제는 자급자족이다. 팀별로 각자 집을 짓고, 식량을 구해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이 규칙인데, '생존왕'은 이 규칙을 마음대로 파괴한다. 김병만이 오랜 기간 '정글의 법칙'을 이끌며 집을 짓는 노하우가 있는 것은 맞지만, 나무 등 집 재료를 손질한 것 외에 제대로 집을 짓는 장면을 보여준 건 김병만이 속한 정글팀 뿐이다. 군대팀의 경우 나무에 천막을 걸고 천막을 깐 바닥에서 자다 일어나는 모습만 비쳤다.

그러나 정글이라는 환경 속 정글팀처럼 바닥 밑에 기둥을 만들지 않는다면, 수많은 벌레가 자는 곳에 들끓을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런데 신발도 벗은 채 무방비 상태로 자다 일어나는 모습은 실제로 야외에서 잤는지에 대한 의구심만 불러일으켰다.
사진제공=TV조선


식량을 구하는 장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생존왕' 멤버들은 장어부터 메추리, 칠면조까지 우연치 않게 잡는데 성공했다. 마치 누가 사냥감을 풀어놓기라고 한 것처럼 정글 오지에, 그것도 비슷한 구역에 메추리가 4마리, 칠면조가 3마리 몰려 있다는 것 자체가 현실성이 떨어진다.

특히 메추리와 칠면조의 경우 멤버들이 직접 손질했다기에는 믿을 수 없을 만큼 깔끔하게 손질된 채 등장했다. 메추리의 경우 강민호가 메추리를 직접 손질 하겠다고 나섰으나, 손질하는 모습은 담기지 않았다. 대신 정글 모습을 비추는 장면 인서트와 함께 강민호, 아모띠의 음성만 들릴 뿐이었다. 칠면조는 손질 장면이 전부 편집됐다. 잔인하게 보일 수 있는 장면이라 편집했을 수 있지만, 손질 된 상태를 보면 주작 의혹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사진제공=TV조선


정글 예능에서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건 진정성이다. 앞서 '정글의 법칙' 역시 조작설에 휩싸여 프로그램 폐지 청원까지 올라온 바 있다. 이열음이 프리다이빙으로는 잡기 힘든 대왕조개를 들고 나온 사건으로 인해 제작진들이 미리 사냥감들을 풀어 놓은 것이 아니냐는 갑론을박까지 이어졌다. 이러한 주작 의혹에 정글에서 고생한 멤버들의 진정성마저 의심되는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생존왕'의 CP는 '골 때리는 그녀들'에서 경기 득점 순서를 편집을 통해 조작해 논란을 빚은 이승훈 PD다. 이승훈 PD는 조작 논란으로 '골때녀'에서 하차한 뒤 1년도 안 돼 SBS를 퇴사하고 TV조선으로 이적했다.

예능에서 어느 정도의 연출은 필요하다. 100% 리얼리티를 기대한 시청자 역시 없다. 그러나 너무도 주작이 의심되는 상황들이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건 제작진의 능력 부족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생존왕'이 회차를 거듭할수록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는 이유를 깨닫길 바란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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