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FT아일랜드 최민환-최종훈/사진 = 텐아시아 사진DB

《김지원의 슈팅스타》
김지원 텐아시아 가요팀 기자가 '
슈팅스타'처럼 톡톡 튀고 시원하게 가요계를 맛보여드립니다.업소에 들락날락하며 '아가씨'를 찾던 최민환이 다른 멤버들의 발목을 잡았다. 밴드붐이 왔는데 타고 올라갈 수가 없다.

25일 최민환은 전 아내인 그룹 라붐 출신 율희의 폭로로 성매매 의혹에 휩싸였다. 율희는 지난 23일 밤 최민환의 유흥업소 출입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공개된 녹취록 속 최민환은 유흥업소 관계자로 추정되는 인물과 통화하며 "몰래 나왔다. 00(업소명) 예약해 달라", "아가씨가 없다", "지금 들어갈 수 있는 호텔 있나. 모텔도 상관없다" 등 발언을 했다.

최민환은 결제 금액을 언급하며 성매매 정황에 힘을 실었다. 그는 "나 아직 결제 안 한 것 있지 않냐. 얼마나 주면 되냐"고 물었다. 유흥업소 관계자가 238만 원이라고 하자 최민환은 "텔레그램으로 계좌와 금액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율희는 "술 취해서 가족들 앞에서 제 몸을 만지고 돈을 가슴에 꽂았다"며 "그런 술주정도 습관이었다"고 폭로했다.
최민환, 율희/ 사진=텐아시아 사진 DB

최민환의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최민환은 아이들과 함께 출연하고 있는 방송을 비롯한 모든 미디어 활동을 중단하고자 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팀 활동 중단 여부나 공연과 관련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최민환 역시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경찰 고발까지 이뤄져 입건 전 조사(내사)가 시작된 상황이지만 이렇다 할 해명도 없었다.

FT아일랜드는 3인조 밴드 그룹이다. 기존 5명으로 활동했으나 이젠 3명만이 남아 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 가운데 이홍기는 메인보컬로, 악기를 다루는 멤버는 베이스 이재진과 드러머 최민환 둘뿐이다. 최민환이 빠지게 되면 밴드라고 부르기 어려워지는 실정이다. 특히 드럼은 곡을 이끄는 역할을 다하는, 밴드의 심장 격인 포지션이다. 객원으로 드럼을 대체해도 된다지만 팀으로서 예전 같은 그림을 그리긴 어려워졌다.

성매매 혐의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탈퇴하지 않아도 문제다. 성매매로 물의를 빚은 고영욱, 이수 등은 여전히 대중에게 외면받고 있다. 한 사람으로 인해 팀이 오랜 기간 쌓아온 음악적 정체성, 그간 곡들로 전해왔던 메시지 등이 퇴색될 수도 있다. 최민환의 행실로 팀이 와해될지도 모르는 위기에 처했다. 열심히 달려온 멤버들로서는 날벼락이다.앞서 전 멤버 최종훈이 성범죄로 탈퇴했음에도 팀 내에서 또 성 추문이 불거졌다. 최종훈은 버닝썬 게이트에 연루돼 특수준강간 혐의로 수감됐다가 2021년 출소했다. 기타와 키보드를 담당했던 최종훈이 탈퇴하며 FT아일랜드는 한 차례 위기를 맞았다. 남은 멤버들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 최민환이 성매매 의혹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FT아일랜드/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온다, 온다' 주문처럼 외던 밴드 붐이 드디어 왔다. 평소 다른 장르의 곡을 선보이던 가수들도 밴드 세션과 손을 잡고 밴드 곡을 줄줄이 내고 있다. 이 흐름에 힘 입어 상승세에 탄 밴드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데이식스는 국민 밴드로 자리 잡았고, QWER은 컴백 때마다 차트 상위권을 차지했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오는 11월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단독 콘서트를 매진시키며 루키의 저력을 증명했다. FT아일랜드와 함께 원조 아이돌 밴드의 대표 주자로 불리는 씨엔블루는 3년 만에 컴백해 존재감을 알렸다. 버닝썬 논란으로 탈퇴한 이종현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도록 사운드적으로 더 큰 노력을 기울였다.

FT아일랜드도 공연 및 페스티벌로 분주한 가을을 보낼 예정이었다. FT아일랜드는 오는 26일 대만 가오슝에서 열리는 아시아 투어 공연을 앞두고 있다. 오는 11월 2일에는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2024' 헤드라이너 무대도 예정돼 있다. 이 외에도 여러 음악 페스티벌이 예정된 상황이지만, 최민환으로 인해 진행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밴드 붐을 타고 경쟁자들이 치고 올라오는 시점임과 동시에 위기를 극복한 FT아일랜드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도 있는 시점이었다. 다른 일도 아닌 성추문으로 물의를 일으킨 최민환은 긴 시간 함께 달려온 팀의 구성원으로서도, 미디어에 노출된 세 아이의 아빠로서도 자격 미달이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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