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김서윤의 누네띄네》
텐아시아 김서윤 기자가 눈에 띄는 드라마, 예능, 주목할 만한 라이징 스타까지 연예계 현황을 파헤칩니다.
자경단, 사적 제재를 소재로 한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다. 시청자들은 법의 처벌 대신 때리고, 죽이고, '눈눈이이' 식의 복수를 하는 주인공에게 사이다를 느끼는 것. 현실 세계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시원한 범죄자 참교육에 대리만족을 느끼기 때문이라는 평이다.

사진=SBS
최근 범죄자들을 대신 심판하는 소재의 드라마가 대거 쏟아졌다. 방영 중인 SBS 새 금토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 역시 그렇다. '지옥에서 온 판사'는 지옥에서 죄인을 심판하던 악마 재판관 유스티티아가 사람을 죽이고도 반성하지 않는 죄인 10명을 지옥으로 보내는 임무를 받고, 불의의 사고로 사망한 판사 강빛나의 몸에 들어가 임무 수행에 나서는 이야기를 담는다.

결국 주인공이 죄인을 처벌하는 내용이다. 극 중 판사 강빛나의 몸을 빌린 악마 유스티티아의 역을 맡은 박신혜가 일부러 죄인을 풀어준다. 그리고 죄인을 찾아가 죄인이 피해자에게 했던 행동을 똑같이 되돌려준다. 데이트 폭력, 갑질, 아동 학대 등 현실에서도 볼 수 있는 사건을 다룬 만큼 더욱 큰 사이다를 안겼다.이에 '지옥에서 온 판사'는 승기를 잡았다. 방송 6회 만에 13.1%를 기록, 두 자릿수 시청률의 벽을 넘어섰다. 지난 18일 방송된 9회는 하락했지만, 11.5%로 여전히 두 자릿수 시청률을 유지했다. 시청자들은 가해자를 참교육하는 박신혜의 모습을 보고 "현실에도 악마 판사가 있었으면 좋겠다", "드라마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실제로 이런 재판이 있었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SBS
SBS는 비슷한 소재로 이미 쏠쏠한 재미를 본 바 있다. '모범택시' 시리즈는 1에 이어 2까지 대박이 터지며 주연 이제훈에게 대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모범택시'는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이제훈 분)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이다. 사회적 이슈가 된 사건들을 작품에 녹여 몰입감을 높였다. 이단 감독은 해당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밝히며 "내 주변 이야기라고 공감할 수 있어야 복수의 통쾌함을 느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디즈니+
디즈니+에서도 사적 복수를 주제로 한 드라마를 계속 내놨다. 지난해 11월 '무빙'과 '최악의 악' 을 이어 야심 차게 선보인 작품 '비질란테'가 공개됐다. '비질란테'는 낮에는 법을 수호하는 모범 경찰대생이지만, 밤이면 법망을 피한 범죄자들을 직접 심판하는 비질란테로 살아가는 김지용(남주혁 역)과 그를 둘러싸고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치열하게 맞서는 액션 스릴러. 김지용의 수상함 낌새를 눈치채고 그를 막는 조헌(유지태)와, 오히려 그를 돕는 조강옥(이준혁)의 이해관계과 맞붙어 펼쳐지는 이야기가 재미를 더했다. 물론 해당 작품 역시 주인공이 직접 범죄자를 찾아내 처벌하는 것에 많은 시청자가 쾌감을 느꼈다.

이어 흉악범 공개 살인 청부를 다룬 '노 웨이 아웃: 더 룰렛'이 시청자들을 만났다. 희대의 흉악범 김국호의 목숨에 200억 원의 공개 살인 청부가 벌어지면서, 이를 둘러싼 출구 없는 인간들의 치열한 싸움을 그린 드라마다. 각기 다른 인물과 스토리로 전개되지만 결국 소재는 같다. 주인공이 직접 가해자, 범죄자를 처단하는 것이다. 현실 사회에서 솜방망이 처벌 사례가 늘어나고 있고, 이에 대중은 불만을 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수록 약자의 입장에서 사회 부조리함을 꼬집는 메시지를 전하는 드라마가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