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비평합니다.
'도박 빚' 이진호부터 '왕따 두둔 논란' 곽튜브까지, 연예기획사 SM C&C(대표 남궁철)의 소속 아티스트들이 연이어 부정적 이슈에 휘말리고 있다. 소속사라는 것은 아티스트들의 연예 활동을 지원하는 역할도 중요하지만, 논란이 생겼을 때 대처하고 해결해가는 역할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SM C&C는 소속 아티스트들의 행보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모양새다.최근 이진호가 불법 도박으로 수억대 빚을 진 사실이 본지의 보도로 밝혀졌다. 이진호가 가족 핑계, 세금 납부 등의 거짓말로 방탄소년단(BTS) 지민, 이수근, 영탁 등에 돈을 빌렸다. 일부 방송사의 임원이나 PD, 작가 등에게도 급전을 빌리고 갚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사채까지 써가면서 문제를 키웠다. 이진호가 모 대부업체에서 빌린 금액이 원금만 1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확인됐다.
앞서 본지가 그의 소속사인 SM C&C에 이진호의 불법 도박으로 인한 연예인 금전 피해 사건을 문의한 직후 이진호는 SNS를 통해 갑작스레 입장문을 냈다. 입장문은 도박으로 인해 빚을 졌다는 내용이었다. 또한 돈을 갚아왔다고 주장했지만, 실제 고액의 피해를 입은 연예인 중 금전을 돌려받은 경우는 적었다. 사기죄로 피소당할 경우 돈을 갚을 의지가 있었는지, 즉 기망의 유무가 중요하기 때문에 법적 처벌을 피해가고자 이 같이 입장문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먼저 잘못을 고백함으로써 동정 여론을 노린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소속사 SM C&C는 그 이후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은 채 연락 두절 상태다. 이는 타 연예기획사의 대처와 확연히 대비된다. 소속사는 소속 연예인의 연예 활동을 지원하기도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을 때 상황을 파악하고 입장을 밝히고 추후 해결 방법을 논의하고 알리는 역할도 한다. 하지만 SM C&C는 이진호의 잘못을 시인하지도 부정하지도 않은 채 그저 제3자처럼 관망하고 있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소속사가 이진호가 도박 빚 문제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데 있다. 채무자들이 회사에 연락해 빚을 갚으라고 독촉한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소속사는 이를 사실상 묵인했다. 소속 연예인이 일시적 오락을 즐긴 것이 아닌 지속적으로 도박을 하고 빚까지 졌는데도 말이다.
그러면서 넷플릭스 시리즈 '코미디 리벤지'에도 애먼 피해를 입혔다. 이진호가 입장문을 올린 시기는 그가 출연하는 '코미디 리벤지'의 제작발표회가 있기 직전이다. 동료 개그맨뿐만 아니라 PD를 비롯한 수많은 제작진에 대한 배려가 없었던 것. 이진호의 '코미디 리벤지' 출연을 용인한 소속사 역시, 프로그램과 연관된 사람들을 개의치 않고 그저 눈 감고 입을 닫은 채 소속 연예인을 출연시키기 바빴다. 해당 프로그램은 이미 촬영이 마무리, 이진호의 분량을 편집할 수 없어 그대로 내보내기로 넷플릭스는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SM C&C가 매니지먼트에 소홀했던 것은 여행 크리에이터 곽튜브(곽준빈) 관련 논란 때도 마찬가지였다. SM C&C는 지난 7월 여행 크리에이터 곽튜브(곽준빈)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SM C&C는 당시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는 트렌디하고 핫한 크리에이터 곽준빈을 영입하게 되어 기쁘다. 독보적인 영향력을 뽐내고 있는 예능 강자들로 라인업을 구상하며 내실을 다져온 SMC&C와 대세 크리에이터 곽준빈의 만남이 어떤 시너지를 만들어낼지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린다"고 입장을 밝혔다.
전속계약 체결 소식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곽튜브는 논란에 휩싸였다. 학교 폭력 피해자라는 아픔을 딛고 어엿한 크리에이터이자 방송인으로 성장한 곽튜브가 '왕따 논란'이 있었던 이나은을 두둔하면서다. 논란이 커지자 곽튜브는 옹호 발언을 했던 이나은 출연 분량의 유튜브 영상을 내리고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오히려 상황은 악화됐다. 짤막하고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사과문이 오히려 대중의 화를 키웠다.
곽튜브에 대한 대중의 비호감이 높아진 상황에, 새롭게 시작한 예능 '전현무계획2'에는 곽튜브가 여전히 함께한다. 초반 회차에만 잠시 빠지고 3회부터는 '전현무의 짝꿍'으로 맛집 기행을 함께 즐긴다. SM C&C가 소속 연예인의 매니지먼트를 세심히 신경썼다면 할 수 있었던 출연 결정이었을까.
이진호, 곽튜브와 관련된 SM C&C의 대처는 이들의 매니지먼트 역량을 가늠할 수 있게 한다. SM엔터테인먼트 자회사인 SM C&C는 시장에 매각 대상으로 나와 있는 상태다. SM C&C가 보여준 방관자적 태도는 이들의 매니지먼트 사업 역량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 SM C&C는 매니지먼트외에도 광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결국 대외적으로 인정받는 기업가치는 아티스트 매니저먼트 역량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스스로 기업가치를 갉아먹고 있는 SM C&C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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