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르세라핌의 기세가 무섭다. 가창력 논란을 언급하며 고개 숙였던 르세라핌이 발전된 모습으로 대중 앞에 돌아왔다.
르세라핌이 가을 대학 축제 무대에 연달아 오르고 있다. 르세라핌은 2일 동명대와 영남대 축제 무대에 선다. 이들은 지난달 27일을 시작으로 열일 행보를 펼치는 중이다. 르세라핌은 지난달 27일 서강대에서 'ANTIFRAGILE'(안티프래자일), 'UNFORGIVEN'(언포기븐), 'Smart'(스마트), '이브, 프시케 그리고 푸른 수염의 아내', 'CRAZY'(크레이지) 등 여러 대표곡을 선보였다. 같은 날 과기대에 이어 지난달 30일 광주대 축제에서도 라이브 무대를 선보였다. 지난 1일에는 한양대 에리카와 호서대 아산캠퍼스에 등장하며 연달아 대학 축제 무대를 소화했다.
이들은 약 40분에 걸쳐 공연을 펼쳤다. 긴 호흡을 이어가야 하는 무대였지만 이전보다 확연히 실력이 향상된 모습이다. 멤버들은 이전보다 안정적으로 무대를 소화했다. 변화한 모습에 대중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르세라핌의 공연이 담긴 영상에는 연습을 많이 한 티가 난다는 댓글이 주를 이뤘다. 김채원, 허윤진 등 원래 평균 이상의 실력을 지녔던 멤버들은 물론, 홍은채, 사쿠라 등 비교적 부족한 모습을 보였던 이들도 보컬적으로 발전했다. 특히 사쿠라는 최근 목소리에 힘이 붙었다.데뷔 3년 차에 불과하지만, 연차 대비 수준 높은 무대 매너를 보여줬다. 멤버들은 호응을 끌어내며 관객과 호흡을 시도했고, 관객들의 떼창이 터져나왔다. 축제 분위기에 어울리는 것과 동시에 그룹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곡들로 세트리스트를 구성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4월 코첼라 무대로 실력 논란에 휩싸인 르세라핌은 5월 대학축제 시즌 어느 대학의 무대에도 서지 않았다. 이에 논란을 회피한다는 지적이 나오며 부정적인 여론이 더 거세졌다. 라이브 무대에 자신이 없으니 대학 축제에 출연하지 않는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그랬던 르세라핌이 가을 대학축제에 줄줄이 출연하며 이런 이야기가 쏙 들어가고 있다.
르세라핌은 이번 컴백 활동을 기점으로 꾸준히 실력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달리고 있다.지 난 8월 열린 컴백 쇼케이스에서 리더 김채원은 그간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지난 4월 코첼라 무대를 직접 언급했다. 그는 "코첼라 무대에 아쉬운 부분도 많았지만 팀으로도 개인적으로도 많이 배우고 깨달았다"며 "데뷔하고 나서 짧은 시간에 많은 무대에 섰는데 큰 야외 페스티벌은 처음이라 많이 흥분하고 페이스 조절을 못 한 거 같다"고 고백했다. 부족한 부분을 직면하며 인정한 이후, 마냥 비난하던 여론은 점차 사그라들었다.
김채원은 지난달 자신이 출연한 '비긴어게인 오픈마이크' 영상 링크를 자신의 SNS에 올리기도 했다. 실시간으로 대중 앞에서 노래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라이브 논란을 잠재우기에 적절한 프로그램이다.
앞서 논란 이후 컴백 곡으로 가창력이 두드러지지 않는 'CRAZY'(크레이지)를 택한 것을 두고도 비판 여론이 일었다. 연습을 토대로 발전된 모습을 보여 논란을 정면돌파하는 게 아닌 회피식 대응이라는 평가가 있었다. 라이브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면 오는 족족 잡는 모습이다. 이러한 이들의 행보야말로 그간 외치던 '독기 서사'의 일부가 아닐까.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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