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를 활용한 성범죄의 심각성이 전 사회적 문제가 된 가운데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딥페이크 문제를 희화화하는 질문이 등장했다. 성범죄마저 여성의 외모 경쟁 대상으로 소환한 폭력적인 질문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주최사 글로벌이앤비는 26일 미스코리아 공식 인스타그램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진행한 본선 녹화에서 최종 15인에게 한 질문 중 "딥페이크 영상 속 내가 더 매력적이라면, 진짜 나와의 갭은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요?"라는 내용이 있었다.

주최사는 “해당 질문에서 ‘딥페이크 영상’이 표현하고자 했던 바는 ‘AI 기술을 활용해 실제 모습을 재현하는 영상’ 자체를 지칭하고자 한 것”이라며 “디지털 기술로 만들어낸 모습과 실제 자신의 모습과의 차이에 대한 생각을 묻는 말이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딥페이크 불법 영상물로 피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해당 단어를 사용한 것은 분명한 잘못"이라며 "현재 딥페이크가 성적 불법 영상물로 악용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훨씬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고 밝혔다.한편, 경찰은 '허위 영상물 집중 TF'를 꾸려 지난달부터 딥페이크를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있으며, 피의자 74명을 특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25일에는 딥페이크 성 착취물을 알면서도 이를 소지하거나 시청만 해도 처벌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이 여야 합의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해당 법안은 딥페이크 성 착취물 영상물의 소지·구입·저장·시청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하 글로벌이앤비 측 입장 전문]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주최사 글로벌이앤비입니다.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진행된 ’2024 제68회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본선 녹화 과정에서 최종 15인에 대한 Q&A 중 하나로 “딥페이크 영상 속 내가 더 매력적이라면, 진짜 나와의 갭은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진행한 사실이 있습니다.

해당 질문에서 ’딥페이크 영상‘이 표현하고자 했던 바는 ’AI 기술을 활용해 실제 모습을 재현하는 영상‘ 자체를 지칭하고자 한 것이었으며, 디지털 기술로 만들어낸 모습과 실제 자신의 모습과의 차이에 대한 생각을 묻는 말이었습니다.다만 ’딥페이크‘를 이용한 불법 영상물에 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딥페이크‘라는 단어 자체를 사용한 것은 저희 주최 측의 분명한 잘못이었습니다. AI 가상 기술이 영화, 광고, 교육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세태에 대한 생각을 듣기 위해 질문을 제시한 것이었지만, 현재 ‘딥페이크’가 성적 불법 영상물로 악용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질문에 훨씬 주의를 기울여야 했습니다.

미스코리아 참가자들을 포함해, 이로 인해 불편을 느끼셨을 모든 분께 깊이 사과드립니다.

앞으로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운영에 있어서 더 많은 분의 생각과 이야기를 듣고, 배려하도록 하겠습니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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