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슈팅스타》
김지원 텐아시아 가요팀 기자가 '슈팅스타'처럼 톡톡 튀고 시원하게 가요계를 맛보여드립니다.홀로서기에 나선 그룹 출신 가수들이 개인 팬 챙기기에 한창이다. 그룹 전체 팬이 아닌 특정 구성원을 좋아하는 팬을 더욱 챙기는 문화다. 단체 활동 후 개인 활동이 당연해진 만큼, 개인팬의 규모는 그룹이 아닌 개인으로서의 인기 척도가 된다. 그룹 블랙핑크 제니부터 빅뱅 태양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개인 팬을 만나고 있는 이유다.
19일 제니 측은 공식 채널을 통해 "안녕 루비들. 제니다. 지켜봐 달라. 곧 보자"는 내용의 음성을 공개했다. 소속사 OA엔터테인먼트 측에 따르면 '루비'는 공식 팬덤명이 아니며, 소식을 전하는 뉴스페이지에 접속한 팬들을 임의로 부르는 애칭이다. 아직 공식 팬덤 모집을 공식화한 건 아니지만 10월 컴백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개인 팬 챙기기에 나섰다는 시선이다.
앞서 리사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리사는 개인 활동 중 팬들을 '릴리즈'로 칭했다. 로제도 지난 2월 "팬덤 이름을 추천해 달라"며 개인 팬덤명을 공모했다. 근래 들어 배우 활동에 조금 더 힘을 쏟고 있는 지수를 제외한 전 멤버가 개인 팬덤 구축에 힘쓰고 있는 모습이다.연차가 차고 소속사가 나뉜 그룹들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빅뱅 멤버들도 블랙핑크처럼 공식 팬클럽을 모집하진 않되 활발하게 개인 팬들을 만나고 있다. 대성은 지난해 일본 공식 팬클럽 '디스라이트'를 오픈하며 글로벌 활동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또, 개인 홈페이지를 열어 팬들과 소통했다.
태양 측도 지난달 31일~이달 1일 개최된 콘서트를 앞두고 개인 응원봉을 판매했다. 빅뱅의 기존 응원봉 색인 노란빛은 그대로 이어갔다. 태양은 팬카페를 통해 "노랑색을 유지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개인 팬클럽은 따로 모집하지 않았다. 그룹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있었지만, 팬클럽이 존재하지 않아 선예매 없이 콘서트 티켓팅이 이뤄진 데 아쉬움의 목소리를 내는 팬들도 있었다.
샤이니의 경우 조금 다른 모양새다. 민호와 키는 SM에 남았고, 온유와 태민은 소속사를 옮겼다. 이후 온유와 태민 각각 개인 팬클럽을 '찡구'와 '탬메이트'를 공식적으로 모집했다. 태민은 지난 8월 솔로 월드 투어를 개최하며 개인 응원봉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볼멘소리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 각 멤버들이 솔로 활동에 나선 지도 시간이 꽤 흘렀고, 무엇보다도 멤버들이 완전체 활동에 대한 확신을 심어줘서다. 샤이니 멤버들은 그간 활발하게 개인 활동을 하다가도 모여서 완전체 콘서트를 여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샤이니는 올해로 데뷔 17년 차를 맞았다. 아티스트와 함께 성장한 팬들 역시 엔터 산업을 팬클럽 없이 운영하는 데 불편함이 있다는 점을 인지한다. 팬클럽의 대표적인 혜택은 콘서트 선예매, 공개방송 참여 신청 자격을 제공하는 것 등이다. 특히 팬클럽 선예매는 코어 팬들이 공연을 관람할 확률을 높여준다는 점에서 핵심적인 혜택으로 꼽힌다. 현재는 SM 소속이 아닌 두 멤버의 개인 활동에 그룹 팬클럽 가입자를 대상으로 혜택을 주긴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나누기 복잡해져서다.
이러한 변화를 반기는 팬들도 있지만, 그룹 전체를 응원하는 입장에서 섭섭하게 느껴진다는 여론도 존재한다. 멤버 개개인의 팬클럽에 가입하고 응원 도구를 사면서 비용적 부담이 커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공연 및 이에 따른 부가적 수익인 등 가수 활동을 하며 창출하게 되는 수익을 고려했을 때 개인 팬덤을 구축하는 건 불가피해 보인다. 그 과정에서 잡음이 일기도 한다. 그룹 팬덤에 이어 개인 팬덤까지 우후죽순 생겨나며 의도치 않게 팬덤명이 겹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하는 것.
이날 제니 측은 가수 권은비와 팬덤명이 겹친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제니의 소속사 OA 엔터 측이 공식 팬덤명이 아니라며 해명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제니만의 고충이 아니다. 비슷한 사례는 이전부터 있었다. 신인 그룹 아일릿의 팬덤명을 정하는 과정에서 리사의 팬덤명과 겹친다는 항의가 제기됐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도 티파니의 공식 팬덤명과 이름이 겹쳐 팬덤명을 변경했다.
개인 팬덤을 탄탄하게 구축하려는 시도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그룹 팬들의 마음을 어떻게 달랠지, 팬덤명은 어떻게 지어야 할지. 변화한 가요계 환경 속에서 새로운 시작에 나설 이들이 직면하게 될 숙제가 늘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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