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와 주키퍼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안녕, 할부지'가 개봉한다. 순수하고 엉뚱한 판다들, 헌신적이고 무한히 사랑을 쏟아내는 주키퍼들. 사람과 동물의 장벽을 뛰어넘어 교감하는 이들의 동화같은 현실 이야기가 뭉클함을 안긴다.
27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안녕, 할부지'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심형준 감독과 강철원, 송영관 주키퍼가 참석했다.'안녕, 할부지'는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와 판다 가족들, 그리고 주키퍼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푸바오가 중국으로 돌아가기 3개월 전의 이야기부터 시작해, 2024년 4월 3일 중국으로 향하는 여정을 담았다.
한국에서 태어난 최초의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는 탄생과 동시에 이별이 예정돼 있었다. 국외에서 태어난 판다는 생후 48개월 이전에 짝을 찾아 중국으로 이동한다는 '자이언트 판다 보호연구 협약'에 따른 것이다.
강 주키퍼는 "주연 배우들이 인사를 할 수 없어서 대신 왔다"는 유쾌한 인사로 기자간담회를 시작해 웃음을 자아냈다. 심 감동은 "저번 겨울에 제작사에서 콜이 있었다. 저는 푸바오에 대해 깊이 아는 사람이 아닌 그냥 40대 아저씨였다. 처음에 제안받고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다. 이틀 정도 고민해보겠다고 하고 그때부터 유튜브, 매체 등을 깊이 찾아봤다. 푸바오와 루이-후이 등 바오 가족들과 주키퍼들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좀 더 시네마적으로 풀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튜브 등에서 보여줬던 것보다 조금 더 깊이 있게 들어갔다고 생각한다. 시네마틱한 코드는 당연히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영화만의 차별점은 깊이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푸바오는 2016년 한국에 오게 된 암컷 아이바오와 수컷 러바오의 자연 번식을 통해, 2020년 7월 20일 한국에서 태어난 최초의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는 아이바오, 러바오가 한국에 온 지 4년 만에 태어났다. 엄마 아이바오의 예쁜 외모와 아빠 러바오의 호기심 많고 활발한 성격을 닮아 탄생과 동시에 슈퍼스타로 등극하며 행복과 위로를 선물해 준 힐링 아이콘이 됐다. 귀엽고 엉뚱한 모습과 함께 '푸공주', '푸린세스' 등 수많은 애칭으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강 주키퍼는 "어려운 시기에 푸바오를 만나게 되고 많은 희망, 용기, 새로운 삶을 얻었다는 분들이 많았다. 푸바오가 떠나면 그 분들 마음에 공허함, 외로움이 다시 찾아오지 않을까 걱정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영화를 선보이게 되면서 그 분들과 바오패밀리를 몰랐던 분들에게도 동물들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줄 수 있는 영화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송 주키퍼는 "오늘 처음 영화를 봤다. 특별한 시기에 이별하는 과정을 통해 슬픈 감정을 나누게 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푸바오와의 소중했던 만남을 다시 떠올리게 됐다. 집에 가서 그 소중한 시간을 다시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저도 바오패밀리는 가장 옆에서 좋아하는 사람이다. 관객들도 그렇게 하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안녕, 할부지'에는 촬영팀이 담을 수 없었던 푸바오의 어린 시절, 아이바오·러바오와 강철원 주키퍼의 첫 만남, 아이바오·러바오의 사랑에 관한 시퀀스를 애니메이션으로 풀어냈다. 심 감독은 "제가 기록하지 못했던 순간들이 있다. 제가 몇 년 전으로 돌아갔다면 담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며 "아이바오, 러바오와 의인화된다면 어떤 모습일까 생각했다. 이 친구들이 연애를 했으면 어떻게 했을까. 푸바오가 자라면서 할부지와 가까워지는 모습도 동화 같아서 이 모습을 애니메이션으로 담았다"고 밝혔다.강 주키퍼는 모친상을 당한 와중에도 푸바오 송환 과정에 동행했다. 영화에도 이 비하인드가 담겼다. 강 주키퍼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3일 전에 뵀다. 그날도 제가 TV에 나올 계획이 있어서 봐달라고 했고 '잘보겠다'고 하셨다.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얘길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가족들이 많이 이해해줬다. 6남매인데 '어머니도 충분히 이해해줄 것이다. 우리 가족도 그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안다'고 했다. 큰 형님이 '국가대표 선수가 비보를 들었다고 해도 경기를 중단할 거냐. 경기를 치러야한다. 뒷일은 걱정하지 말고 잘 다녀와라'고 하셨다"고 털어놨다.
강 주키퍼는 얼마 전 중국을 다시 찾아 푸바오를 살펴보고 왔다. 먼발치에서만 지켜본 강 주키퍼의 모습에 팬들이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강 주키퍼는 "푸바오를 혼돈시키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내실에 들어가서 안마도 해주고 하면 저는 좋을지 모르겠지만 푸바오에게는 혼돈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에도 많은 팬들이 계시기 때문에 안전 문제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판다 기지 측에서) 제가 일반 손님 입장 전과 입장 후 따로 만날 수 있도록 배려해줬다. 푸바오도 저도 그 정도 시간이 적당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에 갈 기회가 있다면 또 보러갈 것이다. 그때도 푸바오가 나를 알아봐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며 웃었다.송 주키퍼도 푸바오를 만나러 중국에 갈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송 주키퍼는 "강 주키퍼가 먼저 가서 보시고 왔다. 잘 해내고 있다는 얘기만 들어도 해소되는 부분이 있더라"면서 "조금 더 편안해진 마음으로 만나보고 싶다. 올해는 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푸바오는 중국 생활에 적응했을까. 강 주키퍼는 "푸바오가 3월 3일 마지막으로 손님들과 이별하고 검역하는 기간부터 갈 때까지 긴장의 연속이었다. 한국에서 검역을 받고 처음 차를 타고 비행기를 타고 또 이동을 했다. 야생동물들에게 이런 과정은 긴장의 연속이다. 즐거운 모습만 관찰되진 않는다. 긴장되는 모습, 놀라는 모습 등 여러 모습들이 팬들에게 보여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응 과정으로 이해해주면 어떨까 싶다. 조만간 푸바오가 적응을 마칠 것 같다. 제2의 판생이 열리지 않을까 믿어 의심치 않는다. 푸바오는 그런 친구"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심 감독은 "따뜻한 이야기를 통해 많은 이들이 위로 받고 따뜻한 추석이 됐으면 한다"고 관람을 부탁했다. 강 주키퍼는 "처음 시사회 할 때 사장님과 부사장님이 옆에 있었다. 감정을 표현하지 못했다"면서 "편한 자리에서 감정을 풀며 볼 수 있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봤는데 가족들을 데리고 다시 보고 싶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무더위가 끝나가는데, 추석에 가족들과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송 주키퍼는 "바오패밀리와 주키퍼들에게 특별한 이야기가 담겼다. 이 영화로 따뜻한 9월, 추석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안녕, 할부지'는 오는 9월 4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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