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너무 허무했죠. 개인적으로는 아쉽지만 작품적으로는 맞다고 생각해요"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김강우가 디즈니+ '폭군'의 결말에 대해 이렇게 아쉬움을 드러냈다. ‘폭군’은 ‘폭군 프로그램’의 마지막 샘플이 배달사고로 사라진 후 각기 다른 목적으로 그것을 차지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이 서로 쫓고 쫓기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추격 액션 스릴러다.

극 중에서 김강우는 폭군 프로그램’의 마지막 샘플이 사라졌다는 소식을 듣고 이를 가로채기 위해 한국으로 파견된 미국 정보기관 소속 비밀요원인 폴으로 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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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김강우는 "OTT 드라마는 처음이라 좋기도 하면서 반응을 직접적으로 보지 못해 아쉽기도 했다. 시청률이나 이런 걸 보는 데에 익숙해있어서 반응에 대해 많이 궁금한 상황이었다"고 운을 뗐다.

시청률로 평가되지 않는 OTT 작품이기에 부담감이 덜했다는 김강우는 "직접적으로 피부로 와닿는게 느리다 보니까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부담감은 덜했다. 그런데 (반응에 대한) 궁금증은 더 끝없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김강우는 "(반응을) 어떻게 찾아보는지를 모르겠더라. 그래도 주위에서 반응은 좋더라. '폭군'이라는 제목 때문에 사극으로 알고 계신 분들이 많더라. 액션이 세고 그런 부분이 있어서 걱정하는 부분들이 있는데 OTT에서 그정도는 당연하지 않냐는 반응이 많았다. 그래서 욓려 매력있는 부분은 많겠다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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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적인 캐릭터로 극 중에서 영어 대사의 분량이 꽤 되는 편. 이에 대해 김강우는 "영어 대사를 하루 종일 듣고 따라하는 수 밖에 없었다"며 "사무적인 대사가 아니라 감정들이 실린 비속어가 섞여야 하는 대사가 많았다. 깔끔한 대사가 아니라 뉘앙스를 따라하는 게 쉽지 아서 계속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녹음한 대사를) 화장실에 있을 때도 계속 듣고 샤워하면서도 듣고 그랬다. 대사를 녹음한 친구가 영화에도 등장을 한다. 한범이라고 러시아 갱으로 나오는 친구인데 특기가 영어인데 러시아인 캐릭터를 맡았다. 그 친구는 러시아어를 하느라 고생했고 저는 영어하느라 고생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김선호를 취조하는 장면에 대해서 김강우는 "영어 대사 분량도 좀 많았다. 폴이라는 인물이 극에 대해서 설명하는 씬들이 굉장히 길다. 취조실에서 최국장에게 이야기하는 걸 보면 지금까지 있었던 전반적인 상황을 이야기한다. 그런 부분이 지루해지면 극에 굉장히 안좋은 영향을 끼친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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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 남짓한 분량의 대사에 NG는 없었냐는 질문에 김강우는 "NG가 나진 않았다. 대사를 한번 절기 시작하면 완전 망가진다. 제가 대사를 높낮이까지 맞춰서 디자인 한 거다. 나무가 있으면 그걸 조각처럼 하나씩 다 깎아서 현장에 가는 거다. 이게 안 돼있으면 현장에 가서 에너지도 깎이고 저도 힘들고 스태프들도 힘든 것"이라며 "그런 대사는 한번에 쭉 가지 않으면 서로 곤란해지는 거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이렇게 한 씬을 준비하는 데에는 정해진 시간은 없다는 김강우는 "금방 만들 때도 있지만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면서 길게 둔다. 동선이 없는 씬들은 더 힘들다. 뉘앙스 하나로 달라지기 때문에 디테일 싸움이다. 기존 작품에 비해 씬이 적어서 쉽지 않았나 싶었겠지만 이런 씬이 더 쉽지 않아서 오히려 부담감은 더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결말에 대해 솔직한 생각을 묻자 김강우는 "너무 허무하다. 인물들에 대해 정리가 되어야 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아쉽지만 작품적으로는 맞다고 생각한다"면서 시즌 2의 가능성에 대해 "방법은 여러가지지 않겠나. 저야 어떻게든 환생해서 한다면 재밌게 시즌 2를 할 수 있을지 않을까 싶다"고 열려있는 태도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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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이 끝난 뒤 두 아들과 함께 방학을 보내고 있다는 김강우는 "시간적인 여유가 많아서 애들하고 같이 보내는데 싫어하더라. 날이 더워서 집에 있으면 뭐라고 하더라. 같이 놀고 하고 있다"고 웃어보였다.

이어 그는 "애들과 작품을 같이 본다. 둘째가 5학년이라 관심을 가지고 보더라. (작품이 청불이라) 엄마가 먼저 보고 자체 검증을 하고 심의에서 자르더라. 내 직업이 배우라서 관심을 갖는 것 같기도 하고 연기쪽으로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아들이) 예전에는 내용을 잘 몰랐는데 전개를 따라갈 수 있을 정도가 되니까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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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김강우는 유튜브 채널 십오야에 출연해 고등학교 3학년 때와 몸무게가 같다며 28년 째 같은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강우는 "키가 오히려 줄었다. 몸무게를 유지하는 건 어렵지 않다. (웃음) 고등학교 친구들을 보면 나이가 들면서 살도 찌고 중년미가 흐르지 않나. 40대 중반이 넘어가니까그건 당연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이 직업을 안했으면 저도 똑같았을 거다. 직업이 배우이기 때문에 숙명인 거다. 옆구리를 잡아보고 쪘다 싶으면 운동을 더 한다. 제가 편하려고 하는 거다. 무슨 캐릭터를 맡을 지 모르니까 중간에 맞춰놓는 거다. 게으른 스타일이라 매일 운동을 한다거나 이러지는 못한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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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촬영을 진행한 나영석PD에 대해서 김강우는 "예능 출연하니까 재밌더라. 나영석PD가 참 대단하더라. 편하게 해주시니까 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없더라. 배우들은 많은 카메라에 압도될 수 밖에 없지 않나. 제 속마음을 꺼내놓는게 어려웠는데 편한 느낌이었다. 친한 배우들과 잡담하고 농담하는 기분이었다"고 소감을 남겼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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