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수 김호중이 두 번째 공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은 오전 10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위험운전치상)등 혐의로 기소된 김호중과 범인도피교사, 증거인멸 등의 혐의를 받는 소속사 대표 이 모 씨 등에 대한 2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김호중은 검은색 정장을 입고 안경을 쓴 채 등장했다. 김호중은 한쪽 다리가 불편한 듯 한 자세로 법정에 입장했다. 중풍 등으로 다리 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일상 생활이 어려운 정도의 다리 상태다. 추후 수술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깔끔했던 탈색모는 어느덧 뿌리가 자라 얼룩덜룩해진 모습이었다.김호중 측은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증거도 일부 외 전부 동의했다. 피해자와 합의는 이뤄졌으며, 추후 이체 내역서를 추가로 제출할 예정이다. 13분 만에 끝났던 지난 공판에 이어 이날도 10분 만에 속행으로 마무리됐다. 피고인 심문은 이뤄지지 않았고, 김호중은 내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김호중은 판사가 그의 변호인을 호명한 것을 본인을 부른 것이라 착각해 "네"라고 답한 것 외에는 입을 떼지 않았다.
검찰 측은 김호중과 이 모 씨, 전 모씨에 대해 형법 제30조를 추가 적용하겠다고 했다. 형법 제 30조는 공동정범에 관한 조항으로, 2인 이상이 공동으로 죄를 범한 때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한다는 내용이다. 개인의 우발적 범행이 아닌 2인 이상의 계획적 범죄라는 점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양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피고인의 범죄 자격 조회 결과 김호중은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이며, 전 모 씨는 음주운전 관련 전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모 씨는 다른 전과로 벌금을 1회 낸 기록이 있었고, 장 모 씨는 초범이었다.검찰과 변호인 양측 모두 이날 종결을 희망했지만, 증거 기록이 방대해 검토 후 다음 기일에 종결하기로 했다. 김호중의 결심 공판은 오는 9월 30일 열릴 예정이다. 결심 공판에서 검찰 측의 구형이 이뤄질 계획이다.
1차 공판 때와 같이 이날도 팬들이 법원에 몰렸다. 대부분의 팬들이 법정에 입장하기 위해 질서정연하게 줄을 서 있었지만, 약 5명의 팬들이 질서를 지키지 않고 끼어들며 분란이 일었다. 언쟁 끝에 19명의 입장 인원이 확정됐다. 앞선 공판에서는 팬들이 공판이 끝나기도 전에 우르르 나오는 사태가 있었다. 이에 법원 관계자는 입장 전 "재판의 흐름이 깨지기 때문에 들어간 이후에는 나갈 수 없다. 보기 힘들어서 중간에 나갈 것 같으면 들어가지 말라"고 안내했다.
한편, 김호중은 지난 5월 9일 밤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중앙선을 넘어 맞은편 택시와 접촉 사고를 낸 후 도주했다. 사고 이후 김호중 대신 매니저가 김호중의 옷을 갈아입고 경찰에서 출석해 자신이 운전했다며 대리 자수했다. 본부장 전모 씨는 김호중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파손시켰다.
김호중은 음주 운전 사실을 부인하다가 예정된 공연을 마치고 사고 후 열흘이 지나서야 이를 인정했다. 김호중은 사고를 내고 잠적한 뒤 17시간이 지난 후 경찰에 출석했다. 이에 따라 사고 당시 정확한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할 수 없었다. 검찰은 음주수치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판단, 음주 운전 혐의는 배제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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