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명 중 두 명이 솔로 가수로 데뷔했고, 이어 세 명이 홀로서기를 예고했다. 9년 차 보이그룹 NCT 127이 군백기를 보내는 방식이다.
NCT 127 유타는 올 하반기 중 일본에서 솔로 아티스트로 데뷔할 예정이다. 유타는 10월 5~6일 후쿠오카를 시작으로, 일본 5개 도시에서 총 9회에 걸쳐 솔로 데뷔 쇼케이스 투어를 개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같은 그룹 재현은 3분기 발매를 목표로 첫 솔로 앨범을 준비 중이다. 이제 3분기가 두 달이 채 남지 않은 만큼 곧 솔로 아티스트 재현을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재현은 묵직하면서도 부드러운 춤선을 자랑하는 멤버다. 또, 랩과 보컬 모두 소화 가능한 올라운더다. 그런 그가 어떤 콘셉트로 솔로 활동에 나설지 팬들의 궁금증이 커진다.앞서 솔로로 먼저 나선 멤버들도 있다. 도영은 4월 솔로 데뷔 앨범 '청춘의 포말 (YOUTH)'을 발매했다. 그간 NCT 127로서 보여왔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가요계에 나섰다. 총 10곡으로 꽉 채운 그의 솔로 앨범에서는 밴드 사운드가 두드러졌다. 보컬적 성장이 두드러지는 것은 물론, 그의 색채가 뚜렷하게 담긴 앨범이었다.
NCT 127만의 색깔을 만드는 데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는 리더 태용은 팀에서 첫 번째 주자로 솔로 활동에 나섰다. 그는 지난해 6월 첫 미니앨범 'SHALALA'(샤랄라)를 발매하며 솔로 가수로서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어 두 번째 미니앨범 'TAP'(탭)으로 뮤지션으로서의 역량을 증명했다. 태용은 앨범 전곡의 가사를 단독 작사했으며, 전곡 작곡에 참여했다.
NCT DREAM 활동과 NCT 127 활동을 병행하며 '열일' 행보를 보이는 마크는 내년 2월 솔로 데뷔를 예고했다. 그는 이에 앞서 싱글곡 '200'을 발매하며 홀로서기에 시동을 걸었다. 매력적인 랩 톤을 지닌 마크지만, 보컬적인 측면에서도 강점을 보이기에 어떤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NCT 127은 1995년생인 리더 태용이 지난 4월 입대하며 군백기를 맞았다. 이들은 지난달 15일 정규 6집 'WALK'(워크)를 발매하며 괄목한 성과를 냈다. 군 복무 중인 태용은 활동에 불참했지만, NCT 127은 여전히 완성도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다만 외국인 멤버를 제외한 이들의 입대가 예정된 수순인 만큼, 인원 공백은 지속해서 발생하게 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솔로 활동을 택하는 것은 좋은 전략이다. 멤버들은 그간 해보고 싶었던 음악을 하며 아티스트로서 한 발짝 나아가게 됐다. 올해로 8주년을 맞은 그룹인 만큼 그동안 쌓아왔던 개인적 역량을 보여줄 때가 되기도 했다. 팬들에게는 멤버들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멤버들이 연달아 가요계에 출격하며 팬들이 체감하는 공백기가 줄어든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솔로 활동을 발판 삼아 다른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도 있다. 도영은 솔로 앨범 발매 이후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인지도를 높였다.
다만 NCT 체제를 더 영리하게 활용했으면 어땠을지 아쉬움이 남는다. NCT는 자유롭게 멤버를 구성해 유닛 활동이 가능한 팀이다. 꼭 솔로 데뷔가 아니더라도 NCT 127 멤버들로 구성한 유닛 활동으로 얼마든지 다양한 모습 보여줄 수 있었을 것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유닛 체제를 갖추지 않았던 팀들도 유닛을 내며 새로운 음악을 선보이는 추세다. 이런 와중 NCT 도재정 등 이미 있는 고정 유닛마저 1년 이상 새로운 활동을 선보이지 않았다. 곳곳에서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이들의 솔로 데뷔는 의미 있는 행보다. 솔로 활동이라는 선택지는 혼자서도 무대를 꽉 채울 수 있는 실력이 뒷받침되는 이들에게만 주어진다. 줄줄이 솔로 활동에 나서는 멤버 개개인이 얼마나 뛰어난 역량을 갖췄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