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라스' 방송 화면.


배철수가 35년간 지킨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 하차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지난 24일 방송된 MBC 예능 '라디오스타'(이하 '라스') 876회에는 배철수, 김경식, 윤하, 이승국이 게스트로 출연했다.이날 35년간 저녁 6시 라디오를 책임지고 있는 배철수는 "오래하니까 사람들이 당연히 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하지만 방송국 애들이 봐주질 않는다. 라디오는 6개월마다 개편을 한다. 가끔 저도 내가 어떻게 이렇게 오래했을까 생각한다"며 "요새는 마음을 비웠다. 비운 지 오래됐다. 20년 넘었을 때부터 비웠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1980년 MBC에서 1시간 프로를 했는데, 6개월 만에 하차 통보를 받아 그만뒀다"며 1990년 다시 시작할 때는 1년은 채우자는 결심으로 지금까지 오게 된 거라고. 배철수는 "7년쯤 되니까 10년은 채우고 싶었다. 그땐 10년 채운 다음 브론즈 마우스 달고 유학을 가야겠다고 계획도 세웠다. 그 뒤에는 20년만 하고 그만두자였다. 20년 넘어서는 언제 그만둬도 괜찮겠더라. 다음 개편에 그만두라고 해도 이제는 삶도 방송도 언제 가도 호상이었다. 지금은 즐겁게 좋은 음악을 들어보자는 생각으로 한다"고 말했다.

배철수는 가장 기억남는 출연자로 BTS(방탄소년단)을 꼽았다. 배철수는 "내가 라디오 프로를 하면서 매주 빌보드 차트를 소개하잖나. 처음으로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싱글 차트 2위까지 갔다. 집계방식이 지금과 달라서 그렇지 지금과 같았으면 무조건 1등에 갔을 거다. 그러다가 BTS가 처음으로 싱글 차트 1위에 올랐다. 1위 차트니 연락만 해달라고 했는데 진짜 연락이 왔다. 완전체로 모여서 라디오 나오는 게 쉽지 않은데 1시간 동안 BTS와 방송을 했다"고 고마워했다.

최근 51년 만에 '싱글벙글쇼' 폐지, 최화정의 27년, 김창완의 23년 만에 하차에 대해 배철수는 "내가 김창완 씨와 잘 아니까. 뭐 30년도 안 했는데 뭘 울어"라면서도 "사실 2년 했어도 울 일"이라고 김창완의 눈물에 공감했다.

그러면서 배철수는 "MBC 라디오에서 내가 필요 없어지는 날이 곧 올 것"이라며 "그때는 6개월 전에 얘기해줬으면 좋겠다. 6개월 뒤 그만뒀으면 좋겠다고 하면 임진모, 배순탁 내보내고 한학기 만이라도 라디오 프로그램 본질에 가장 가까운 방송을 하고 막을 내리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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