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재중이 사생팬으로 인해 고통을 받았던 시간들을 괴담으로 풀어냈다.
지난 21일 방송된 MBC '심야괴담회' 시즌4에는 김재중이 '괴스트'로 출연해 자신의 이야기와 괴담을 전했다.이날 김재중은 "귀신보다 무서운 것은 사람이다"라고 밝혔다. "귀신보다 무서운 것이 사생팬이라는 말을 했다"는 말에는 "내가 대한민국에서 사생팬들에게 괴롭힘을 가장 많이 당한 사람일 것이다"라고 반응했다.
김재중은 "집에 찾아온 사생팬이 있었다"며 덤덤히 이야기했다. 그는 "저희 아파트, 집에 찾아와 도어락의 지문인식이 있지 않나. 그것을 계속 누르는 것이다. 범인을 잡고 나서 이유를 물으니 저의 지문을 느껴보고 싶었다고 하더라"고 말해 모두를 경악하게 만들었다.이후 MC 김숙이 "밤중에 자고 있는데 손을 만진 사람도 있다던데"라고 묻자 김재중은 "아니다. 키스했다"고 정정했다.
그러면서 김재중은 "자고 있는데, 당연히 꿈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계속 촉감이 느껴지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그래서 눈을 살짝 떴는데 (사생팬이) 제 위에 올라타 있었다. 그래서 얼굴 형태가 안 보이기에 꿈인 줄 알고 다시 자려고 했었다. 그러다 눈을 떴는데, 제 위에 올라타서 이미 입을 맞추고 있었다"고 털어놔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다.MC 김구라는 "이렇게 무서운 일을 많이 겪었는데 귀신 이야기가 들어올 틈이 없다"고 반응했다.
그러자 김재중은 "요즘에는 사생팬이 좀 뜸해져서 다행이다"라고 의연하게 말하며 "도 넘는 사랑은 극심한 공포로 다가온다. 절제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또한, 김재중은 이날 한 괴담을 생생하게 전하기도 했다. 그가 전한 괴담은 제보자의 삼촌이 겪은 이야기였다. 1988년, 이직 준비를 하던 사연자는 '평화빌라'라는 빌라를 계약하고 들어갔다. 사연자는 빌라 입주 첫날부터 망치 소리에 시달렸지만, 그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이를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연자는 정체불명의 소리에 앞집인 301호에 다가갔는데 할머니 한 명이 나타나 망치로 사연자 머리를 내려친 뒤 자기 가슴도 내려쳤다고 전했다. 곧이어 정신을 차린 사연자는 자기 손에 망치가 들려있었고 방 안에는 움푹 팬 망치 자국이 있었다고.
김재중은 다음 날 아침, 301호 살던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알고 보니 평화빌라는 사이비 신도들이 모여 살며 기도하는 '빨간 집'이었다고 사연자는 전했다. 그들은 다른 세입자들을 괴롭혀 이사하게 했는데, 거동이 힘든 301호 할머니는 이사도 못 가고 망치로 내려쳤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어 제보자는 "얼마 후 연락 안 돼서 찾아가 보니 사연자인 삼촌이 돌아가셨다"라고 전해왔다. 제보자의 삼촌은 평소 신기가 있어서 할머니가 빙의된 게 아니었겠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김재중의 열연에 MC들은 사연에 몰입해 내내 공포로 하얗게 질렸다. 김숙은 "괴스트 김재중이 열연해서 연기 점수 포함 40점"이라고 예상했다. 김호영은 "연기 너무 잘해서 42점 나오겠다"라고 예견했다. 실제 촛불 투표 결과는 촛불 42개로 김호영의 예상대로 들어맞아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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