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경의 사이렌》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가 급속도로 발전하는 연예 산업에 사이렌을 울리겠습니다. 보이지 않는 문제를 지적하고, 연예계를 둘러싼 위협과 변화를 알리겠습니다.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재계약을 하지 않은 일부 SM 소속 아티스트의 불만 제기가 이어지면서 대중 사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특정 센터(레이블)의 일 처리 미숙과 함께 소속 아티스트에게 부담이 큰 재계약 조건이 문제라며 10년 이상 멤버 전원이 소속된 채로 지속 가능한 그룹 운영을 위해 해결돼야 할 숙제라고 지적하기에 나섰다.
현재 대중 여론은 "SM이 센터제를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정말 일을 잘하고 있다. 다만, 3센터가 문제다"라는 시각이 주를 이루고 있다. SM의 3센터는 현재 레드벨벳이 소속한 SM의 센터다.
SM은 지난해부터 'SM 3.0' 시대를 맞이해 센터제를 운영하고 있다. 1센터는 가수 강타, 보아, 그룹 소녀시대를 비롯해 그룹 에스파를 담당하고 있으며, 2센터는 그룹 샤이니, 3센터는 그룹 TVXQ!(동방신기), 레드벨벳을 담당하고 있다. 4센터는 그룹 NCT, 5센터는 그룹 슈퍼주니어, 엑소, 라이즈를 도맡고 있는 SM 소속 레이블이다. 여기에 버추얼 IP를 다루는 센터까지 합해 SM은 총 6개 레이블을 운영하고 있다.센터제를 운영하기 이전, 예정된 시각에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지 않고 공개 이후에도 계속해 수정을 거치는 등 미숙한 일 처리로 인해 가수 태연, 그룹 샤이니 등이 여러 차례 피해를 보고 불만을 드러냈다.
하지만 센터제를 운영하면서부터 대중은 SM에 관해 발매 라인업 프리뷰, 콘서트 라인업 프리뷰로 분기별로 공개한 계획 대부분 큰 문제 없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오히려 동시다발적으로 아티스트들이 대거 컴백 일정을 공지해 즐길 거리가 풍족해졌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내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5센터 소속 라이즈와 슈퍼주니어부터 3센터 소속 레드벨벳, 1센터 소속 에스파, 4센터 소속 그룹 NCT WISH까지 총 5개 SM 소속 그룹이 같은 날 티징 콘텐츠를 공개한 것이 가장 대표적인 센터제 순기능 사례로 언급되고 있다.대중은 이와 관련해 "센터제 이전보다 지금이 훨씬 낫다", "컴백 하염없이 기다리지 않아도 돼서 좋다"며 흡족한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유달리 3센터에서 뮤직비디오 공개 딜레이, 홍보 콘텐츠 부족 등 센터제 이전 지적받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지점에 있다.3센터를 향한 대중의 지적은 그룹 레드벨벳 조이가 SM과 재계약을 맺지 않은 상황에서 소속사를 비판하는 내용의 말을 하면서부터 본격화됐다.
레드벨벳이 데뷔 10주년을 맞아 새 앨범 '코스믹'(Cosmic)을 발매한 24일, 조이는 팬 소통 플랫폼 버블에서 "뮤직비디오 리액션을 해달라"는 팬의 요청에 "글쎄, 우리 의견을 아예 들어주지 않고 기다리라고만 하더니 수정된 부분이 하나도 없는 뮤직비디오를 봐서"라며 소속사와 소통이 원활하지 않음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조이는 "더 말하면 안 될 것 같으니까 조용히 해야지"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조이는 컴백 이전부터 SM과 좋지 않은 분위기를 암시했다. 당시 조이는 SM이 레드벨벳 컴백 앨범을 홍보해 주지 않는다며 "언제까지 비밀인 건지, 아니면 깜빡하고 알리지 못한 건지, 아니면 다음 주에 발표하려고 그러는 건지 나도 의문"이라며 불만을 표했다.조이의 불편한 심경이 담긴 메시지들은 아직 그가 SM과 재계약을 하지 않은 시점이기에 재계약이 불투명해진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대중 사이 갑론을박으로 이어졌다.
대중은 "3센터에서 내보내는 자체 콘텐츠 텀(게재 간격)이 너무 심각하다. 브이로그 이런 영상 간격만 4~5개월이다", "3센터 소속 아이돌을 좋아해서 센터제 장점 못 느끼는 중이다. 센터를 로테이션으로 돌릴 수는 없겠지? 잘하는 센터는 잘하는데 못하는 센터는 너무 못하잖아", "단점은 센터별로 능력 차이가 너무 난다는 거다. 못하는 센터 걸리면 팬들 속만 터진다"며 꼬집었다.
한편, SM은 센터제와 별개로 아티스트 재계약과 관련한 문제를 꾸준히 지적받아왔다. 이미 SM의 황금기를 이끌어왔던 그룹의 상당수 멤버가 '탈SM'을 감행해왔기 때문이다. 문제의 원인으로는 아티스트에게 부담이 되는 재계약 조건이 언급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6월 엑소 출신 그룹 첸백시(첸, 백현, 시우민)은 이 문제와 관련해 SM이 부당한 장기계약을 강요했다며 '노예 계약'을 주장했다. 이들은 "기존 계약에서 5년을 연장하는 재계약서를 SM으로부터 받았다. 부당하다 여겼지만, 지속적인 회유와 거부하기 힘든 분위기 조장이 있어 부득이하게 날인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첸백시는 "객관적인 증빙이 없는, SM이 일방적으로 작성한 자료만을 보고 정산금을 받았다"며 정산 자료 요구에 SM이 불응했다고 주장, SM은 정산 자료는 언제든지 열람이 가능하지만 사본 제공은 외부 유출 우려를 이유로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지난 5일 SM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당사는 심사숙고한 끝에, 아티스트 3인 및 그 대리인이 정산자료 사본을 정산내역을 점검하는 이외에 다른 부당한 목적으로 활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받는다는 전제로, 아티스트 3인에게 정산자료 사본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10일 이어진 첸백시 측의 기자회견에서 첸백시 소속사 INB100이 같은 문제를 지적해 정산 자료 제공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소속 아티스트 가운데 '마의 7년' 그 다음인 '마의 10년'을 넘기고 멤버 전체가 온전히 재계약을 해낸 그룹은 아직 없다. SM의 핵심 아이돌 그룹으로 평가받는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엑소, 샤이니, f(x) 가운데 현재 SM에 멤버 전원이 소속돼 활동 중인 팀은 없다. 이 상황 속 레드벨벳 멤버 전체 재계약 여부는 곧 SM의 지속가능성을 확인할 사건으로 꼽힌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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