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의 행보를 두고 업계에서 우려와 걱정의 목소리를 내놨다. YG엔터테인먼트를 떠난 후 그가 모습을 보인 곳은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이노베이트 코리아 2024 등 과학, 기술 행사다.

모두 음악과는 관련 없는 행보다. 자연스럽게 소속사 갤럭시코퍼레이션에 대한 의문 부호가 뒤따르고 있다. 엔터 사업에서는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않은 회사로의 이적. 갤럭시코퍼레이션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지드래곤을 간판으로 내세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4일 갤럭시코퍼레인션, 카이스트(KAIST) 등에 따르면, 지드래곤은 오는 5일 류근철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열리는 '이노베이트 코리아 2024'에 참석한다. 이날 지드래곤은 이광형 KAIST 총장, 최용호 갤럭시코퍼레이션 대표와 함께 토크쇼에 나선다.

해당 행사에서 지드래곤은 과학 기술과 K팝의 가교 역할을 맡는다. 행사 관계자는 "지드래곤이 ICT·과학기술 축제 무대에 선다는 것은 유례없는 파격적 시도"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지드래곤이 K팝 문화의 선구자 역할을 했기에 관계자의 설명이 납득이 되면서도, 부정적 여론도 상당하다.


지드래곤이 본분을 잊고 외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2월 CES 참석 당시, 지드래곤은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신유열 롯데그룹 미래성장실장 전무 등과 와인 회동을 갖고, 프랑스 향수 대부 프레데릭 말과 협업해 향수를 내놨다. 이와 관련해, 지드래곤이 인맥 쌓기와 경제적 이익 추구에만 몰두해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아냥도 들어야 했다.또 소속사 갤럭시코퍼레이션에 대한 비판도 뒤따른다. 소속사의 사세 확장을 위해 지드래곤이 소모되고 있다는 시선 때문이다. 이번 카이스트 행사 참석 역시 소속사의 사업 확장을 위해서다.

물론, 지드래곤이 음악에만 중점이 맞춰진 회사가 아닌 다양한 분야에 연관된 회사에 매력을 느껴 동행할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 단순 '소속 아티스트'만의 영역이 아닌 주체적으로 음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했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지드래곤이 갤럭시코퍼레이션의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도구 역할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 A 씨는 "최근 지드래곤의 행보를 보면, 아쉬움을 느낄 때가 있다"라며 "무엇이 아티스트로서 옳고, 그른지 판단이 안 서는 모습이다. 주위에 이를 고민해주고 말해줄 사람이 없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아티스트 지드래곤으로서 결과물을 안 내놓은 지 벌써 7년이 흘렀다. 올해 하반기 솔로 앨범을 예고했지만, 컴백 공식화 및 구체화에 대해 별다른 소식이 없다. 아티스트는 본업을 통해 본인의 가치를 증명한다. 이는 강산이 수십번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공식이다. 지드래곤을 둘러싼 우려와 걱정을 음악으로 씻겨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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