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랜드' 6월 5일 개봉
탕웨이, 10여년 만에 남편 김태용 감독 작품 출연
"김태용 감독, 6살 아이+60살 노인 모습 공존"
"극 중 박보검♥수지 등장, 나도 눈호강"
'원더랜드' 탕웨이 /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딸이 '원더랜드' 보고 싶다면 보면 되고, 안 보고 싶으면 안 봐도 돼요. 제 딸은 자기 주관이 강한 아이에요. '독립적인 개체'죠. 저도 제 스스로가 독립적이길 바라는 사람이에요. 아이가 독립적이어야 엄마인 저도 독립적일 수 있죠. 그런데 아빠는 좀 안 그런 것 같아요. 하하."

탕웨이는 남편 김태용 감독과 함께 작업한 영화 '원더랜드'를 딸에게 보여주고 싶냐는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오는 5일 개봉하는 '원더랜드'는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AI)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탕웨이는 어린 딸에게 자신의 죽음을 숨기기 위해 원더랜드 서비스를 의뢰한 엄마 바이리 역을 맡았다. 탕웨이는 '만추'(2011) 이후 김태용 감독과 오랜만에 다시 영화 작업을 하게 됐다."감독님이 이 대본을 구상하는 단계부터 저와 의논했어요. 엄마라는 캐릭터가 있기 때문이죠. 저희 일의 특성상 많이 돌아다녀야 하잖아요. 바빠서 딸을 직접 대할 시간이 부족해요. 그래서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영상으로 딸과 소통을 많이 했어요.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엄마, 아빠가 자신에게 존재한다는 걸 인식하게 해줬죠. 영상 통화할 때 360도 도는 AI 로봇을 사용하는데, 중국에서 아이가 있는 웬만한 가정에서는 다 가지고 있고, 한국 가정에도 많아요. 그런 경험에 근거해서 영화를 구상한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은 시작 때부터 저와 감독님이 동행해온 거죠."

탕웨이의 딸은 현재 베이징에서 공부하는 중이라고. 영화 속 바이리와 같은 상황이라면 탕웨이는 남은 딸에게 'AI 엄마'를 만들어줄까. 탕웨이는 "필요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제 딸은 독립적 성향을 가졌다. 내가 아이에게 뭔가를 하라고 할 때는 오랜 시간 이해시키고 설득하고 하나씩 차근차근 알려준다"며 "그렇기 때문에 제 딸에겐 AI 엄마가 필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원더랜드' 스틸. /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김태용 감독은 탕웨이가 엄마이기 때문에 엄마 역할에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에 탕웨이는 "감독님이 칭찬한다고 그렇게 말해준 것"이라며 쑥스러워했다.

"극 중 바이지아(딸)의 나이가 7~8살 정도에요. 영화 촬영 당시는 제 딸이 더 어렸어요. 이제 8살이 돼가죠. 그래서 그때는 바이지아를 더 어린 아이 대하듯 한 것 같은데, 다행히 바이지아를 연기해준 배우(여가원)가 저와 의논하고 저에 대한 믿음을 보여준 덕분에 잘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영화에선 안 나왔지만 치파오를 바이지아에게 준다든가 서로 손톱 발라주는 장난을 한다든가 실제 엄마와 딸의 모습이 담기도록 노력했어요. 제게 탕마마(탕웨이 엄마)라고 불러주기도 했죠. 실제로 저는 '엄마 같지 않은 엄마'에요. 딸과 노는 걸 좋아해요."

'원더랜드' 탕웨이 /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노력하는 탕웨이의 모습에 존경심을 느꼈다는 김태용 감독. 탕웨이 역시 감독으로서 남편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탕웨이는 "김태용 감독님은 여러 방면이 많은 지식을 갖고 있다. 나도 다음 작품을 기다리고 있다"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겉모습만 보고 믿지 마라. 보지 못하는 대단히 많은 부분이 있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김태용 감독의 지식은 광범위하면서도 넓고 깊어요. 모든 부분에 아는 게 많아요. 어떤 일이나 내용에 손대기 전에 알아야하는 분이죠. 그게 과학이면 과학에 대해 공부하는 거예요. 그 영역에 관해 고민하고 지식을 습득하고 시작하는 분이에요. (저처럼) 역시 재밌는 거, 노는 거 좋아하고 호기심이 강해요. 처음 만났을 때 호기심 가득한 표정이었어요. 쳐다보는 감독님의 얼굴에서 호기심 가득한 6살 남자 아이의 모습과 60살 넘은 노인의 모습, 이 두 가지 느낌이 공존했어요."

'원더랜드' 탕웨이 /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이번 영화에는 수지, 박보검, 최우식, 정유미가 출연한다. 공유는 특별 출연으로 힘을 보탰다. 중화권 배우 니나 파우는 극 중 바이리의 엄마 역할로 등장해 이야기의 깊이를 더한다. 탕웨이는 "모든 배우가 특출났고 훌륭한 연기를 보여줬다"며 동료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저는 이 영화 보면서 눈호강도 했어요. 아름다운 커플 박보검, 수지 씨가 함께 나온 장면도 보면서 '와~' 그랬죠. 얼굴에 마사지팩을 붙이는 것처럼 눈에 영양을 주는 것 같았다. 중국 SNS에서도 박보검-수지 커플 얘기가 매일 나와요. '저 둘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계속 올라와요."

탕웨이는 '만추'로 한국 영화계에 입성하며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받았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는 외국인 배우 최초로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처럼 탕웨이는 한국 영화 팬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 팬들이 주는 사랑 덕분에 (한국 영화계에서 활동)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뭘 잘하는지 모르겠고 부족하다고 생각하는데, 이게 인연인 것 같아요."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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