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임영웅이 이틀 간 10만명의 영웅시대와 호흡했다. 1년을 계획해 세운 공연인 만큼, 시작은 웅장했고 콘서트 중간중간 감동 서사는 충분했다. 다만, 야외 공연장이란 조건에서 오는 질 낮은 음향 시스템, 잔디를 지킨다는 이유로 멀어져야 했던 무대와 관객 사이의 간격 등 아쉬움은 남았던 공연이었다.

26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는 임영웅의 2024 콘서트 'IM HERO - THE STADIUM'(아임 히어로 - 더 스타디움) 두 번째 공연이 개최됐다.
임영웅부터 공연을 진행하는 스태프까지 미담은 차고 넘쳤다. 기성 세대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만큼, 입장 절차부터 착석까지 '원 트랙'으로 진행됐다. 두 번의 공연, 각 5만 여명이 모이는 만큼 현장을 찾는 팬들이 불편함 없게 한 임영웅과 주최 측의 제안이었다.

여기에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을 업고 좌석까지 계단을 오른 콘서트 진행 요원, 지난 25일 첫 번째 공연을 마치고 귀가하던 도중 팬들을 만나 "공연 어땠나"라며 살갑게 물어본 임영웅까지. 궂은 날씨에도 설렘과 뜨거운 열기가 이어지는 이유였다.

콘서트의 시작은 '무지개', '런던 보이', '보금자리'였다. 이날 무대는 중앙을 비워놓고 직사각형 모양의 본 무대 및 간이 무대가 설치됐다. 또한 십자가 모양의 중앙 무대가 놓여있었다. 특히, 중앙 무대에서 '런던 보이'를 열창한 임영웅. 그는 수십명의 댄서와 군무를 선보였다. 더불어 댄서 립제이가 독무를 보여주기도.
이어 소나기, 사랑해요 그대를, 팬들에게 처음 라이브로 들려준 '따라따라', 이제 나만 믿어요, 연애편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등이 이어졌다. 아쉬운 것은 음향 시스템이었다. 야외 공연장 특성상 스피커 소리가 퍼져나가기 때문에 '소리가 깨지는' 느낌을 받는다. 이는 상암 경기장 뿐만 아니라 잠실 등 야외 공연장에서 보이는 대표적인 문제다. 그 때문에 일부 가수들은 팬들에게 보다 질 높은 음향을 들려주기 위해 실내 공연장을 선호하기도 한다. 임영웅 역시 이 장애물을 극복하지는 못했다.

이어진 '사랑은 늘 도망가'부터 임영웅은 열기구에 올라탔다. 본 무대를 기준으로 'ㄷ'자로 둘러싼 팬들에게 나아가 2층 좌석에 앉은 팬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이조차도 관객들과의 거리는 상당했다. 타 아티스트와 같이 무대 중간중간 팬들이 자리한 좌석 통로를 이용해 밀접한 스킨십을 선보이는 것이 나아보이기까지.

25일~26일 양일간 진행된 이번 임영웅의 단독 콘서트는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렸다. 평소 '축구광'이라 알려진 임영웅은 해당 콘서트장 잔디를 보호하기 위해 그라운드에 흰 천을 깔았다. 임영웅은 사랑역, 사랑해 진짜 무대를 마친 후 열기구에서 내려왔다. 공연 중반부 어둑해진 콘서트 현장. 그는 '온기'를 열창했고 팬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팬들은 임영웅 팬덤의 대표 색깔인 파란색의 응웡봉을 흔들며 화답했다.



더불어 지난 6일 발매한 신곡 ‘온기’의 뮤직비디오를 바탕으로 제작된 단편 영화 일부를 공개되기도 했다. 이어 임영웅은 "배우 임영웅"이라며 자신을 소개했고, "단편 영화를 한 번 찍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얘기를 꺼낸 건 지난 투어 마지막 회식 때"라며 "슬쩍 던져 본 게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얘기를 던지고 휴가를 떠나서 혼자 시나리오를 썼다. 물론 감독님이 대부분 수정하긴 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이번에 공개한 것은 일부에 불과하다. 향후 OTT에서 풀 버전을 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후 바램, 모래알갱이, 아버지,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 무대 등으로 관객들의 감성을 건드렸다. 또 돌아와요 부산항에, 아파트, 어쩌다 마주친 그대, 남행열차 등 히트곡 메들리로 공연의 중, 후반부를 장식했다. 앵콜 무대로는 빛 같은 나의 사랑아, 서울의 달, 인생찬가 등으로 채워졌다. 2030세대부터 7080세대까지 모든 세대를 아우른 공연이었다.

임영웅은 지난달 6일 신곡 두 개가 담긴 새 싱글 '온기'를 발매했다. 수록곡 '홈'과 '온기'는 발매 후 각종 음원 차트 1위, 음악 방송 1위를 석권했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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