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월화드라마가 두 개나 시작된 가운데, 남자 주인공들의 성적이 확연히 갈리고 있다. 두 드라마 모두 전작이 2,3%대의 저조한 성적으로 쓴 맛을 본 상황에서 한 쪽은 상승, 한 쪽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15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ENA '크래시'는 첫 회 2.2% 시청률(전국 기준)을 기록했다. 이후 14일 방송된 2회에서는 전국 가구 시청률 3.0%, 수도권 가구 분당 최고 3.7%를 기록하면서 0.8% 포인트 상승했다. 월화극 중 '크래시' 시청률만 상승한 모습을 보였다.
'크래시'는 운전대를 쥔 도로 위 빌런들을 소탕하는 교통범죄수사팀의 노브레이크 직진 수사극이다. 이민기, 곽선영, 허성태 등이 주연을 맡았다. 이민기가 지난해 10월 종영한 JTBC '힙하게' 이후 7개월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작품이다.
'크래시'는 14일 시청률 3%를 기록하면서 역대 ENA 월화드라마 최고 시청률 순위에서 3위를 차지하게 됐다. 전작 ENA '야한 사진관'이 첫 회 2.1%로 시작해 약 2%로 씁쓸한 성적으로 종영을 맞이하게 되면서 후광 효과 역시 기대하기 어려웠던 만큼, 유의미한 성적을 기록했다고 볼 수 있다.
전작의 부진한 성적으로 후광효과를 받지 못한 작품이 또 있다. ENA '크래시'와 동시간대, 같은 날에 방송을 시작한 KBS '함부로 대해줘'다. 14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KBS '함부로 대해줘'는 첫 회 시청률 전국 가구 2.3%, 수도권 가구 2.2%를 기록했다.
이는 전작 '멱살 한번 잡힙시다' 1회가 기록한 2.8%보다 0.5% 포인트 낮은 수치다. 이후 방송된 2회에서는 전국 가구 1.5%를 기록하면서 0.8% 포인트 하락, 자체 최저 기록을 갱신하게 됐다. '함부로 대해줘'는 인의예지를 장착한 MZ선비 신윤복(김명수)과 함부로 대해지는 삶에 지친 여자 김홍도(이유영)의 무척 예의바른 로맨스 드라마다. 주연 배우인 김명수는 2021년 초 종영한 '암행어사: 조선비밀수사단' 이후 3년여 만에 KBS 월화드라마에 복귀하게 됐다. 이유영 역시 2019년 종영한 '국민 여러분!' 이후 5년 만에 KBS에 복귀했다.
두 작품 모두 전작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기에 후광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ENA 월화극 '크래시'는 1회보다 상승세를, KBS '함부로 대해줘'는 하향세를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장르의 차이를 이유로 꼽을 수 있다. '크래시'는 범죄 수사극이지만 '함부로 대해줘'는 코믹 멜로극으로 상대적으로 중장년층에서 선호하지 않는 장르로 시청자를 잡는데에 어려움이 크다.
또한 OTT 스트리밍 서비스도 이유 중 하나다. 전작 '야한 사진관'은 오직 죽은 자들을 위해 존재하는 귀객 전문 사진관의 까칠한 사진사와 열혈 변호사가 서늘한 밤 손님들과 생과 사를 오가며 펼치는 아찔하고도 기묘한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주연 배우들의 연기에 호평이 따랐고 마니아적인 시청자층도 존재했지만 지니TV를 제외한 OTT 플랫폼에서 서비스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진입 장벽이 컸다. 다만 '크래시'는 '야한 사진관'과는 다르게 지니TV 뿐만 아니라 디즈니+에서도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접근성이 높아졌다.
물론 아직까지 2화만 방송된 만큼 향후 시청률의 흐름은 지켜봐야 할 일이다. 두 월화극 중 어떤 작품이 마지막까지 웃을 수 있을까.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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