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가인 줄 알았는데 프로 방송인이었다. 아내 소유진보다 TV에 자주 나온다. 방송인으로 완벽하게 전향한 백종원이 방송 지옥의 덫에 걸렸다.
과거 백종원은 이런 말을 내뱉었다. "내 주 수입원은 방송이 아니다. 수입을 생각하고 방송을 하는 게 아니니까. 이러다 방송을 통한 수입이 훨씬 더 많아지면 또 모르겠지만”호텔, 음식점 등의 사업체보다 방송을 통해 벌어들인 수입이 더 짭짤했을까. 자발적으로 본업보다는 방송에 욕심을 내는 백종원이다.
'백패커' '백종원의 배고파' '장사천재 백사장' '백스피릿' '백종원의 사계' '백종원의 국민음식' '백종원 클라쓰' '백파더' '백종원의 골목식당' '백종원의 푸드트럭' '집밥 백선생' '백종원의 3대천왕' 등 평소 자신의 이름을 걸고 방송을 해온 백종원. 이번에도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내걸고 새 프로그램으로 찾아온다. ENA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이다.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은 4만평의 폐공장을 개조한 스튜디오에서 백종원이 설계한 미션을 수행하며 인간 개조하는 프로젝트다. 어려운 환경 속 기회를 가져보지 못했거나 큰 실수로 인해 밑바닥까지 떨어진 사람들에게 두 번째 기회를 준다. 최종 라운드를 통과한 출연자들에게는 백종원이 준비한 '나만의 가게'가 주어진다.
이번 프로그램은 백종원이 그간 해오던 방송과는 결이 다르다. 조금 더 확장됐다. 한 사람의 인생사를 들어보고 '개조'를 시켜준다. 남자 버전의 오은영 박사가 떠오른다.그저 먹고, 요리하고, 맛 평가를 하던 백종원의 모습이 아니다. 방송에서는 먼저 실패를 경험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그들의 서사와 니즈가 공개될 전망이다. 먹방, 요리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휴먼다큐에 가까운 수준이다.
결국엔 백종원의 본업보다는 사람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걸 바탕으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낸다. 이후 백종원만의 교육, 미션이 나오고 최종적으로는 '나만의 가게'를 선물한다.
그의 새 프로그램 출범 소식이 어딘가 반갑지 않다. 오히려 백종원이 방송을 다방면으로 계속 확장하는 것이 그의 사업적인 욕심 때문이라고 말하는 업계의 지적도 잇따른다.
백종원은 이번 프로그램 외에도 tvN '백파더2'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또 넷플릭스와 손을 잡고 '무명요리사'(가제)를 준비 중이다. 문어발식 방송 늘리기를 하고 있는 그는 이젠 셀럽으로 전락했다. 이미 '방송쟁이'가 되어버린 그가 과연 어느 정도의 사명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임할 수 있을까.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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