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호의 불쏘시개》

연예계 전반의 이슈에 대해 파헤쳐 봅니다. 논란과 이슈의 원인은 무엇인지, 엔터 업계의 목소리는 무엇인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레이블 어도어 민희진 대표와의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사이비 종교 단월드와의 연루설에 휘말렸다. 하이브측은 터무니없는 허위사실이란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연루설이 기자회견 2~3일 뒤 나온 것에 주목하고 있다. 하이브측은 이 소문의 근원지를 파악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엔터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가 사이비 종교가 연관돼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민 대표가 지난 25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뉴진스 'OMG' 뮤직비디오 구상을 두고, 하이브 임원들과 마찰을 빚었다고 밝히면서다. 당시 구체적인 마찰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OMG' 뮤직비디오 내용에 대해 주목했다.

언급된 종교단체는 '단월드'다. 단월드는 외부적으로 명상 단체로 알려졌지만, 사이비 종교의 경계를 넘나드는 성격을 띠는 것으로 전해졌다. 단월드는 마고 할멈을 우주 창조의 여신으로 숭상하며 환인, 환웅, 단군을 숭배한다. 민족의 조상이자 깨우친 사람으로 존경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불교가 부처를 섬기고, 기독교가 예수를 섬기는 것과 같다. 실제로 정기적으로 천제(天祭)를 지내기도 한다.


업계에서는 'OMG' 내용이 단월드를 비판하는 이야기라고 판단했다. 단월드의 상징 동물은 환웅과 혼인을 맺고, 단군을 낳았다고 알려진 '곰'이다. 'OMG' 뮤직비디오에서 곰 인형이 자주 등장하거나, 단월드가 위치한 신도림 역이 나온다. 뉴진스 멤버들이 단월드로부터 벗어나려는 모습이 담겨있다는 해석이다.이 뿐만이 아니다. 하이브의 팬 플랫폼 위버스가 단월드의 명상 프로그램명과 같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단월드는 "사실무근"이라고 반응했다.

또한 방탄소년단(BTS)이 해당 단체와 관련이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멤버 진을 제외한 멤버들이 단월드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글로벌사이벌대학교를 졸업했다. 학교 설립자 이승헌 전 총장은 단월드의 창시자다.

방탄소년단의 '진격의 방탄' 가사 중에 '명치에 힘 빡 주고 단! 전! 호! 흡!'이라는 가사가 포함되는 등 하이브 소속 그룹들의 음악이나 디자인, 의상, 액세서리 등에 이 단체의 상징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하이브 산하 쏘스뮤직 소속 걸그룹이었던 여자친구의 마지막 앨범 수록곡 '마고'의 제목이 단월드에서 중요하게 사용되는 단어였다는 것. 또 하이브 산하 빌리프랩 소속 신인 걸그룹 아일릿의 데뷔곡 '마그네틱'의 제목 역시 해당 단체가 만든 체조의 이름과 같다는 점 등이 언급됐다.


하이브는 이 같은 지적이 모두 사실이 아니란 입장이다. 끼워맞추기식으로 호도할 뿐,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실제 하이브 내부에서도 "터무니없는 이야기까지 나온다"는 게 중론이다. 한 관계자는 "하이브 임직원 2000명이 있는데 이들이 모두 사이비 의혹에 그동안 입다물었다는 것이냐"며 끼워맞추기식 음모론을 경계했다.

이 같은 문제가 제기된 배경에 대한 의심의 시각도 커지고 있다. 지난 28일 불거진 하이브 사이비 종교 연루설은 하이브의 어도어에 대한 중간 감사 결과 발표, 민 대표가 긴급 기자회견을 한 지 이틀 만에 나왔다. 하이브에서는 이 같은 허위 의혹 제기 배경에 '바이럴 업체' 등이 있다고 보고 관련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감사 보고서와 함께 법적 조치에 대한 후속 발표도 예고했다. 하이브가 어도어 감사에서 발견한 '하이브의 죄악'이라는 내용의 문건이 이번 사이비 종교 연루설과 관계가 있다는 내부 전언도 있다.

음모론은 언제나 자극적이다. 확증편향으로 몰다보면 진실이 아닌 것도 진실인 것처럼 비쳐질 수 있다. 향후 발표될 감사 결과와 법적 분쟁 결과를 놓고도 진실게임은 이어질 전망이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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