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아의 한발짝》
카메라 뒤 아닌 앞에 서는 제작진
연출 방식 호불호 갈리는 중
"제작진 분량 과해" 비판의 목소리 커져
카메라 뒤 아닌 앞에 서는 제작진
연출 방식 호불호 갈리는 중
"제작진 분량 과해" 비판의 목소리 커져
《김세아의 한발짝》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한발짝 거리에서 바라보며, 객관적인 시각으로 소식을 전합니다. 때론 한발짝 가깝게, 때론 한발짝 멀게.
카메라 뒤가 아닌 앞에 얼굴을 내비치는 제작진들이 많아지고 있다. 누군가는 이들의 출연이 "몰입을 깬다"면서 질색하기도 하고, "제작진이 나와 오히려 신선하다"는 반대 목소리도 있다.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스타 PD 중 한 명인 나영석 PD는 카메라 앞에 가장 많이 서는 제작진 중 한 명이다. KBS2 '1박 2일'을 시작으로 그간 연출해왔던 tvN '신서유기' 시리즈부터 '지구오락실'까지 다수의 프로그램에서 제작진으로서 TV에 얼굴을 비춰왔다. 연출한 프로그램이 유명세를 탔고, 이 덕에 나영석 PD는 연예인 출연자들 못지 않게, 또는 그 이상으로 시청자들에 얼굴 도장을 찍었다. 나영석 PD는 방송에 등장해 출연진들이 게임에 성공하지 못하게 약 올리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의 꾀에 넘어가는 등 제작진으로 프로그램에 등장하면서 새로운 연출 방식을 제시했다.
잠깐씩 얼굴을 비추는 것을 넘어 스스로 메인 콘텐츠가 되기도 했다. 나영석 PD는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를 개설해 직접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주기적으로 유튜브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등 크리에이터로도 활동에 나섰다. 이 같은 활약 덕에 나영석 PD는 5월 개최될 제60회 백상예술대상에 TV 부문 남자 예능상 후보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제작진으로서가 아닌 예능인으로서 분류된 것이다.
나영석 PD를 시작으로 제작진들이 방송에 얼굴을 직접 비추는 빈도 수가 높아지고 있다. 카메라 앞에 나서는 제작진들이 하나의 흐름이 되면서 이를 불편하게 바라보는 시청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제작진들이 출연하면 몰입이 깨진다"며 "굳이 나오지 않아도 될 상황도 많아 보인다"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반면 일각에서는 "오히려 프로그램을 만든 제작진이 나오면 더 신선하고 재밌다"며 두둔하는 쪽도 있다.
특히, JTBC '최강야구'는 제작진의 프로그램 개입 관련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적절하지 못한 활동 탓이다. 지난 15일 '최강야구' 제작진은 시즌 3의 포문을 열며 잔류와 방출이 결정지어지는 스토브리그를 진행했다. 단장인 장시원 PD는 필두에 서서 고참 멤버부터 영건까지 한 명 한 명과 면담하며 연봉 협상, 재계약 여부에 대해 이야기했다. 문제가 된 지점은 장시원 PD가 신인왕을 수상한 신재영에게 갑작스레 '재계약 불발'을 통보한 장면이었다.
장시원 PD는 "신재영씨와 1년 보내면서 괜찮은 사람이자 선수라고 생각했지만 '내년에도 잘할 수 있을까' 이런 것에 물음표가 생기는 것은 사실"이라며 "신재영 선수와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고 통보했다. 이에 신재영은 고개를 들지 못한 채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고 장시원 PD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몰래 카메라다"라고 밝혔다. 제작진의 몰래 카메라는 신재영에서 그치지 않고 정의윤에게도 계속됐다. 방송 직후 누리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제작진이 갑질이 심하다"며 "프로그램에서 제작진이 출연하는 빈도가 너무 잦은 것 같다"면서 제작진에 거세게 비판을 제기했다. 선수를 상대로 존중이 부족한 태도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에 나오는 제작진들의 분량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 주를 이뤘다. 이러한 지적이 일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제작진들의 출연 빈도, 분량에 대해서는 이미 '최강야구' 시즌 1부터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제작진의 본분은 프로그램의 전반을 지휘하고 연출하고 구성하고 출연진들을 케어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과정에서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도 생길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연출 방식에 시청자들의 비판이 커지는 지금, 시청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일 필요가 있다. 카메라 앞보다는 뒤에서 본분에 더 집중해야 한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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