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자현, 미스터리 로맨스 '당신이 잠든 사이' 주연
"뒤늦게 사랑 믿게 된 인물 표현하고 싶었다"
"상대역 이무생 만난 건 최고로 만족"
♥우효광 불륜 의혹으로 구설수 "누구나 실수할 수 있어"
추자현 / 사진제공=트윈플러스파트너스


"한국에서 한 멜로라면 유일하게 '동상이몽'이잖아요. 하하. 다시 한국 와서 활동하게 되니 기회가 된다면 멜로 장르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좀 강하게 있었어요. 나이 더 먹으면 하기 쉽지 않은 게 멜로잖아요. 마침 그 타이밍에 장윤현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주셨어요."

추자현은 15년 만에 한국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로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당신이 잠든 사이'는 행복했던 3년차 부부에게 아내의 선택적 기억 상실이라는 불행이 닥친 후, 한없이 자상했던 남편의 의심스러운 행적들이 드러나는 미스터리 로맨스. 추자현은 일도 가정도 평탄했지만 교통사고로 선택적 기억 상실증을 앓게 되는 덕희 역을 맡았다. 추자현은 "제가 중국 활동을 오래했다. 중국에서는 거의 멜로를 찍었다. 그 전에 한국에서 활동할 때는 세고 개성 있는 캐릭터를 위주로 해서 멜로를 해본 적 없다"라며 이번 영화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이무생 배우와 함께하게 된 건 최고의 만족이에요. 이무생 배우는 생각보다 순둥순둥하고, 예의도 바른 사람이에요. 드라마 '서른, 아홉'에서 불륜 같아 보이는 관계지만 그래도 그 절절한 사랑에 공감되게 하는 연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무생로랑이라는 러블리한 별명도 붙은 것 같아요. 러블리한 이름이다. 명품 중에 최고의 명품 'OO메스'라고 덧붙여주고 싶어요. 인품적으로나 연기적으로나 훌륭해요. 지금도 잘하고 있지만 앞으로 더 기대됩니다. 40대 중후반과 50대가 더 기대되는 배우에요. 이무생 배우와 멜로를 해봤으니 나중에 기회가 되면 센캐릭터로 연기 대결을 해보고 싶어요. 하하."

추자현 / 사진제공=트윈플러스파트너스


장애를 가진 양부모 밑에서 자랐고, 결혼 후 교통사고를 당하고 남편의 의심스러운 행적을 알게 되는 덕희. 감정 소모가 많은 역할인데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추자현에게 덕희 캐릭터는 연기해내기 쉽지 않았다. 예산도 적은 작품에 촬영 기간도 한 달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추자현이 출연을 결심한 건 이러한 이유였다."20대 후반에 중국으로 넘어가서 30대를 다 중국에서 보냈어요. 거기서 멜로 연기를 처음하기 시작한 거죠. 중국 배우와 말도 안 통하는 외국어로 연기하는데도 그 감정이 제게 와닿았어요. 이걸 우리말로 한국 배우와 감정에 이입해서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오면 내가 어느 정도 표현해낼 수 있을까 싶었어요. 이런 말 해본 적 없는데, 중국에서 상상도 못한 노력을 했어요. 그런데 30대 중반이 넘어가니 또 다른 욕심이 생기는 거죠. 또 하나 결정적인 건, 저는 사랑과 사람을 믿지 못했어요. 외로우니까 연애하고 사랑이 변하니 상처도 주고 헤어지기도 했죠. 제가 효광씨와 혼인신고한 게 38살이었는데, 효광씨를 만나고 결혼해야겠다 생각하고 결혼하고 그러면서 사랑을 믿게 됐어요. 사랑을 뒤늦게 믿게 된 30대 후반, 40대의 감정을 표현해보고 싶었어요."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 스틸 / 사진제공=트윈플러스파트너스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 스틸 / 사진제공=트윈플러스파트너스


이처럼 사람도 사랑도 믿지 못했던 추자현은 우효광과 연애하고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며 사랑을 믿게 됐다. 그렇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냐는 물음에 추자현은 "싫어하실 수도 있지만 매 순간"이라며 쑥스럽게 웃었다."제 드라마 복귀작이 JTBC '아름다운 세상'이었어요. 극 중 남편이 박희순 오빠였죠. 제작발표회 때 '드라마 남편도, 현실 남편도 좋은 사람'이라며 '내가 복이 많다'고 했어요. 그렇다고 제가 이번 영화에서 효광씨를 생각하고 연기한 건 아니에요. 이무생 배우가 훌륭했어요. 오롯이 이무생 배우의 눈을 보고 연기했고 감정에 빠졌어요. 바람 난 건 아니에요. 다행히 그 친구도 유부남이에요. 하하."

앞서 추자현-우효광 부부는 우효광이 불륜 의혹에 휩싸이면서 구설수에 휘말리기도 했다. 하지만 추자현은 "인생에 우여곡절이 많다. 자기도 모르게 순간 멘탈이 나갈 때가 있다. 맨정신에 사람이 살 수 없지 않나.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저는 술 먹으면 제 남편보다 이상한 짓을 더 많이 한다. 저는 그냥 안 쓰러웠다. '올해가 네가 힘든 해인가 보다' 그랬다"며 담담해했다.

"효광씨가 애교가 많아요. 주변에 친한 누나도 많고 친한 형들에게 뽀뽀도 많이 하고 그래요. (그 일로) 오해를 너무 많이 받았어요. 저는 멘탈이 센 편인데 남편은 마음이 여린 편이라 많이 놀라더라고요. 그럴 땐 제가 2살 많으니 누나처럼 얘기하기도 해요. 하하. 제 남편이기도 하지만 그 친구만의 인생이기도 하잖아요. 그런 일을 겪다보면 더 단단해져요. 좋은 아빠, 좋은 중년의 남자가 돼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좋은 회초리가 됐던 일이에요."
추자현 / 사진제공=트윈플러스파트너스


최근 추자현은 영화 홍보 차 장항준 감독이 진행하는 유튜브 예능 '넌 감독이었어'에 출연하기도 했다. 해당 콘텐츠에서 추자현은 "살면서 들은 가장 충격적인 소리는 '고생 안 했을 것 같다'는 말이었다"고 고백했다.

"주변에서는 '그때 힘든 걸 겪었기에 지금의 네가 있다'는 위로의 말을 해요. 만약 10~20대 때 힘든 일을 겪고 나중에 성공하는 삶과, 그때 사랑받고 나중에 평범하게 사는 걸 택하라면 저는 후자를 택하고 싶어요. 저는 20대 때 많이 사랑 받지 못했고 풋풋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러블리한 20대 후배들을 보면 부러워요. 대중은 갓 데뷔한 20대 신인 친구들의 싱그럽고 청초한 모습을 좋아하는데 저는 그러지 못했어요. 제 예전 필모그래피를 보면 나이보다 어둡고 느와르적인 모습이 많아요. 그래도 지금은 너무 감사해요. 얻은 것도 많고 좋은 가정도 꾸렸고 좋은 남편도 만났죠. 하지만 그때를 다시 하라고 한다면 힘들 것 같아요."

뒤늦게 만난 한국에서의 멜로 작품. 추자현에겐 '당신이 잠든 사이'가 어떤 의미일까.

"40대에 받은 선물 같아요.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데뷔하고 '이 작품이 잘 됐으면, 시청률이 잘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해본 적 없어요. 그저 연기할 수 있는 데 감사해요. 제 작품, 연기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제게 더 중요한 건 '내가 후회없이 했느냐'에요. 나 자신과의 싸움이죠. 거기에 보는 분들이 공감을 얻어갈 수 있다면 더 감사한 일이죠. 그러면서 보완할 부분도 알게 되고 연구하다 보면 더 깊이 있는 연기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제 연기 인생이 연결될 것 같아요. 하하."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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