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그룹 세븐틴, 오-그룹 스트레이키즈/ 사진제공=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JYP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내년 6월까지 병역의 의무를 수행하며 '군백기'를 가진 지금, 그 자리를 채울 남자 아이돌 그룹으로 그룹 스트레이키즈와 그룹 세븐틴이 주목받고 있다. 두 그룹은 겨냥하는 시장도 그 성격도 서로 정반대지만, 모두 뛰어난 성과를 보여 K팝 남자 아이돌의 대표주자로 함께 조명받고 있다.

그룹 세븐틴/사진=텐아시아 사진DB
소속사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세븐틴은 오는 6월 영국의 음악 축제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Glastonbury Festival)의 메인 무대 '피라미드 스테이지'에서 공연한다. 이 행사의 메인 무대에 출연하는 K팝 아티스트는 세븐틴이 처음이다. 올해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에는 세계적 팝스타인 두아 리파(Dua Lipa), 시저(SZA), 콜드플레이(Coldplay)가 출연한다. 세븐틴은 K팝을 대표해 해당 페스티벌에 출연, 글로벌 팝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또한, 세븐틴은 올해 9월 독일에서 개최되는 음악 축제 '롤라팔루자 베를린'(Lollapalooza Berlin)의 헤드라이너(간판 출연자)로 무대에 선다. 이번 롤라팔루자 무대에서 세븐틴은 K팝 아티스트로는 유일하게 팝스타 샘 스미스(Sam Smith)와 마틴 게릭스(Martin Garrix), 버나 보이(Burna Boy)와 나란히 무대를 꾸민다.

일본에서 큰 팬덤을 보유한 세븐틴은 일본 팬덤을 기반으로 북미권과 유럽으로 팬덤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세븐틴은 지난 13일 '제38회 일본 골드 디스크 대상'에서 한 해 동안 가장 활약한 아시아 아티스트에게 주어지는 '베스트 아시안 아티스트' 부문을 수상했다.더불어 시상식 역사상 최초로 아시아 부문 '베스트 3 앨범' 3개 작품을 세븐틴이 독식해 일본 내 독보적인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들은 일본 내 인기에 힘입어 일본 4개 도시의 초대형 스타디움에서 '세븐틴 투어 팔로우'(SEVENTEEN TOUR FOLLOW)의 앙코르 공연을 총 8회에 걸쳐 진행할 예정이기도 하다.

그룹 스트레이키즈/사진=텐아시아 사진DB


스트레이키즈(Stray Kids)는 세븐틴과는 달리 데뷔 초부터 영미권 및 유럽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19년부터 유럽 4개 도시에서 열린 쇼케이스 투어를 통해 1만9000석을 전석 매진시킨 바 있다. 지난해에는 스트레이키즈가 세븐틴보다 한 해 앞서 롤라팔루자 페스티벌에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참석하기도.스트레이키즈는 특히 빌보드(Billboard) 차트에서 훌륭한 성적을 보였다. 2022년 미니 6집 '오디너리'(ODDINARY)부터 지난해 11월 발매한 '락-스타'(樂-STAR)까지 4개 앨범이 연속해 빌보드 200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이 기록은 한국 가수 중 방탄소년단에 이어 스트레이키즈에 의해 두 번째로 달성됐다.

일본 시장을 기반으로 유럽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세븐틴과는 반대로, 최근 스트레이키즈는 유럽 내 탄탄한 팬덤을 기반으로 일본 시장을 향해 발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9월까지 일본의 대규모 4개 돔 공연장에 입성, 4회에 걸쳐 총 13만 관객을 맞이했다.

일본 팬덤 규모가 커지면서 스트레이키즈는 지난 13일 세븐틴과 함께 '제38회 일본 골드 디스크 대상'에서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작품 및 아티스트 명단에 따르면, 스트레이 키즈는 2023년 9월 6일 발매한 일본 첫 EP 앨범 'Social Path (feat. LiSA) / Super Bowl -Japanese ver.-'(소셜 패스 (feat. LiSA) / 슈퍼볼 일본어 버전)으로 '베스트 5 싱글' 부문에서 수상했다.두 그룹은 겨냥한 시장이 다른 만큼 그룹이 지닌 성격도 정반대다. 세븐틴은 기획부터 일본을 중심으로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그룹이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세븐틴에 대해 "멤버가 13명으로 많다. 그 자체로 다양한 캐릭터를 골라 소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아이돌 멤버로서 보이그룹을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미소년 그룹의 정석"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스트레이키즈는 파워풀하고 역동적이며 조직력 있는 퍼포먼스를 특징으로 한다. 미소년 이미지를 내세우는 세븐틴과는 결이 다른 모습이다. 김헌식 평론가는 "스트레이키즈는 북미를 전략적으로 겨냥한 그룹"이라며 "컨셉도 일반적인 K팝과는 다르다. 북미 스타일에 맞게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이키즈는 방탄소년단 이후 처음으로 북미권에 K팝이 통한다는 것을 증명해낸 유의미한 사례다. 김헌식 평론가는 "방탄소년단 이전 K팝 시장은 북미 시장을 포기한 상태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방탄소년단의 성공 이후 북미권에도 가능성이 있음을 알게 된 JYP가 처음으로 북미 시장을 처음부터 겨냥하고 스트레이키즈를 기획해 선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BTS가 처음 군백기를 맞이하던 당시 있었던 우려가 무색하게 세븐틴과 스트레이키즈의 활약으로 K팝 남자 아이돌의 위상은 공고하다. 일본과 북미, 유럽 전역으로 발을 뻗고 있는 두 그룹은 어느덧' 차세대 BTS'로 떠올라 서로 경쟁 중이다. 방탄소년단이 군백기로부터 돌아왔을 때 더욱 성장한 K팝 남자 아이돌 산업과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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