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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윤의 누네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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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죽지세다. 영화 '파묘'가 천만 관객 돌파를 내다보고 있다. 풍수와 무속신앙, 그리고 항일코드가 합해진 오컬트 장르가 관객들의 흥미를 제대로 자극했다.

따뜻해지는 날씨처럼 극장가에도 봄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파묘'가 70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7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평일인 전날에만 17만 4677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누적 관객수 660만 6400명을 기록,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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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개봉한 '파묘'는 장재현 감독의 세 번째 오컬트 장르 작품이다. '검은사제들'(544만), '사바하'(239만)의 계보를 잇는 '파묘'는 가장 빠른 속도로 장재현 감독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개봉 일주일 만에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330만 관객을 돌파했으며 삼일절 연휴에 400만, 500만, 600만 관객을 끌어모았다.가파른 상승세다. 11만에 600만을 돌파했다. 이와 같은 기록은 2023년 천만 관객을 동원한 흥행작 '서울의 봄'보다 일주일 빠르다. 이에 '파묘' 역시 천만 관객을 돌파할 것이라고 점쳐지고 있다.

오컬트라는 장르는 주로 매니아층에게 사랑을 받아왔다. '파묘'는 어떤 매력으로 이렇게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었을까. 장재현 감독의 과감한 시도가 통했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장 감독은 "코로나 19시기에 고민을 많이 했다. 사람들이 더 극장에서 재밌게 볼 수 있게 화끈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파묘'는 대중적인 요소가 가미된 오컬트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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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무당하면 경력이 많은 나이 든 인물이 등장해 극의 중심을 잡아줬다. '파묘'에서는 젊고 실력 있는 일명 'MZ무당즈'라고 불리는 김고은과 이도현이 무속인 역을 맡았다. 여기서 오는 신선함이 극의 재미를 더한다. 무복에 캔버스 운동화를 신고 대살굿을 하는 김고은의 모습도 색다르다. 더불어 사제 관계인 김고은과 이도현이 묘한 로맨스 분위기를 풍겨 연인이 아닌가라는 추측도 하게 한다.악령, 악마 등을 그린 오컬트물과도 다른 느낌이다. 우리나라만의 풍수학, 무속신앙이 어우러져 한국적인 오컬트물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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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코드'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최민식, 유해진, 김고은, 이도현의 극 중 이름 상덕, 영근, 화림, 봉길의 이름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 이름에서 따왔다. 곳곳에 박힌 쇠말뚝을 뽑으러 다닌 '철혈단' 역시 1920대 상해에서 활동한 독립운동 단체의 이름이다. 주인공들이 탄 차량의 번호판에도 항일코드가 숨어져 있다. 0301, 0815 등 삼일절과 광복절을 의미한다.

"CG는 정말 쓰기 싫었다"라는 장재현 감독의 신념이 생생함을 더했다. '험한 것'의 정체는 실존 인물이었다. 배우 김민준과 전직 농구선수 김병오를 섭외해 '험한 것'을 완성했다. 기계음을 쓴 듯한 목소리 역시 일본 성우 코야마 리키야와 한국 성우 최낙윤이 직접 대사를 소화했다. 거대한 도깨비불 역시 진짜 불이다. 최민식은 "진짜 불을 보는 것과 조명만 비추는 건 배우 입장에서 큰 차이가 있다. 진짜 불을 보면서 연기하니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다"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볼 것 없는 극장가의 빈집 털이를 했다며 천만 영화 바람은 김칫국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파묘'는 영화 자체가 흥미롭지 못했다면 세우지 못할 기록을 세웠다. '파묘'의 천만 관객 돌파 여부에 업계 안팎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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