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엽, 이소라의 23년 만남이 화력에 불을 지핀 걸까. 전 배우자 혹은 전 연인과의 재회를 추진하는 것이 웃음 소재로 쓰이고 있다. 전현무, 한혜진은 '환승 연애' 출연 의사를 내비쳤고, 이혜영은 이상민의 예능에 나오고 싶다며 적극적으로 피력했다. 쿨하다고 웃으며 넘길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불편할 수 있는 상황. 웃음만을 위해 쓰이는 재회 개그 코드가 아쉽다는 시각도 만만찮다.
지난 2일 방송된 SBS 예능 '강심장VS'에서 전현무는 전 연인 한혜진이 언급되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이현이가 결혼을 일찍 한 이유를 전하며 당시 함께 활동한 모델 겸 방송인 한혜진을 언급한 것. 전현무가 애써 '갈색 추억'의 한혜진 아니냐며 말이 돌렸지만, 이현이는 "전현무가 '환승연애' 얘기한 적이 있지 않냐. 놀랍게도 한혜진 역시 '환승연애' 나간다고 했다"며 "둘 다 허락해 양쪽 동의가 됐으니 빨리 이 기획이 성사됐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이에 전현무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앞서 전현무는 '연예인판 환승연애'에 출연하는 것이 가능하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한 바 있다. 한혜진 또한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환승연애'에 나가고 싶다며 "내가 전에 만났던 애들 다 나왔으면 좋겠어"라며 전남친 단체 소환 조건을 내걸기도 했다.
한혜진과 전현무는 2019년 결별 후 같이 방송하던 '나 혼자 산다'를 하차, 이후 함께 방송에 출연한 적이 없기에 두 사람의 재회 가능성 소식에 대중의 관심이 뜨겁다. 무엇보다 최근 신동엽, 이소라가 결별 후 23년만에 재회해 화제를 모았기에 더욱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이 '환승 연애'에 진심으로 나오고 싶은 건지, 그저 웃기기 위해 한 농담인지는 알 수 없다. 결별의 이유는 두 사람만이 아는 상황 속 계속되는 이들의 재회 요청은 누군가에게는 불편함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이는 이상민과 이혜영도 마찬가지다. 이혜영은 최근 출연한 예능들에서 이상민을 언급하며 재회를 희망했다. 이상민에게 영상 편지로 썼던 이혜영은 '짠한형'에서는 과거 이상민이 출연 중인 '아는 형님' 대기실을 찾았다고 밝혔고, '꽃밭병동'에서는 '아는 형님'에 나가고 싶다며 "난 나가고 싶은데 거기서 못 나오게 하던데?"라며 "(영상편지에 대한) 답장 기대한다고 전해달라"고 쿨한 모습을 보였다.그러나 이에 대한 이상민의 반응은 소극적이다. 지난 2일 방송되는 '돌싱포맨'에서 김준호가 이상민에게 이혜영과 마주치면 어떡할 거냐고 묻자 이상민은 "그걸 왜 물어보냐. 안 마주쳤잖아"라고 정색했다. 또 멤버들의 끈진길 질문에 이상민은 결국 "나도 모르지! 마주쳐봐야 알지!"라고 버럭했다. 이혼 후 한 번도 마주친 적 없는 두 사람이지만, 이혜영에 비해 이상민은 만나고 싶어하는 의지가 없어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이야 두 사람이 쿨하게 서로를 언급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혼 당시 이혜영은 이상민을 사기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이상민이 누드사진을 찍을 것을 강요했고, 계약금과 이익금 등 총 22억원의 피해를 보았다는 주장이었다. 당시 이상민은 기자회견을 갖고 "이혜영이 요구한 22억원 중 13억원은 내 책임"이라며 "본인이 변제하겠으며, 원만한 합의점을 찾겠다"고 밝혔다. 이후 채무 10억원을 상환하고 압류도 해결하자 이혜영은 소송을 취하했다.
결별한 사람과의 재회는 두 사람 모두의 동의와 의지가 있어야 가능하다. 한 사람이 조금이라도 불편하다면 보지 않는 것이 맞다. 한 공간에서 만나는 모습을 보고싶은 대중의 마음도 이해하나 헤어진 사람과의 재회가 너무나 가벼운 웃음거리가 되지는 않길 바란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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