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외계+인' 2부 메인 포스터. /사진제공=CJ ENM
≪최지예의 에필로그≫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곳곳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객관적이고 예리하게 짚어냅니다. 당신이 놓쳤던 '한 끗'을 기자의 시각으로 정밀하게 분석합니다.
영화 '외계+인' 2부가 CJ ENM의 명운을 가를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외계+인' 2부(감독 최동훈, 이하 '외계인2')가 오는 2024년 갑진년 새해 포문을 연다. 지난해 전례 없는 부진을 겪은 CJ ENM이 '외계인2'를 들고 새해 벽두 첫 주자로 나선다.

연말 극장가는 분위기가 좋다. 11월 22일 개봉한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이 천만 관객을 넘어 올해 랭킹 1위였던 '범죄도시3'을 넘어서고, 10년에 걸친 이순신 3부작 피날레 '노량: 죽음의 바다'(감독 김한민)이 바통을 받아 힘차게 달리며 연말 극장가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 상황 속 출격을 준비하는 '외계인2'에 대해 영화계의 우려와 기대가 공존한다.

우선, 우려에 대한 가장 큰 부분은 1부에 대한 실망감이다. 극장 문턱이 높아지고, 흥행 격차가 더욱 심화된 상황에서 전작의 실패는 후속작에 있어 치명적인 핸디캡이다.

'외계+인' 1부의 경우 154만 가량의 관객을 동원, 손익분기점인 730만에 크게 미치지 못해 흥행 참패의 결과를 냈다. 흥행과 별도로 봐도 작품성 측면에서 역시 높은 만족도를 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원래대로라면 2부가 나오는 것 자체가 어려웠겠지만, 태생부터 2부로 기획됐고 촬영 역시 한 번에 다 마친 상황 속 극장에 걸리게 된 '외계인2'다. 전작에서 관객들을 사로잡는데 실패한 '외계+인'이 2부에서 기사회생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기 어렵다는 게 우려의 핵심이다.반면, 작품이 완결된다는 점에서 기대의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외계+인'은 하나의 작품을 1부와 2부로 쪼개놓은 독특한 형식을 가지는데, 1부는 스토리가 전개되고 떡밥이 뿌려진 상황 속에서 결말을 보지 못한 채 끝나는 탓에 관객들의 만족도가 낮았다. 적지 않은 관객이 '140분짜리 예고편을 본 느낌', '영화 결말이 나지 않아 찝찝하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어찌 됐든 2부는 1부에서 펼쳐놓은 세계관의 마침표를 확인할 수 있기에 1부보다는 만족감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관련 김의성은 최근 텐아시아와 인터뷰에서 '외계인2'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외계+인' 1부가 OTT 등을 통해 안방으로 관객을 찾은 만큼 2부 흥행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생각도 전했다.

그는 "만들 때 스태프, 배우들이 모두 좋았고 결과물도 참 좋았다. 그런데 우리가 좋아하는 만큼 잘은 안되어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며 "아마 이 영화에서 떡밥이 해소되지 않은 것에 대해 답답함이 있었던 거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긴 여정을 완결짓는 후속편이 나왔고 재미있고 모든 궁금증이 해소될 거다. 대단한 배우들이 진짜 멋진 연기를 했다. 기대와 바람이 큰 작품"이라고 전했다.
'외계+인' 2부 /사진 = CJ ENM
'외계+인' 2부 /사진 = CJ ENM
여기에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 역시 이어진 기대감이다. 인기는 물론이고, 연기 면에서 구멍이 없는 배우들이 이뤄낼 앙상블이 2부에서는 훨씬 더 여물었을 터.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소지섭,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 이하늬 등 배우들의 열연이 '외계인2'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외계인2'는 치열한 신검 쟁탈전 속 숨겨진 비밀이 밝혀지는 가운데 미래로 돌아가 모두를 구하려는 인간과 도사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1부에서 던졌던 떡밥들이 회수될 예정으로, 세계관과 스토리 전개를 이해하고 보면 더욱 재미있는 영화가 될 것이라는 게 '외계인2' 관계자의 설명이다.

올해 CJ ENM 영화 사업은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유령'(감독 이해영)부터 '카운트'(감독 권혁재), '더 문'(감독 김용화), '소년들'(감독 정지영)까지 손익분기점은 물론이고, 단 한 작품도 100만 관객에 닿지 못했다. 66만의 '유령'이 최고 성적으로, 51만을 기록한 '더 문'을 제외한 '카운트'와 '소년들'은 50만도 못 갔다.

게다가 배우 이선균이 주연 출연한 CJ ENM 영화 '탈출:프로젝트 사일런스' 역시 개봉이 묘연한 상황이다. 이 영화는 칸 영화제에도 초청되며 큰 기대를 받았던 작품이라 더욱 뼈 아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구창근 대표까지 나서 부인한 CJ ENM 영화 사업 철수설은 영화 업계 만연하게 돌고 있다.

'기생충'이란 역작을 배출하며 영화 명가라 불렸던 CJ ENM은 올 한해 크게 휘청였다. 새해 역시 녹록지 않아 보이는 상황 속 출사표를 내민 '외계인2'는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게 될까. '외계인2'의 어깨가 무겁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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