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터를 잡은 '대한외국인' 원조격 방송인들의 활약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다니엘 린데만, 알베르토 몬디, 기욤 패트리는 한국인 아내까지 만나 단란한 가정을 꾸렸다.
독일 출신 다니엘 린데만은 8일 한국인 비연예인 여성과 결혼식을 올렸다. 그는 자신의 소셜 계정을 통해 "평생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을 만나 결혼을 결심하게 됐다. 동고동락하면서 제 부족한 점도 감싸주는 사람"이라고 결혼 소식을 전했다. 이어 "한국에서 보낸 15년 시간 동안 설레는 순간과 위기의 순간들이 많이 있었지만 아마 지금의 이 결정이 제 인생에서 큰 전환점이 될 것 같다"고 새신랑의 설레는 마음을 드러냈다.
다니엘은 신부와 2년간 교제했다고 알려졌다. 다니엘은 한 방송에서 "친구들과 동해 쪽 카페를 갔는데 옆에서 독일말로 사진 찍어달라고 해서 봤는데 종소리 같은 게 있었다"라고 신부와의 첫 만남 비하인드를 밝혔다.
다니엘은 JTBC 예능 '비정상회담'을 통해 얼굴이 알려졌다. 편안한 분위기와 젠틀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호감 가는 인상을 남겼다. 이외에도 MBC에브리원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KBS2 '대화의 희열' 등에 출연했다. 현재는 JTBC '톡파원 25시'에 '노잼 캐릭터'로 활약하고 있다. 방송인, 강연자뿐만 아니라 출중한 피아노 실력으로 피아니스트로도 활동하며 다수의 앨범을 냈다.
이탈리아 출신 알베르토 몬디 역시 '비정상회담'으로 방송 활동을 본격 시작했다. 이탈리아 남성이 로맨틱하다고 알려진 만큼, 알베르토도 사랑꾼으로 유명하다. 방송에서도 아내를 향한 애정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알베르토는 아내를 중국에서 어학연수 중 만났다고 한다. 당시 알베르토는 "당신이 지금 당신의 나라로 돌아가야 하지만, 당신은 우리가 다시 만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우리가 만날 거라고 여전히 믿는다. 날 기다려달라"라고 중국어 고별사를 했다고 한다. 다시 만났냐는 물음에 "지금 레오(아들) 엄마"라고 말해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어떤 아빠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는 "엄마를 사랑하는 아빠"라며 사랑꾼 면모를 드러냈다.알베르토가 한국에 온 건 지금의 아내를 만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처음에는 한두 달만 있다가 돌아가려고 했지만, 둘은 부부의 인연을 맺게 됐고 알베르토는 한국에 정착하게 됐다. 프러포즈는 "호텔에서 함께 하루를 보내고 다음 날 아침, '너와 같이 살고 싶어'라고 말했다"라며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지만 사실 무척 떨렸다"라고 밝혔다. 아들, 딸 하나씩 있는 알베르토는 한국을 '제2의 고향'이라며 아들이 생긴 뒤 한국을 향한 애정이 더 깊어졌다고 한다.
캐나다 출신 기욤은 14살 연하의 한국인 양유진 씨와 결혼했다. 두 사람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먼저 혼인신고를 한 뒤 2022년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 3년 만인 올해 6월에는 딸을 얻기도 했다.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출신인 기욤은 1998년 각종 대회를 휩쓸었고 2000년부터 한국 생활을 본격 시작했다. 한국으로 온 뒤에는 게임넷 스타리그까지 우승하며 세계 최고의 프로게이머 반열에 올랐다.
기욤 역시 '비정상회담',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등에 출연했다. 긍정적이고 여유로운 성격이면서도 뛰어난 지적 능력을 갖추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 두뇌 서바이벌 예능 '데블스 플랜'에서 이러한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국에서 프로게이머에 이어 방송인으로 오래 활동했던 기욤은 깜짝 결혼 소식을 알려 모두를 놀라게 했다. 기욤은 양유진과의 결혼 이유에 대해 "(아버지 건강 문제로 캐나다에) 여자친구와 함께 갔다. 하루 종일 같이 있어도 좋아서 결혼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양유진은 한 방송에서 기욤과의 연애 스토리를 전하기도 했다. 양유진은 "첫 데이트 때 오빠가 '2019년 6월 캐나다로 돌아가야 한다.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고 하더라. 2019년 4월부터 사랑에 빠지기 시작했는데 헤어지기까지 단 2개월 밖에 안 남았었다"고 했다. 또한 "남은 기간 동안 후회 없이 사랑하자고 생각했다. 오빠가 나한테 빠지려면 뭐가 있을까 생각해봤는데 외국인들이 귀여운 스타일보다 섹시한 스타일을 좋아한다고 하더라"며 "그래서 나는 레깅스를 입고 오빠의 집에 놀러가서 요리를 해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가 처음부터 집에 찾아가 7첩 반상으로 차려주면 부담이 될까 싶어서 처음에는 스크램블 에그부터 시작했다. 점차 메뉴를 늘려나갔다"고 회상했다. 기욤은 "(아내가 결혼 전) 레깅스를 입었을 때 좋았다. 처음 요리를 해줬을 때도 너무 감동이었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국적을 뛰어넘어 사랑을 이룬 '대한외국인' 부부들. 낯선 한국에서 사랑하는 연인을 만나 가정을 이뤄 행복하는 사는 이들에게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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