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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우./사진=조준원 기자


"남궁민 선배님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명불허전'이죠. 연기에 대한 열정과 섬세한 디테일들이 굉장해요. 보면서도 온몸에 전율이 느껴질 정도죠. 배려심도 넘치시는 분이라 제가 긴장할 때마다 옆에서 잘 이끌어주셨어요."

서울 중구에 위치한 텐아시아 인터뷰룸에서 만난 배우 김윤우가 MBC 금토드라마 '연인'에서 같이 호흡을 맞춘 배우 남궁민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내며 이렇게 말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연인'은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한 사극이다. 병자호란 속 엇갈리는 연인들의 사랑과 희망을 일군 백성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극 중 김윤우는 조선 최고의 소리꾼이자 남자인 이장현(남궁민 분)을 연모하는 량음 역을 맡아 열연했다.

올해 데뷔 3년차인 김윤우는 드라마 '미미쿠스'에 이어 '이로운 사기' 김동욱 아역을 거쳐 '연인'으로 대중에게 얼굴을 제대로 각인시켰다. '연인'이 발굴한 최고의 보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윤우./사진=조준원 기자

이날 김윤우는 드라마 속 긴 장발에 상투를 쓴 모습과 전혀 다른 곱슬 파마 머리로 등장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촬영을 모두 마치고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줬다는 김윤우는 "화보 촬영하는 김에 바꿔봤다. 스타일을 확 변신 시키는게 나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11개월 간의 대장정을 마친 김윤우는 "종영이 실감 나지 않는 것 같다. 많은 시청자들이 관심과 사랑을 줘서 너무나 감사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인기를 실감하냐고 묻자 김윤우는 "촬영 중에는 연기에만 집중하려고 시청자들의 반응 같은 걸 많이 안보려고 했다. 그래선지 인기 실감은 촬영 중간엔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생각보다 많이 알아봐주시지는 않은 것 같다. 상투 쓴 모습에 익숙해져 있어서"라며 미소지었다.

김윤우는 지난해 겨울 오디션을 통해 량을 역에 캐스팅 됐다. 당시에는 이미 대부분의 주역들은 캐스팅이 완료된 상황이었다. 그는"첫 오디션 때는 량음 역이 아니라 여러 캐릭터를 열어놓고 봤다. 두 번째 만남에서 량음 대본을 받았다"고 밝혔다.

"감독님 말에 놀랐던 순간이 있어요. 량음을 간절히 찾고 있는데 오디션장으로 제가 나타나줬다고요. 그 말을 듣고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첫 사극 작품인 만큼 준비해야할 것도 많았다. 김윤우는 "무술, 승마는 기본이었고, 만주어도 잘 구사해야 했다. 또 만년에 한번 나오는 명창이라 소리 연습도 했다. 남다른 각오로 량음이 가진 표정이나 말투, 행동 등을 구축하려고 했다"며 "2달 정도 준비하고 바로 촬영에 들어가야 했다. 매일매일 필요한 요소들을 돌아가면서 연습했고, 촬영 중에도 꾸준히 연습했다"고 말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힘들었던 건 '노래'였다. 조선 최고의 소리꾼이라는 설정이지만, 김윤우는 노래를 전공하거나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흉내 조차 낼 수 없는 캐릭터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피나는 연습을 했다. 다행히 결과물은 자연스럽게 잘 나온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외적인 면보다는 내적인 면에 더 신경을 썼습니다. 외적인 부분들은 한복을 입고 상투를 쓰고 가발을 쓰기 때문에 제한적인 면이 많이 있어서요. 그걸 준비하는 것 보다 내적인 걸 쌓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남궁민의 모든 말이 다 기억에 남고 살이 됐다는 김윤우. 그러나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마지막 촬영날이었다며 "선배가 '한번 안아보자'며 꼭 안아줬다. 마지막으로 량음과 장현이 서로 인사하는 느낌이어서 묘했다"고 회상했다.

김윤우는 남궁민과 삼각관계를 형성했던 안은진(유길채 역)에게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모든 배우와 스텝들이 너무 많이 도와줘서 캐릭터의 감정에 집중할 수 있었다. 유길채를 향한 질투심이나 짜증 같은 감정은 량음이라는 옷을 입고 나서부터는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이입이 됐다"고 말했다.


'연인' 마지막회에서는 백발 광인의 정체가 량음으로 밝혀졌다. 백발 광인은 첫회 오프닝에서도 등장해 정체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 바 있다. 처음부터 백발 광인이 량음인 줄 알고 있었냐고 묻자 김윤우는 "초중반까지는 정채지지 않았었는데, 촬영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로 정해졌다는 연락을 받았다. 작가님과 감독님이 고심 끝에 정하신 것 같다. 대본에도 나와 있듯이 여자인지 남자인지 누군지도 모르게 연출됐어야 했었다. 첫 회에 나온 백발 광인도 내가 맞다"고 설명했다.

"량음에 결말에 대해서는 만족하는 편입니다. 그렇게 연출됨으로써 제가 그 사람에 대한 마음이 어느정도였는지 다시 한번 알릴 수 있다고 생각해서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과 대사는 무엇이었을까. 김윤우는 우심정에 등장하는 첫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장면을 위해 준비했던 기간도 길었다. 나는 사람이 내향적인 면이 많아서 경험하지 못한 걸 경험해야 한다는 두려움이 컸고 걱덩도 많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기억에 남는 대사는 장현과의 대사 중에 '죽어도 좋지, 같이'이다. 그 대사 속에 정말 여러 감정들이 함축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그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까 하는 생각에 그 말을 하는 것 조차도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덧붙였다.

김윤우./사진=조준원 기자


배우를 꿈꾸게 된 계기에 대해서도 말했다. 김윤우는 "난 평범한 인문계 학생이었다. 대학 입시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많이 힘들었다. 나에게 '이러면서까지 하고 싶은지 되려 물어봤는 데 대답을 하지 못하겠더라. 빠르게 포기하고 새로운 변화를 주려고 연기에 도전했다"고 밝혔다. 반대하는 부모님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짧은 시간이지만 연기 입시를 준비해 백석예술대학교 공연예술학부 연기과에 입학한 김윤우. 그는 "걱정과는 다르게 적성에 잘 맞았다. 입학 후 바로 외부 활동을 하려고 소속사를 찾아다녔고, 운이 좋게 지금의 소속사를 만나게 됐다. 그 이후부터는 운이 좋게도 일이 잘 풀렸다"고 말했다.

롤모델로는 유해진과 남궁민을 꼽았다. 김윤우는 "유해진 선배는 다양한 장르를 연기하는데, 매 작품 너무 멋있게 소화하시더라.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방면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닮고 싶다. 또 이번 '연인'을 통해 존경하게 된 선배가 남궁민 선배다. 어떻게 연기 하는지 두눈으로 봤고, 얼마나 대단한 분인지 느끼게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윤우./사진=조준원 기자

연말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기대하냐고 묻자 김윤우는 "상에 욕심은 없다. 이런 작품에 참여했다는 것 만으로도 내겐 큰 커리어가 될 것 같다"면서도 "상을 주신다면 감사히 받겠다"며 웃었다. 베스트 커플상에 대해서는 "넘볼 수 없을 것 같다. '연인'의 애청자로서 장현과 길채를 너무 응원했다"고 말했다.

"많은 시청자의 사랑 덕분에 사계절 내내 정말 큰 힘을 얻으며 찍었습니다. 많은 스텝분들과 선배들께서 열과 성을 다해 찍은 작품이라 좋은 결과물로 인사드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더 좋은 연기로 보답하는 기회가 생기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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