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호의 복기》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동향을 소개합니다. 대중의 니즈는 무엇인지, 호응을 얻거나 불편케 만든 이유는 무엇인지 되짚어 보겠습니다.
걸그룹 있지(ITZY)가 중국 활동에 나섰다. 한국과 중국은 한국과의 정치적, 외교적 문제로 관계가 얼어붙었다. 그 때문에 지난 몇 년간 K팝 아티스트들이 마땅한 중국 활동을 이어가지 못했다. 있지의 이번 중국 활동이 양국 관계 회복의 물꼬가 될지 주목받고 있다.16일 가요계에 따르면, 있지는 최근 중국 상하이 오프라인 팬 미팅을 개최했다. 해당 팬 미팅은 지난 7월 있지의 미니앨범 '킬 마이 다웃'(KILL MY DOUBT) 발매를 기념한 자리였다. 현장에는 약 500여 명의 현지 팬들이 찾았다.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로 양국 간 대중문화 교류가 중단됐다. 약 7년 만에 K팝 아티스트가 중국 내 활동을 펼친 것. 6년 전 중국은 일본, 미국과 함께 K팝 빅3 시장 중 하나였다. 다만, 정치적, 외교적 문제로 활동을 이어갈 수 없었다. 시간이 길어지면서 서로를 향한 불신이 일었다.
중국의 한한령 이후 자유로운 활동이 어려워지자 아시아가 아닌 미주권, 유럽권에 시선을 돌린 K팝 업계였다. 6년이 지난 지금 K팝, K 콘텐츠의 위상은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세계적인 그룹으로 성장한 방탄소년단(BTS)이 그 시발점이었다. 현재도 블랙핑크, 스키즈, 세븐틴 등이 이들의 길을 따르고 있다. K 콘텐츠 역시 오징어 게임, 기생충 등 세계인의 인정을 받고 있다.
중국인들의 혐한(한국 혐오) 감정을 일으킨 가장 큰 이유가 되기도. 문제는 중국인들이 혐한 표현을 숨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 6월 블랙핑크는 마카오에서 월드투어 '본 핑크(BORN PINK)'를 진행했다. 당시 콘서트를 보러 간 연예인들에게 맹목적인 악플 세례를 남겼다. 특히, 중화권 영화배우 안젤라베이비에게는 '중국인이 한국 연예인을 보러 가냐'는 악플을 쏟아냈다.
중국의 K팝을 향한 시기, 질투는 계속됐다. K팝을 아시안 팝으로 부르자고 주장한 것. 한국은 중국의 '음력 설' 춘제를 따르는 국가로, 중국의 영향력 아래 있다는 억측을 쏟아내면서다. 서양인들이 중국 문화와 한국 문화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점을 악용, 한국의 아이돌 문화를 중국의 것이라 인식하게 만들 전략이다.
이제는 소모적인 감정적 다툼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대형 엔터사 몇몇을 제외하면, 중국은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기 때문. 중국은 현재도 K팝 음반 수출 3대 시장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음반 수출액은 역대 최고치(1억 3293만 4000달러, 약 1783억원)다. 실제로 지난 4월 그룹 세븐틴의 앨범 'FML'이 초동 판매량 464만 장을 넘긴 이유는 중국 팬들의 소비가 컸다. 중국 팬들의 공동 구매량은 215만 장으로 알려졌다.
있지가 중국에서 팬 미팅을 연 만큼, 향후 K팝 공연이나 관련 이벤트가 열릴지 주목된다. 양국 정부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추진하는 등 관계 개선에 힘쓰는 중이다. 국제 관계에서 영원한 적도 영원한 아군도 없다는 격언이 있다. K팝 산업의 발전을 위해 관계 회복은 필요하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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