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현, 김동준./사진=텐아시아DB


KBS 사극드라마 주인공들이 연이어 ‘연기력 논란’, ‘미스캐스팅’이라는 구설에 휘말렸다. 올해 드라마 성적이 부진을 거듭하는 상황 속 연말까지 계속되는 잡음에, 수신료 가치 증명이라는 심판대에 오른 KBS의 고민 역시 깊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총 270억의 제작비를 투입한 KBS 공영방송 50주년 특별기획 대하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이 베일을 벗었다. ‘고려 거란 전쟁’은 고려 제7대 황제 목종(백성현 분)과 그의 모후 천추태후(이민영 분)의 황실 후계자 지명을 둔 대립, 고려의 유일하게 남은 용손 대량원군 왕순(김동준 분)의 위급한 생사 등의 이야기로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여기에 문관 강감찬으로 변신한 최수종의 사극 연기는 짧은 등장에도 빛을 발해 본격적인 등장을 기대케 했다.
'고려 거란 전쟁' /사진제공=KBS


그러나 방송 직후 때아닌 연기력 논란이 불거졌다. 이는 작품의 첫 번째롤에 이름 올린, 추후 현종이 되는 김동준이었다. 1, 2회에서 이모 천추태후에 의해 궁에서 쫓겨난 신혈사 승려 왕순의 모습으로 등장한 김동준은 살기 위해 자객으로부터 쫓기고, 군사들을 피해 산에 숨는 등 처절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일부 시청자들은 김동준의 다소 아쉬운 연기력이 극의 몰입도를 깬다는 의견이 보였다. 작품을 이끄는 주인공인 만큼 실망스럽다는 평가였다. 그러나 아직은 방송 초반이고, 성장해가는 캐릭터인 만큼 무난하게 소화해냈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주인공을 향한 시청자의 엇갈린 반응은 작품에 긍정적인 영향은 아니다. 무엇보다 ‘고려 거란 전쟁’이 역대급 제작비를 쏟아부은 데다, KBS가 공영방송 50주년을 맞아 수신료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특별기획한 작품인 만큼 조그마한 잡음조차 뼈아프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시청률 역시 1회 5.5%, 2회 6,8%로 상승세를 보이긴 했으나, 2년 전 방송된 KBS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이 방송 첫주 8~9%대를 기록했던 것은 감안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이는 월화드라마 ‘혼례대첩’ 역시 비슷하다. ‘혼례대첩’에서는 조이현이 캐릭터 설정에 맞지 않는 앳된 외모와 어색한 분장으로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조이현이 연기하는 정순덕은 집안에서는 남편을 떠나보내고 종일 바느질만 하는 좌상댁 며느리지만, 집밖에서는 한양 최고의 중매쟁이로 활동하는 이중생활 캐릭터. 그러나 이중생활을 위한 진한 눈화장과 화려한 한복은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어색함을 자아냈다. 10대처럼 보이는 앳된 동안 외모에 세상 풍파를 많이 겪은 과부를 연기하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 역시 이어졌다.

시청률도 떨어지는 추세다. 첫회 4.5%를 기록하며 좋은 출발을 알렸지만, 2회만에 바로 3%대로 하락한 것. 3회서 4.0%로 소폭 상승하는 듯했으나 4회서 다시 3.9%로 떨어졌다. 그간 KBS 월화드라마는 ‘달이 뜨는 강’, ‘연모’, ‘붉은 단심’ 등 사극 장르가 최고 시청률 8%대 이상, 최저는 4%대 정도였기에 3%대를 기록 중인 ‘혼례 대첩’의 성적표는 뼈아픈 숫자다.

아직 단정짓기엔 이르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아직 회차가 많이 남은 만큼, 극의 재미를 끌어올릴 만한 요소가 많다. 캐릭터 또한 처음의 이질감이 회차가 지나며 자연스러워 지는 사례가 많다. 각 배우들이 어떤 변화를 보여주며 캐릭터 구축과 시청률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KBS의 50주년이 시험대에 올랐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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