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STORY '회장님네 사람들' 캡처


정훈희가 대마초 흡연 누명을 입고 당시 힘들었던 심경을 고백했다.

30일 방송된 tvN STORY '회장님네 사람들' 55화에는 정훈희가 게스트로 출연했다.정훈희는 한국 가수 최초로 도쿄 국제 가요제에서 입상, 그리스, 칠레 등 여러 국제 무대를 휩쓸었던 원조 K팝 스타다. 정훈희는 전원 패밀리 남자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함께한 옛 시절을 추억했다. 김수미는 정훈희를 보고 진한 포옹을 나누며 반가워했고, "나 중매해 준 여자"라며 특별한 인연을 밝혔다. 김수미-정창규 부부의 사랑의 큐피드가 바로 정훈희였던 것이다.

1967년 만 16세에 '안개'로 혜성처럼 등장한 정훈희의 데뷔 시절부터 제75회 칸영화제 감독상을 받은 영화 '헤어질 결심'의 OST로 '안개'가 삽입되어 제2의 전성기를 맞은 현재까지를 회고했다. 정훈희는 "(가사의 의미도) 몰랐다. 사랑도 안 해봤는데 헤어지는 감정을 어떻게 알았겠나. 그냥 내가 갖고 있는 목소리로 부르라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청룡영화상에서 정훈희의 '안개' 특별 무대를 보고 '헤어질 결심'의 주연 배우 탕웨이가 눈물을 쏟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훈희는 "한국에서 연기해서 상까지 받고 얼마나 '안개'를 많이 들었겠나. 여러 감정이 교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훈희는 유서까지 쓰고 3번의 베트남 전쟁 위문 공연을 갔던 때를 이야기했다. 정훈희는 1968년, 1970년, 1972년 월남전 위문 공연을 갔다고 한다. 정훈희는 "월남전 세 번 갔다"며 "김포공항에서 국제선 탈 때인데, 김포공항에서 유서 쓰고 사인하고 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같으면 무서워서 못 나간다. 이런 데서 노래하고 있으면 저 멀리 포탄이 터지고 그랬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김수미가 "부모님이 못 가게 하지 않았냐"고 묻자 정훈희는 "오빠들 다섯 명이 입대했다. 내가 일곱째 중 여섯째다. 당연히 군대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전쟁터에 간 오빠들을 위로하기 위해서 갔다"라고 답했다.

정훈희는 1975년 증거도 없이 대마초 흡연 의혹을 받았고, 그 여파로 가수 활동을 중단한 적 있다. 정훈희는 "가족들이 저한테 미국에 가자고 했는데 '나는 여기서 죽을 때까지 노래하고 싶다, 안 간다' 라고 버텼다. 포기했으면 지금의 '안개', '꽃밭에서'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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