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정치적 편향성'과 '고액 강연료' 논란 등에 휘말려 방송계를 떠났던 김제동이 복귀한다. 방송 전부터 MBC 사내 노조가 '결사 반대'를 외치고 나선 만큼, 김제동의 복귀를 향한 시선이 쏠리고 있다.
17일 서울 마포구 상암 스탠포드 호텔에서 MBC에브리원 새 예능 '성지순례'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제작발표회에는 김제동, 김이나, 풍자, 송해나와 김태성 제작센터장이 참석했다.'성지순례'는 범인(凡人)들의 욕망 가득한 성지를 찾아 나선 개신교, 불교, 천주교 성직자들의 홀리한 속세 체험기를 담은 프로그램이다.
이날 김태성 제작센터장은 “종교적으로 민감하고 잘못 터치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했다. 성직자들을 섭외할 때 처음에 어려운 점이 있었다. 아무래도 성직자들을 모시고 속세를 돌아다니면서 현장에서 일들을 보여드린다는 것에 대해 처음에 부담스러워 하셨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려되는 부분은 사전에 촬영 하면서 어느 선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상황이다. 장소와 소재를 선택할 때 상의를 하고 선을 거스르지 않게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3년 만에 고정으로 예능에 출연하는 김제동은 '예능계에서 핫한' 출연진과 호흡을 맞추는 소감을 묻자 “세 분이 계속 핫하다고 강조하시는 게 무슨 말씀인지 알고 있다"며 "옆에 잘 묻어서 잘 녹아들도록 노력하겠다. 세 분을 감탄하면서 계속 봤다. 방송, 유튜브를 통해서 많이 봤었는데 실제로 훨씬 더 잘 하시더라. 전문 예능인이 아닌데도 이렇게 잘 할 수 있나 감탄하면서 봤다. 입 바른 소리가 아니다. 마구니가 없다면 성직자의 존재 이유도 없다. 세 분 마구니와 함께 잘 가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동안 방송 활동을 자제한 이유에 대해서는 "내가 외출을 자제한 이유는 다 예능 PD들의 책임이다. 절 부르지 않았다"고 농담했다. 그러면서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기에는 개랑 같이 살고 있고, 데리고 나갈 아이들도 없다. 부부 프로그램도 못 나가고 맞는 콘셉트가 없었다. 그래서 성직자 프로그램에 나오게 됐다"며 웃었다.
실제 종교가 있냐고 묻자 김제동은 "청소년기까지는 교회 학생부 출신이었다. 북한산 밑에 진관사에 가고 있고 종교는 천주교 세례를 받고 있다. 세례명이 있다. 원불교 국제구호단체 홍보대사다. 딱히 종교를 말하기 그렇다"라고 답했다.
김제동은 "어떤 다큐멘터리에서 봤는데, 완전히 다른 신념을 가진 세 그룹이 모여있다. 파란색 좋아하는 사람, 빨간색 좋아하는 사람, 고향이 대구인 사람 등 6번 정도 갈랐더니 다 섞이더라. 감동적인 기억이 났다. 성직자분들이 그런 역할을 할 것 같다. 걱정했는데 우리보다 선을 넘는 자세로 보여줘서 많이 배우고 즐거웠다"라고 말했다.
'성지순례'는 오는 31일 오후 8시 30분 첫 방송된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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