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놀면뭐하니' 멤버들,'연인' 카메오 출연
극의 분위기와 동떨어진 연기 '혹평'
'놀면뭐하니' 멤버들,'연인' 카메오 출연
극의 분위기와 동떨어진 연기 '혹평'
《태유나의 듣보드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잘 나가는 MBC 드라마 '연인'에 숟가락을 얹으려던 예능 '놀면 뭐하니?'가 되려 뭇매를 맞고 있다. 보조 출연 소식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뜬금없는 설정과 대사들로 재미는커녕 몰입감을 깨트린 것. 아직 카메오 등장신이 남아있다는 것에 우려가 더욱 깊어진다.
지난 14일 방송된 '놀면 뭐하니?'에서는 '연인' 보조출연에 도전하는 유재석, 하하, 주우재, 박진주, 이이경, 이미주의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모두 포로로 심양에 끌려온 농민 역할을 맡았다.이날 유재석과 하하가 맡은 역할은 사내1과 사내2. 두 사람은 밭갈이를 하다 투닥거리는 장면을 연기했다. '연인' 제작진은 '놀면 뭐하니' 멤버들을 위해 원래 없던 대사와 지문까지 추가했다. 두 사람은 15년전 '이산'에 출연한 경험이 있는 사극 유경험자로서 자신감까지 드러냈다.
해당 장면은 이날 방송된 '연인' 12회에 방송됐다. 문제는 극의 톤이었다. '놀면 뭐하니'에서는 연기에 도전하는 과정이 재미있게 담겼지만, 비장한 '연인'의 서사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였다. 또 극중 튀어서는 안 되는 카메오임에도, 지나치게 클로즈업 된 앵글과 긴 대사, 호흡은 '연인'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해쳤다.무엇보다 당시 상황은 청나라가 소현세자와 조선 대신들에게 직접 농사를 지으라고 해 농사를 준비하는 굴욕적인 설정. 조선인 포로들의 발뒤꿈치가 잘리고, 노예시장에서 옷이 벗겨지고, 참혹하게 죽어가는 모습이 담기는 와중에 유재석, 하하의 등장은 너무나도 쌩뚱맞다는 것이 시청자들의 지적이다.
진지함과 유머러스함을 오가고 싶다는 감독의 말은 이해하나, 도를 지나쳐도 한참을 지나쳤다. 코믹스러운 감초 연기를 원했다면, 지금 이 시점과 상황은 아니라는 거다. 비극적 운명에 놓인 남궁민과 안은진의 서사에 재를 뿌리는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인기 드라마 덕에 시청률 덕은 톡톡히 봤다. 이날 방송된 '놀면 뭐하니'는 2049 시청률 2.9%를 기록하며 토요일 방송된 예능 프로그램 중 1위를 차지했다. 전국 가구 시청률은 4.8%로, 지난 4월 이후 6개월 만에 최고 수치다.
문제는 '연인'이다. '놀면 뭐하니' 카메오 등장은 12회 뿐만 아니라 13회, 15회에서도 나올 예정이다. 이이경과 주우재, 박진주, 이미주가 촬영한 장면은 아직 방송되지 않았다. 남궁민이 구해 온 소를 둘러싸고 대화하는 장면이니 만큼 13회쯤에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장면 역시 소의 거시기를 보며 '에구머니나', '일 잘하게 생겼네' 등의 코믹스러운 대사가 가득한 장면으로, 또다시 드라마의 분위기를 헤치지 않을까 걱정부터 앞선다.
'특별출연의 좋은 예'가 있듯, 안 좋은 예도 있다. 적재적소에 등장하는 카메오는 매력적이지만, 상황에 맞지 않는 카메오는 없으니만 못한 결과를 낳는다. 13, 15회에서 '놀면 뭐하니' 멤버들이 얼마만큼 비칠지는 알 수 없으나 단순히 재미만을 위해 작품성을 훼손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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