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엄마에 그 딸.” KBS 2TV 주말드라마 ‘효심이네 각자도생’(연출 김형일, 극본 조정선, 제작 아크미디어)에서 성격까지 똑 닮은 모녀, 이휘향과 김비주가 상식과 예측을 벗어난 역대급 ‘도른자’와 '도른자’ 대결을 펼치며 재미를 선사했다. 뿐만 아니라 모녀 갈등 속에서 태산가의 거대한 비밀을 언급, 궁금증을 증폭시키며 미스터리까지 꽉 잡았다.
■ 1차전. 길바닥 추격전남 부러울 것 없는 태산가의 안방마님 숙향(이휘향)은 욕망을 이루기 위해서라며 못할 것이 없는 야망가다. 남편을 태산그룹 회장 자리에 앉히기 위해 시어머니 명희(정영숙)를 3년동안 외딴 별장에 감금하는 패륜도 서슴지 않았다. 그런 천하의 숙향도 자식 문제만큼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아들 태민(고주원)은 반듯한 외모에 인성과 매너, 능력까지 모두 갖춘 완벽한 아들이었지만, 딸 태희(김비주)는 가라는 유학도 안 가고, 하라는 결혼도 안하고 가출해 속을 썩였다. 그러다 절호의 기회가 왔다. 길바닥에서 노숙자나 다름없는 생활을 하던 태희가 결국 염전무(이광기)에게 돈 때문에 연락을 했던 것. 숙향은 돈을 미끼로 태희를 잡아 집으로 데려갈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태희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현장에 남아있던 숙향의 향수 냄새를 맡고 그대로 줄행랑을 쳤다. 게다가 숙향을 향해 “태호(하준) 오빠한테 연락한다. 조심해라. 내가 알고 있는 게 할머니 건만은 아니다”라며 협박했다. 숙향 심은 데 태희 나온 셈. 말 한마디로 숙향을 꼼짝 못하게 만든 태희가 쥐고 있는 패는 무엇인지, 숙향의 최대 약점이 되어버린 비밀은 무엇인지 궁금증이 치솟는 순간이었다.
■ 2차전. 백화점 공방전
하지만 백화점에서 딱 마주친 두 모녀. VIP 라운지로 태희를 잡아들인 숙향은 직원들의 시선은 아랑곳하지도 않고 태희에게 그간 쌓인 분을 쏟았다. 그래도 태희는 결코 기죽지 않았다. 이대로 얌전히 집으로 돌아가자는 숙향의 설득에도 죽어도 안 가겠다고 버텼다. 말 한마디 지지 않고 꼬박꼬박 대들며 반항하는 태희 때문에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오른 숙향이 급기야 명품 구두까지 들어 때리려 하자, 태희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휴대폰 카메라를 들이밀며 동영상을 찍어 유튜브에 올리겠다 협박했다. 앞 뒤 없는 기 센 모녀의 팽팽한 대립 가운데, 숙향이 잠시 걸려온 전화를 받던 사이, 태희는 백화점의 값비싼 보석과 명품 가방들을 들고 또다시 줄행랑을 쳤다. “엄마한테 결제 받으라”며 숙향에게 강력한 한 방을 날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처럼 역대급 '도른자’ 숙향과 또 다른 '도른자’ 태희의 대결은 ‘효심이네 각자도생’의 재미를 담당하는 최고의 케미로 손꼽히고 있다. 시청자들은 각종 커뮤니티와 SNS에서 “모든 걸 다 가진 재벌집 마나님 숙향도 자식 농사는 뜻대로 안 되는 듯. 두 사람 나올 때마다 정말 재미있다”, “숙향이 명희한테 함부로 말할 때 내가 다 부들부들 화가 났는데, 태희가 엄마한테 고스란히 돌려주는 거 보고 속이 다 시원했다. 그 엄마에 그 딸이다", “태희 도망치는 와중에도 백화점 명품 싹 다 쓸어가는 거 보고 엄청 웃었다. 보통은 아닌 것 같다. 앞으로 활약이 더 기대된다", “태희가 기를 쓰고 집에 안 돌아가려고 하는 데는 엄마가 원하지 않는 결혼을 시키려고 하는 것보다 뭔가 더 큰 이유가 있을 것 같다. 태희가 알고 있는 게 뭔지 너무 궁금하다” 등의 댓글을 남기며 두 사람의 행보에 주목했다. 회를 거듭할수록 더욱 흥미진진해지는 ‘효심이네 각자도생’은 매주 토, 일 저녁 8시 5분 KBS 2TV에서 방송된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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