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947 보스톤' 감독 강제규 인터뷰
오는 27일 개봉
오는 27일 개봉
영화 '1947 보스톤'의 감독 강제규는 실존 인물인 손기정, 서윤복을 다루며 밸런스를 잡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말했다.
강제규 감독은 1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영화 '1947 보스톤' 인터뷰에 나섰다.'1947 보스톤'은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린 이야기. 영화 '은행나무 침대'(1996), '쉬리'(1999), '태극기 휘날리며'(2004) 등으로 흥행성과 작품성을 모두 잡았던 강제규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배우 하정우는 손기정 역으로, 배우 임시완은 서윤복 역으로 출연한다.
실화 바탕이나 역사적 사실에 관심이 많다는 강제규 감독은 '1947 보스톤'을 준비하며 밸런스 조절을 위해서 선택과 집중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정한 시대나 인물을 다룰 때, 정확하게 캐릭터가 일치하느냐보다는 현재를 사는 사람들이 부담 없이 시대를 들여다볼 수 있는 게 중요하다. 장벽이 생기면 몰입 자체가 힘들어서 그런 부분을 완충시키고 융화시키려고 했다. 시나리오 작업 때부터 신경을 쓰던 사실이다"라고 답했다.
'1947 보스톤'은 스포츠 영화임과 동시에 1947년이라는 시대적 상황이 중요하다. 광복 이후, 독립 정부를 세우기 전의 상황을 조명하기에 강제규 감독은 "재미난 것이 1936년의 일제 강점기와 1947년은 광복 이후의 독립 정부를 세우기 전의 상황이다. 묘하게 손기정 선생의 부당한 울분과 겹친다. 그 지점을 이 시나리오에 잘 표현하고 녹여내야 하는 지점이 아닌가라고 생각했다. (당시 손기정 선생님은) 우리가 왜 태극 마크를 달리고 달려야 하는지에 대해서 격렬하게 항의하신 것 같다. 국가를 대표해서 달리는 국가대표로서, 체육인의 목소리인 것 같다. 과하지 않게 어떤 심정으로 달릴 수밖에 없었느냐는 본마음에 집중하려고 했다"라고 털어놨다.긴 호흡으로 코스를 달리는 마라톤의 특성을 러닝타임 안에서 효과적으로 담아내는 지점에서 시나리오 과정부터 구조를 잘 잡았다고. 강제규 감독은 "과연 어떤 구간을 어떻게 잘라서 서윤복의 레이스를 극적으로 보여줄지와 구조를 잘 만들 것인가. 위기와 문제를 극복하는 여러 가지 요소들을 구간별로 잘 배치하는 것이 중요했다. 시각적으로 다양성을 주기 위해서는 호수를 보여주거나 특별히 내리막길에서 마라톤 선수들의 데미지를 보여주거나, 하트 브레이커 언덕은 급경사 속의 마라톤 페이스 조절, 구간들에 대한 설계를 정밀하게 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팬데믹 이후 달라진 영화 산업을 지켜보며 강제규 감독은 "한국 영화가 어려운 시기에 영화를 시작했다. 한국 영화 점유율 시대에 10퍼센트 경험한 당사자로서는 많은 영화인의 큰 변화와 큰 성장을 보면서 너무 자랑스럽다. 내 자식이 잘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코로나 이후 관객의 변화가 많이 생겼다. 늘 위기는 있었으니까.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관객들도 극장을 안 가지는 않는다. 가는 사람은 간다. 그 문턱이 조금 더 높아진 것이다. 그 문턱을 넘는 것이 영화인들의 숙제이자 과제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차기작에 관해 묻자 "지금 준비하는 게 잘 되어서 빨리 다음 작품 하고 싶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영화 '1947 보스톤'은 오는 9월 27일 개봉한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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