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듣보인간의 생존신고' 언론배급시사회
오는 9월 6일 개봉
영화 '듣보인간의 생존신고' /사진=조준원 기자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맨땅에 헤딩을 할 수 있을까. '듣보인간의 생존신고'의 세 사람은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그저 몸으로 부딪친다. 가수 이승윤에서 시작했지만, 자신들을 찾아가는 성장기를 그린 영화 '듣보인간의 생존신고'는 그래서 보는 내내 웃음이 지어진다.

29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듣보인간의 생존신고'(감독 권하정, 김아현)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감독 권하정, 김아현, 가수 이승윤, 출연자 구은하가 참석했다.'듣보인간의 생존신고'는 대학 졸업 후 ‘듣보인간’으로 지내고 있던 세 친구들이 ‘듣보인간’이었던 가수 이승윤의 노래에 반해 그의 신곡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보겠노라 외칩니다. 세 사람의 꿈이 네 사람의 거대한 도전으로 완성되는 리얼 청춘 도전기다.

제47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프리미어 공개 이후, 제9회 마리끌레르영화제, 제10회 무주산골영화제, 제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제24회 정동진독립영화제에서 상영한 바 있다.

영화 '듣보인간의 생존신고' . /사진=조준원 기자
처음 뮤직비디오 USB를 받았을 때 소감에 관해 이승윤은 "처음으로 USB를 공연날에 받았다. 사실 확인을 안 하고 일정을 소화하고 밤에 확인했다. 당시에 비슷한 제안을 받았었다. 다 거절하다가 이들의 제안에는 즐겁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영웅수집가' 뮤직비디오가 만들어진 이후, 3년 정도가 흘렀다. 다큐멘터리 '듣보인간의 생존신고'가 개봉한 소감에 관해 "마지막이라고 설정했던 시절의 감정을 웃으면서 음악인으로서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운이 좋고 감사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누군가가 잃어버린 꿈을 다시 꿔보겠다는 새로운 꿈의 형태가 나의 노래가 일조를 한 것이 영광스러웠다. 힘들고 보람을 느낄 타이밍인지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내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사활을 건 시점에 누군가의 불꽃이 함께 닿아서 더 커진 불꽃이 된 것 같아서 영광스러웠다"라고 말했다.
영화 '듣보인간의 생존신고' 권하정 감독. /사진=조준원 기자


가수 이승윤의 뮤직비디오를 찍는 과정은 하나부터 열까지 예상되지 않는 상황이 반복된다. 혹시 싸우지는 않았느냐고 묻자 권하정 감독은 "모든 부분에서 애로사항이 있었다. 무언가 잘 모르고 미숙했던 부분이 있었다. 간판 사이즈가 잘못 나오거나 운 좋게 두 개가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험난했던 것 같다. 그래서 공동의 적을 욕하면서 '할 수 있다'라고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이어 김아현 감독은 "자주 싸우고 잘 화해를 했다"라고 말했고, 권하정 감독은 "싸운 부분은 다 뺐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뮤직비디오를 찍고 3년 정도의 시간이 지난 지금, '듣보인간의 생존기'에 출연한 권하정, 김아현, 구은하에게 최근 근황을 물었다. 김아현 감독은 "뮤직비디오 찍었을 때부터 하는 일을 아직도 하고 있고 드라마틱하게 변한 것이 없다. 조카의 탄생이 나에게 많은 영향을 준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이어 권하정 감독은 "당시에는 '영화를 정말 좋아했나'를 외면했고 눈치를 많이 봤다. 실력은 비슷한데 나의 색깔을 좋아해 주지 않을까라는 자신감이 생겼다"라고 설명했다. 출연진 구은하는 "과정을 겪고 나서 좌절했었다. 좋아하는 친구들과 일하면 자신감이 생길 줄 알았는데, 나는 나더라. 많이 고민했고 그러다가 저희 집에 고양이를 들여서 현실적으로 돌아와서 빵을 너무 좋아한다. 빵집에서 일하면서 고양이 잘 키우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영화 '듣보인간의 생존신고' 김아현 감독. /사진=조준원 기자


제목에 '생존신고'라는 표현을 쓴 이유에 대해 권하정 감독은 "영화를 쉰다고 하고 사람들도 '쟤는 영화를 안 하는 애'로 기정사실화가 됐더라. 어떤 선배가 나를 보더니 '영화를 안 한다더니 살아있었네'라고 말하더라. 속으로 '나 영화 안 하면 죽어있는 거야'라고 생각이 들더라. 그런 의미에서 생존신고라는 제목을 붙였다"라고 이야기했다. 영화의 제목처럼 여전히 본인을 '듣보인간'으로 생각하냐고 묻자 권하정 감독은 "내가 듣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날이 올까. 아마 그렇게 생각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영화제에 많이 초청된 바 있는 '듣보인간의 생존신고'의 감독들에게 관객들을 만난 소감을 묻자 권하정 감독은 "영화제 때는 관객들을 만났을 때, 생각보다 훨씬 더 공감을 많이 해주시더라. 어떻게 보면, 많은 사람에게 자극을 줬다고 생각하게 됐다"라고 답했다. 이어 김아현 감독은 "많은 관객을 만났는데 너무 따듯하게 맞아주더라. 대화를 직접 하면서 마음을 많이 받았다"라고 답했다. 이 말을 듣던 권하정 감독은 "화면보다 실물이 더 괜찮다는 말을 제일 많이 들었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영화 '듣보인간의 생존신고' 출연진 구은하. /사진=조준원 기자


최근 자신이 진심으로 열정을 다하는 상황(일명 덕질)에 관한 여성 다큐멘터리 감독들의 영화들이 나온 상황. 특히 오세연 감독의 '성덕'을 경쟁작으로 생각했는지 묻자 "다큐멘터리 장르를 처음 해봤다. 당시에는 '성덕'이 개봉한 것은 아니었다.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 같은 다큐를 보면서 배웠던 것 같다. 레퍼런스 영화로 삼기보다는 우리만의 이야기로 색을 내려고 했다"라고 답했다.

영화 속에서 이들은 가수 이승윤의 다큐멘터리를 만들기 위해서 사활을 건다. 좋아하는 것이 있는 삶은 어떤 것 같냐고 묻자 권하정 감독은 "엄청나게 몰입해서 좋아하는 것은 없다. 잠시나마 이승윤 가수를 좋아하면서 왜 하는지 알겠는지를 느꼈다. 에너지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답했다.

이승윤은 "보통 어느 장소에 가서 꿈과 희망에 관해서 이야기를 할 때 너무 어렵더라. 좋아하는 것을 열심히 사활을 걸어서 한다고 해도 모두가 같은 수치의 기쁨을 느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운이 좋고 상황이 좋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오롯이 집중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를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만약 이승윤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어땠을 것 같냐는 질문에 김아현 감독은 "가능성을 보고 희망이 생겨서 다른 창작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말했고, 권하정 감독은 "뒤끝이 있어서. 이승윤 가수를 염탐하지 않았을까. 아마 다른 제안을 만들어서 제안했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듣보인간의 생존신고'는 오는 9월 6일 개봉한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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