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 집착하는 아내가 어릴적 친모와 오빠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지난 7일 방송된 MBC 예능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서는 사랑 받고 싶은 아내와 돈만 버는 남편, '사돈 부부'가 찾아왔다.사연을 신청한 아내는 오은영 박사를 만나자마자 눈물을 보이며 “사기 결혼 같다. 남편에게 지배적인 결혼생활 같다. 무너진 삶이 억울하고 불행해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공개된 부부의 일상에서 남편은 아내가 집안일을 하는 내내 피곤하다며 침대에만 누워 있었다. 남편을 따라 타지로 온 아내는 말할 사람이 없어 무급여로 스크린골프장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아내는 남편에게 낮에도 대화를 청했고 밤에도 잠을 깨우며 “관계도 안 해주잖아. 매일 내가 닦달해야 하냐. 정말 나 사랑하는 것 맞냐”며 사랑을 갈구했다. 하지만 남편은 “제발 좀 그만해라. 나가라”고 소리쳤다.
아내는 “결혼생활을 시작했을 때부터 대화를 피했다. 출산했을 때도 아이 봐주는 것도 싫어했다. 감금된 생활에 사람도 아닌 유령 같았다”고 회상했다. 이에 남편은 “매일 피곤한 상태였다”고 변명했다.
이어 공개된 남편의 하루는 새벽 5시 반에 기상해 출근했다. 채소와 과일을 파는 가게 지점 관리직으로 일하고 있는 남편은 일주일에 6일, 하루에 10시간 이상을 일한다고 했다. 체격도 173cm에 47kg로 왜소했다. 점심시간, 남편은 집으로 오라는 아내의 전화를 무시하고 PC방에서 게임을 하며 밥을 먹었다. 아내는 점심으로 샐러드와 영양제를 먹었고 아이는 큰 영양제를 삼키지 못해 엄마 몰래 버렸다. 식사 후 아내는 만 5세 아이를 혼자 두고 외출했다. 오은영 박사는 “아이 혼자 두면 절대 안 된다. 위험한 상황에서 대처를 못한다. CCTV로 보고 위험한 상황이 생기면 대처하러 가는 길에 큰일이 난다. 영양제도 아이가 먹기에 크다. 걸리면 큰일난다”며 “엄마가 나 칭찬해주겠지 싶어서 먹은 거다. 어린이집 갈 시간에 깨우는 걸 안 하는 것도 교육적 방임이다. 학대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이 부분에서 남편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아이는 함께 키우는 거다”고 강조했다.
또 오은영 박사는 “아이를 아침에 샐러드만 먹이면 안 된다. 근골격계 발달을 위해 탄수화물, 단백질도 먹어야 한다. 가장 놀란 건 엄마가 밥 먹을 때 아이 얼굴을 안 본다”며 아이와 소통할 것을 당부했다.
아내는 남편을 위치 추적하며 감시했다. 남편이 귀가하자 아내는 남편의 휴대폰 자동 녹음을 들으며 누구와 통화했는지 일일이 체크했고 “외도를 하는 건 아닌지 무서웠다”고 말했다. 또 아내는 아이가 침대에 올라오려는 것을 막기도 했다.
오은영 박사는 아내에게 “본인 아픔에 몰두 돼 아이를 못 보는 것 같다. 남편 지나간 통화 확인하느라 정말 해야 하는 아이와 대화를 안 한다. 가슴이 아프다. 아이와 놀아주고 웃어주고 눈 맞춰주는 사람이 없다. 이 집에서 아이가 그림자 같다. 응대 안 하는 건 방임에 가깝다”고 지적했다.아내에게는 어린 시절 친모와 친오빠에게 맞고 자란 아픔을 털어놨다. 아내는 “오빠한테나 엄마한테나 맞고 살았다. 계모였다”며 친엄마를 계모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친엄마인데도 자꾸 욕설, 비아냥, 사정을 설명해도 네가 문제라고. 숨 막히는 생활을 했다. 힘들었던 학교생활도 엄마는 네가 당한 거지 내가 당한 거냐고 했다”며 오열했다.
아내는 “6살, 7살 때도 맞았다. 일기 안 썼다는 이유로 밤부터 새벽까지 계속 맞았다. 엄마가 오빠를 시켜서 엄마가 안 되면 오빠가 때렸다”며 8살 위의 친오빠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결혼하고 나서 학대가 멈췄다는 아내는 남편이 유일한 가족이라 생각해 더 집착했다고 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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