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영화 '더 문' 리뷰
영화 '더 문' 스틸/사진 = CJ E&M
≪최지예의 별몇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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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문' 별몇개? = ★★★

메이데이 메이데이, 도움이 필요하다. 무거워지는 눈꺼풀을 이겨내고 앞에 펼쳐진 광활한 우주를 눈 속에 담아야 한다. 조난된 우주대원 황선우처럼 구조가 필요한 영화 '더 문'(감독 김용화)다.

2029년, 대한민국의 달 탐사선 우리호가 달을 향하지만, 태양 흑점 폭발로 인한 태양풍이 우리호를 덮치고 황선우(도경수) 대원만이 달에 홀로 남겨진다. 황선우를 무사 귀환시키기 위해서 전임 센터장 김재국(설경구), 그리고 NASA 유인 달 궤도선 메인 디렉터 윤문영(김희애)의 고군분투가 벌어진다. 영화는 중반부의 늘어지는 지루함을 견디기 어렵다. 여기 저기 긴급한 상황 보고가 줄을 잇지만, 어려운 우주과학 용어가 쏟아지는 탓에 상황이 어찌 돌아가는지 몰라 좀처럼 긴장감을 이어가기 어렵다. 배우들의 대사 딕션이 잘 들리지 않아 자막이 절실하다. 그렇지 않더라도 우주과학 용어에 대한 자막 설명 정도는 반드시 필요할 것 같다.

영화 '더 문' 스틸/사진 = CJ E&M
영화 '더 문' 스틸/사진 = CJ E&M
영화 '더 문' 스틸/사진 = CJ E&M
서사 면에서는 김용화 감독의 주특기인 용서, 구원, 위로 등의 키워드가 녹아 있으나, 풀어내는 방식이 새롭지 않고 답습에 그친 모양새다. 특히, 김 감독 특유의 K-신파는 공감에 의한 감동보다 억지 눈물을 짜내며 영화의 장점을 갉아먹는다.

SF의 외형을 입고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서사의 개연성이 헐겁고 뻔해 어우러지지 못하고 따로 논다. 어찌된 영문인지도 모르고 '노 시그널'(No Signal)과 '커넥티드'(Connected)가 수차례 반복되니 우주에서 길을 잃은 기분이다. 280억 원의 제작비를 들여 탄생된 시각특수효과(VFX)는 애쓰고 공들였겠다는 짐작은 가지만, 할리우드 SF를 맛 본 관객들에게 처음 먹는 놀라운 맛은 아니지 싶다. "280억이 작은 예산은 아니지만, 할리우드 대비 말도 안 되는 비용으로 이런 퀄리티를 낼 수 있을까 싶다"며 '더 문'을 최고템이 아닌 '가성비템'으로 소개한 김 감독의 말도 아쉽다.

영화 '더 문' 스틸/사진 = CJ E&M
영화 '더 문' 스틸/사진 = CJ E&M
도경수는 묵직하게 배우로서 자신의 저력을 입증한다. 설경구와 김희애의 연기는 부족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큰 인상을 남긴 건 아니다. 조한철의 감초 연기는 중간 중간 흐름을 깬다. 홍승희는 에너지가 좋지만, 극에 잘 섞이지 못한 느낌이다.

오는 8월 2일.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29분.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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